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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레이 Jun 18. 2023

VNL 2023 브렌다의 도미니카, 튀르키예에 석패

그나저나 튀르키예의 바르가스는 무기입니다. 사람이 아니야... 

요즘 배구가 약간(아니 많이) 재미없습니다. VNL 2023에 출전한 우리나라 대표팀이 7연패 중이기 때문이죠. 배구를 좋아하는 이유가 응원하는 팀이 이겨서가 아니라 선수들의 플레이에 매력을 느껴서인데 어째 그게 잘 안됩니다. 실력이 없어서 그런 걸 어쩌냐,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왜 실력이 없는 걸까요? 그냥 타고나서? 그런 건 아닐 겁니다. 


그래서 오늘은 마음을 비우고 도미니카공화국과 튀르키예 경기를 보았습니다. 솔직히 사심이 있습니다. 도미니카공화국의 리베로 브렌다 카스티요 선수를 제가 좋아하거든요. 첫 주 경기에서는 못 봤는데 오늘 우연히 VBTV를 찾아보니 마침 브렌다가 딱 등장하지 않았겠어요. 

브렌다 카스티요는 퀸 오브 리베로스(오늘도 그 표현이 나오긴 했습니다만)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는 세계 최강 리베로입니다. 공을 잘 받아내는 거야 당연한 일일테고 연결이 아주 끝내줍니다. 웬만한 세터보다 좋아요. 오늘 경기도 브랜다가 연결해 줘 성공한 공격들이 꽤 많았습니다. 다만 튀르키예의 신예 무기 바르가스 때문에 오늘 고생 좀 했어요. 4번 바르가스의 공격은 완전 무기입니다. 


오늘 경기는 1:3으로 도미니카공화국이 졌습니다. 그런데 경기 내내 정말 선수들의 허슬 플레이, 슈퍼 디그, 몬스터 블록이 판을 쳤습니다. 이런 경기를 한 번 보면 배구에 푹 빠지고 맙니다. 


경기 기록을 잠깐 살펴보면 1세트 23:25, 2세트 19:25로 도미니카공화국이 두 세트를 먼저 내줬고 3세트를 25:23으로 잡았습니다. 이 3세트가 정말 명승부였어요. 행운과 실력이 모두 쏟아져 내렸다고나 할까요. 브렌다의 끝내주는 연결로 도미니카공화국이 3세트를 따라잡긴 했지만 역시 튀르키예는 강합니다. 바르가스는 말할 것도 없고 발라딘, 귀네슈, 에르담처럼 오래 호흡을 맞춘 쟁쟁한 선수들이 있으니까요. 


마르티네즈와 곤잘레즈가 각각 21점과 18점으로 분전했지만 바르가스의 29점, 귀네슈의 14점으로 맞선 튀르키예는 여유가 있었습니다. 공격 성공은 61:55로 오히려 도미니카가 많아요. 하지만 튀르키예는 블로킹에서 4:16으로 무려 12점 앞섰습니다. 진짜 몬스터 블록이 아닐 수 없어요. 


우리는 수원에서 열릴 3주 차에서 도미니카공화국과 맞붙습니다. 도쿄올림픽 때는 우리가 이겼지만 지금은 많이 어려울 전망입니다. 한 세트라도 따야지,라는 마음을 저는 버렸습니다. 그저 선수들의 플레이에 집중해야겠어요. 그러면 열도 덜 받고, 기분도 안 우중충하고, 온전히 배구에 빠질 수 있습니다. 그래도, 아이고야 소리가 나오기는 할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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