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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in the sub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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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싸 May 11. 2024

버티다 보면 레벨업의 때가 온다.

in the subway - 01





지친 몸을 이끌고 오른 지하철에서

또 다른 내가 되어 새로운 세계를 누빈다.

괴물도 무찌르고 공주도 구하고 영웅이 되는 세계.

이곳에서만 가질 수 있는 감정들이

현실의 고단함을 잊게 해 준다.


하지만 나는 안다.

곧 지하철에서 내려야 하고

이 세계를 떠나야 하고

고단한 현실을 다시 마주해야 한다.


구해야 할 공주도 없고

나를 지켜줄 든든한 무기도 없지만,

나를 괴롭히는 적들은 여전히 가득한 이 세상.

세이브도 없고 리셋도 없는 아슬아슬한 줄타기가

오늘도 내 목을 조여 온다.


하지만 버텨내야지.

오늘을 버티고 살아낸 것처럼

내일도 힘내서 살아내 봐야지.

그러다 보면 게임 속의 나처럼

경험치가 쌓이고 레벨업을 해서

지금의 이 고단함은 아무렇지 않은 시간이 될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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