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우리는 다시 날아오를까요
참 난처한 상황입니다. 기대를 걸었던 크로아티아 전도 0:3으로 내주었습니다. VNL 2023에서 한국은 튀르키예에서 튀르키예, 미국, 캐나다, 태국에 0:3으로 패했고 2주차 브라질로 옮겨서는 브라질, 일본, 크로아티아에게 0:3으로 패했습니다. 2주차 남은 경기는 6월 19일 월요일 5시 30분(한국시간) 독일 전입니다. 심지어 독일은 직전 경기에서 5세트까지 가는 접전 끝에 일본을 잡았습니다.
참가국 16개 팀 중에서 승이 없는 것을 떠나 이긴 세트가 하나도 없는 팀도 오로지 한국 뿐입니다. 경기 직전까지 똑같이 전패를 기록한 크로아티아를 상대로 승점을 올리려던 계획은 무참히 깨졌고 16위를 거의 확정짓다시피 했습니다. 크로아티아는 VNL 출전 6년 만에 1승을 올렸다고 합니다. 크로아티아가 축제 분위기였던 건 이런 이유도 있었습니다.
1, 2세트는 어떻게든 승점을 올리려는 두 팀의 치열한 공방이었습니다. 특히 1세트는 한 시간에 가까도록 경기를 치렀지만 23:25로 세트를 내주고 말았습니다. 2세트 21:25 3세트 14:21로 1승을 향한 한국의 꿈은 물거품이 되었습니다.
공격 포인트는 36:37로 비슷합니다. 그러나 블로킹에서 크로아티아는 14:5로 한국을 압도했으며 한국은 크로아티아가 범실 10개를 기록하는 동안 범실 18개를 내주면서 스스로 자멸했습니다. 장신의 벽을 넘지 못했고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할 수밖에 없겠습니다.
정호영이 10점, 표승주가 9점으로 베스트 스코어를 기록한 반면 크로아티아의 사마단은 18점, 카라토비치가 11점을 기록합니다. 한국은 지난 2경기 동안 최소 10점을 올린 선수가 정호영 한 명 뿐입니다.
이번 경기에서의 패배로 인해 한국은 매우 어려운 상황에 놓였습니다. 향후 마주칠 그 어떤 팀도 약팀이 없기 때문입니다. 2022년에 이어 VNL 24연패를 기록할 확률이 높아졌습니다. 오늘은 그 어떤 말로도 위로가 될 것 같지 않습니다.
독일과 경기를 끝으로 2주차 스케줄이 끝납니다. 3주차는 한국의 수원으로 옮겨서 불가리아, 도미니카공화국, 중국, 그리고 하필이면 폴란드와 마지막 경기를 갖습니다. 하필이면, 이라고 쓴 까닭은 폴란드 국가대표팀 감독이 라바리니(네, 도쿄올림픽 4강의 신화 그 라바리니)기 때문입니다. 한국에서 치러질 경기에 실가닥 같은 희망을 걸어 봅니다.
크로아티아 경기 전적이 반영되기 전, 한국은 27위로 떨어졌습니다. 크로아티아는 30위 입니다. 아마 순위가 바뀔 것 같은 느낌이 드는군요. 한국의 추락이 언제쯤 끝날까. 한국이 기적을 바랄 따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