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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백승권 Nov 16. 2024

공익. 이기심. 처음. 불확실성

어떤 모험은 모험이 아니다. 예상되고 감지되는 어떤 손해도 허용하지 않으려 한다면 모험이 아니다. 하지만 예상되고 감지되는 어떤 손해를 그저 무모함 속에 방치한다면 (무방비 상태에서 손해를 각오하는 일은) 불행한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운은 매번 좋을 수 없다. 기회는 그저 떠오른 것이 아니다. 떠오른 것이 기회가 아닐지도 모른다. 지금까지의 운은 운이 아닐지도 모르듯이. 운이라고 여겨질 만한 이벤트는 없었다. 뭔가 긍정적이었다면 그를 위한 수많은 부정적 사건사고를 감내했을 뿐이다.


고민을 모두가 아는 단어와 표현으로 적지 않는다. 모호함 속에 가둔다. 실제로 모호하기 때문에. 시작점은 어디였나. 무엇이 새로운 촛대에 성냥불을 그었나. 촛대가 아니라 폭약의 심지는 아닐까. 지금보다 가시적인 형태로 군집을 이룬 이들을 위해 그들의 맨 앞에 서려고 했던 적은 없었다. 늘 혼자를 자처했고 한결같이 아주 작은 내 영토에서 스스로 타오르기를 탐닉했다. 앞에 서려하다니. 피하던 일을 피하지 않으려 하다니. 어떤 방패도 없이 보이지 않는 모든 불화살 앞에 팔을 벌리려 하다니. 이런 의지와 선택은 처음이다. 처음 돋아난 의견을 표출한다. 나를 바꾸고 다수의 시간을 바꾸려고. 이걸 의미와 긍정으로 기대하려고. 주도적인 내가 되어 무리를 이끌려고. 가능성이 없다. 가능성에 대한 기존의 데이터가 없다. 가능성이 없다고 할만한 데이터도 없는 것이다. 이런 결정을 스스로 내린 적이 없어서.


광기 어린 책임감에 휩싸여 있나. 차라리 연민에 더 가깝다. 낮게 서린 한기를 끌어올리려고 그렇게 환경의 균열로부터 나와 다수를 지키려고 온전한 아니 탁월한 결과를 도출하려고. 공동체를 회복하려고. 현재의 우리를 가장 좋은 버전의 우리로 만들려고. 이게 혼자서 될 일인가. 아니 난 협업의 중심부로 뛰어들려고 작정하고 있다. 가장 기피했던 어둠으로 희망의 붕대를 감고 뛰어들려고 하고 있다. 다시 왜. 그렇게 적극적으로 스스로를 방어했으면서. 타이밍. 지금이 적기다. 나를 위해 모두의 나가 될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 예정된 실패라도 기꺼이 나설 수 있는 기회. 무모하고 오만하며 방자하게 일정한 지위를 요청하는 태도. 검증되었나. 최초의 시도에 검증은 없다.


무조건인가. 유조건이다. 허용되는가. 불확실하다. 긍정적인가. 불확실하다. 꼭 너여야 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대안이 있는가. 내가 대안이다. 너무 말이 많은가. 그렇다. 완전한 균형이 있는가. 완전도 균형도 없다. 모조리 무너질 수 있는가. 물론 그럴 수 있다. 피해를 입을 수 있는가. 그럴 수 있다. 감당할 가치가 있는가. 새로운 나를 위해서 그럴 수 있다. 성장인가. 모른다. 절박한가. 그렇지 않다. 희망적인가. 마땅히 그렇다. 남은 절차, 남은 변수, 남은 혼란, 다 남아있다. 각오 같은 건 없다. 시간의 일부를 걸고 하는 도박에 가깝다. 승률은? 없다. 최초라서 데이터가 없다고 한번 더 말한다. 생각의 차이를 줄여야 한다. 그리고 일단 나아가보는 게 중요하다. 글이 끝나도 시간은 끝나지 않고 새로운 상황과 연이어 만나야 한다. 그런 상황을 내 울타리에 가두고 먹이를 주고 쓰다듬어 키우고 싶다. 달걀을 세울 수 없다면 한쪽을 조금 깨서 뭉툭하게 만들어서라도 세워진 것처럼 만들고 싶다. 그렇게 할 것이다. 새로움은 늘 익숙해져 왔다. 속도를 장악해야 한다. 평소보다 멀리 봐야 한다. 보이지 않더라도. 새로운 각막으로.새로운 뱃지를 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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