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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황은아 Apr 27. 2021

D&DEPARTMENT JEJU, d room

#제주

D&DEPARTMENT JEJU by ARARIO

d room에서 보낸 서른네 번째 생일. #34


2020 11 6(에 쓴 글), 휴가를 내고 청주 집에 들러 엄마가 차려  생일 상을 받았다. 든든하게 아침을 먹고 꿀이와 놀다가 오후에 뭐할까 짧게 생각하고는  청주공항에서 출발하는 제주행 비행기를 끊었다. 제주는,  근처에 공항이 있어서 다른 어느 도시보다 편하게   있기 때문에 계획 없이 자주 가게 된다. 지난 6 27, 무계획으로 찾았던 제주. 오픈 초기의 D&DEPARTMENT JEJU by ARARIO 들러 로컬샵을 구경하고, d식당의 정식을 먹었었다. 당시 d room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사전 예약자만 머물  있었던 터라, 아쉽게도 발길을 돌려야 했다. 못하게 되니 호기심이 두배세배 증폭! 그래서 이번에 d room 찾게 됐다. 온라인에서 당일 선택이 안되기에 전화로 물었더니, 다행히 room 남아있었다. 모든 게 순조로왔던 .


(d room)

오후 1시 30분 D&DEPARTMENT JEJU에 도착했다. d room 체크인은 오후 3시부터. 리셉션의 친절한 매니저님은 근처에 맛있는 커피집을 몇 개 알려주셨다. 동문시장의 자키커피에 가보려고 했는데, 몇 개의 업무 전화를 받다보니 멀리 갈 수가 없었다. 근처 '크림'이란 카페에 앉아 라떼를 마셨다.


오후 3시 d room 체크인. 리셉션에서 방까지 매니저님이 동행하며 안내해 준다. 저녁 늦은 시간에 들어올 수 있는 출입구부터 3층의 라운지, 열쇠로 방 문을 여는 방법, 난방을 켜고 적정 온도를 올리는 것, 블라인드를 사용하는 방법을 찬찬히 알려주었다. 지인의 집에 놀러온 것처럼 편안했다. 아! 엘리베이터에서 '식물'을 키우는 분을 만났는데, 정말 대단하시다고 인사를 건넸다.


룸 넘버가 없는 방. 공간의 위치로 기억해야 한다. d&department d room에는 d&d 제품들로 꾸며진 13개의 room 이 있다. 나는 싱글베드 타입의 첫 번째 방에 머물렀다. 층고가 높고, 아늑한 방. 햇살이 가득 들어오는 방이다. 작고 예쁜 소품들 구경할 새 없이, 컨퍼런스콜이 있어서 일단 일을 했다. 오후 5시까지 두 시간을.


오후 5시가 되어야 곳곳에 놓인 d&d 제품들을 구경했다. 룸웨어, 룸슬리퍼, 빈티지 컵, 룸 스프레이, 식물들, 테이블과 의자, 책, 작품, 너무 다 사랑스럽네. 내가 왜 D&DEPARTMENT를 좋아하게 됐을까? 서울 한강진 D&D, 교토의 D&D를 방문했는데, 그것 때문만은 아니고. 지방 소도시 출신으로 '로컬생태계'에 관심이 간다. 지역에서 만들고 먹고사는 삶. D&d의 철학에 동의. 아무튼 좋다.


저녁이 되어 바깥을 나가 볼 생각을 했다. 바로 앞 쏘카 존이 있어서, 차를 빌려 동문시장에 갔다. 김밥 한 줄 사 먹고 바닷바람 좀 쐬고. (요새는 시력이 많이 떨어져 밤 운전을 거의 안 하기 때문에) 일찍, 이 사랑스러운 방에 다시 들어왔다. 맥주 한 캔을 마시고 라운지에 홀로 앉아 음악을 들었다. (모기의 습격이 엄청났음) 마주치는 매니저께서 추우면 긴 팔 옷을 주시겠다고, 세심하게 챙겨주는 게 여느 호텔과는 사뭇 다른 인상을 남겼다. 잘 때, 블라인드를 내려 공간을 차단할 수 있는데, 이게 정말 아늑하고 포근했다.


다음날 아침, 모처럼 숙면을 취하고 상쾌하게 일어났다. 평소 호텔에서 하지 않던 룸 커피도 괜히 내려보고. 조식으로 차려진 무화과, ABC의 크루아상, 귤도 하나씩 맛 보고. 여유를 부리다 보니 비행 시간이 다가온다. 제주에서 24시간도 채우지 못해 아쉬운 마음이었지만, 이다음 일정이 군산에서 아영이 현경이를 만나는 거라서. 한량 같은 여정은 계속된다.

(+공항에서 우연히 선배를 만나서 신기했어)


하루방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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