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룬아 Dec 30. 2022

너도 그래? 나도 그래!

무신사 레이지나잇 뉴스레터 <달링>


안녕하세요, 룬아입니다. 달링은 사회 생활을 하면서 무엇에서 가장 쉽게 위안을 얻나요? 동료가 말없이 쓱 건네는 커피 한 잔? 친구들과 모여서 먹는 맛있는 밥 한 끼? 저는 바로 수다예요. 네, 하루 종일 목이 쉬도록 이 주제 저 주제를 넘나들며 떠드는 그 수다요.

겉으로는 실속 없어 보이기도 하는 수다의 숨겨진 힘은 바로 공감대라고 생각해요. 내가 느끼고 있는 감정이 나만의 유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 왠지 모르게 마음이 놓여요. 다들 말은 안 해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는 게 굉장한 동질감을 느끼게 해준달까요.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는 순간이죠.


나만 문제인 거 같은데


최근 40명 정도의 새로운 사람들을 한꺼번에 만날 기회가 있었어요. 20대 후반부터 40대 중반까지,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이 2박 3일 동안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통해 가까워지는, 일명 네트워킹 워크숍이었죠. 실로 좋은 사람들이 모였어요. 자기 일에서의 전문성과 진정성은 물론, 성격들도 밝고 사려 깊고 어찌나 잘 노는지, 다시 대학생이 된 것만 같은 기분에 흠뻑 젖어 며칠을 보냈답니다.

문제는 집에 돌아온 뒤였어요. 오랜만의 순수한 만남에 들뜬 멤버들은 매일같이 모여서 밥을 먹고, 술을 마시고, 등산을 하고, 전시를 보고, 그 모든 순간들을 메신저와 SNS에 공유하기 시작했어요. 저요? 일만 많은가요, 저녁엔 아이를 봐야 하죠. 소위 ‘벙개'가 불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을 가진 저는 그 불꽃 튀는 모임에 하나도 참석하지 못했어요.


처음에는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어요. 그러다가 점점 소외감을 느꼈고, 결국에는 내 시간을 내 마음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무력감에 시달리기 시작했어요. 무엇보다 힘들었던 건, 이 마음을 그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었다는 거예요. 워크숍에 참여한 사람들은 당연하고, 제 친구들은 이 특수한 환경을 이해하지 못할 테니까요. ‘찌질하다'고 이름을 붙인 혼자만의 마음을 부둥켜안고 드디어, 첫 모임에 나가게 됩니다.

서로 근황을 나누며 가벼운 대화를 나누던 중, 누군가가 감춰뒀던 마음을 열었어요. 사실 워크숍 중에 너무 힘들었다고요. 모두의 멋진 모습에 점점 작아지는 기분이 들어서 빨리 집에 가고 싶었다는 거예요. 그 말에 저도 용기 내서 제 속내를 털어놨어요. 그렇게 하나둘 혼자만 느꼈던 좌절감을 펼쳐놓고 보니, 비록 모양은 조금씩 다를지언정 모두가 조금씩 느끼고 있었던 거예요. 하지만 입을 열기 어려웠을 거예요. 이 좋은 취지와 사람들 사이에서 흠을 잡으려면 나 자신밖에 없었거든요. 모든 게 완벽한데 나는 왜 이러지? 그렇게 자책이 시작됩니다. 결국 내가 나에게 한 오해는 타인의 닮음으로 해결되었어요.



+

나머지 이야기가 궁금하다면 아래 링크에서 확인해주세요!

https://m.lazynight.com/app-bridge?path=promotion/1175


<달링> 뉴스레터는 매주 금요일, 무신사 플랫폼 '레이지나잇'을 통해 발송되고 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그땐 그랬지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