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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버트 Feb 15. 2019

교토와의 첫 만남

Day 1 | 교토 남부

3박 4일의 교토 여행. 교토의 모든 것을 담기에는 짧다면 짧은 시간, 교토의 감을 보기에는 그럭저럭 충분한 시간이었다. 여행을 다녀와서 생각나는 교토의 전반적인 느낌을 한 단어로 표현하자면 "조화" 그 자체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 공항에서 일행(친구)들에게 매거진 B 교토편의 말을 빌려, 교토는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묘한 도시라고 표현을 했다. 매거진 B는 교토를 다음과 같이 표현했다:


"교토의 아름다움은 조화에서 온다. 목조 건물 바로 옆에 콘크리트 건물이 서 있어도 급진적인 형태로 보이지 않는 건 과거의 흔적 때문이다"


교토는 전통적인 본질을 유지하면서도 시대와 환경에 맞게 새로운 것을 수용하고 이질감 없이 도시에 잘 녹이고 있다. 딱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밀도가 높은 도시"라는 표현이 맞는 듯하다. 신과 구의 조화, 자연과의 공존 한국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형용할 수 없는 느낌이 가득한 도시였다.


혹자는 일본을 역사적, 정치적인 이유로 깎아내리곤 한다. 하지만 이런 요소들을 배제한다면, 일본이라는 나라와 각 도시들이 가지고 있는 아우라는 일본이라는 나라 고유의 색을 머금고 있다. 일본은 정말 골목 구석구석, 모든 공간의 디테일 하나하나 다르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해주는 나라이다. 마음만 먹기에 따라 한 도시를 몇 달까지 여행하고 탐험할 가치가 있으니 말이다. 각기 다른 도시의 문화와 색을 기반으로 다니구치 요시오, 안도 다다오와 같은 멋진 건축가들을 비롯, 수많은 예술, 창작 분야 유명인들을 배출하고 있으니 말이다.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필자가 방문했던 (혹은 방문하려 했으나 실패한) 교토의 장소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글을 행여 누군가 읽고 조그마한 도움이 될 수 있을 거란 마음에 기록을 시작해 볼까 한다! 교토 여행에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은 여유를 가지고 도시를 마음껏 즐기지 못한 점, 느림의 미학으로 가득한 도시를 온전히 느끼지 못한 점 정도 될 것 같다. 그러니 일정을 타이트하게 짜는 것보다, 소수의 관광 포인트들을 더 많은 시간을 가지고 음미하길 바란다.



Day 1

간사이 공항에서 교토 시내로 가는 버스 내부 전경

교토의 첫인상은 흐렸다. 물론 흐린 날씨가 제법 어울리는 면도 있었지만, 뒤돌아보면 여행 내내 밝은 날씨, 그리고 봄이나 가을 계절이었으면 배로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은 떨쳐낼 수 없었다.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바로 버스를 타고 교토로 향했다. 머물 숙소에 들려 짐을 먼저 맡겨 놓고, 허기진 배를 채우기로 했다 (다녀왔던 식당들은 밑에서 따로 다룰 예정).


겨울이었던 만큼, 식사를 마치고 나온 우리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었다 - 일몰까지 대략 3,4시간 정도. 다들 여행 전 날까지 야근을 할 만큼 바빴던 연말 시즌이었기에, 아무 계획 없이 명소가 상대적으로 적었던 교토의 남부로 향했다.


이나리 신사 (Fushimi Inari Taisha)

Comment: 교토 여행 영상 혹은 광고에 많이 나오는 그곳이 맞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았고 더 오래 머물고 싶었던 장소. 하지만 오후에 방문하면 사람이 정말 많으니, 오전 일찍 들려 인생 샷을 찍는 것을 추천 (항시 개장).

너무 유명한 명소라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엔 이유가 있는 법. 일본 특유의 조용하면서도 시원하고 조용한 느낌. 주황색으로 칠해진 목재 하나하나에 세월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통로를 걸어가는 보행자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 주황색이라는 색의 美를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고, 마음에 쏙 드는 사진을 많이 남겨 기분이 좋아졌던 곳. 공유하고 싶은 사진이 너무 많지만, 이나리 신사의 분위기를 잘 전달하는 이미지 몇 개를 선정해 보았다.

이나리 신사의 센본 토리이 아래서 걷는 경험은 특별하다
이나리 신사까지 올라오는 길
길을 따라 올라가다 보면 정말 많은 상점이 있다

이나리 신사 관광 후, 남부의 다른 명소이자 교토에서 가장 오래된 절 도후쿠지로 향했다. 하지만 정말 아쉽게도 문을 닫은 후에 도착했던 지라, 교토의 첫날 관광은 다소 허무하게(?) 끝났다. 그래도 걸어 다니며 빠르게 담아본 찰나의 순간 몇 개를 공유하고자 한다. 다소 흐린 교토의 해 질 녘은 차가운 새벽과 헷갈릴 만큼 묘하게 몽환적이었고, 하루의 많은 시간들을 담고 있는 듯했다.

해 질 녘 교토의 거리
교토 남부의 어딘가

첫날 방문했던 식당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재료 소진, 마감으로 맛볼 수 없었던 식당들은 마지막 포스팅에서 따로 다룰 예정)

맛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이므로, 너무 믿지는 말자! (필자는 매우 먹성이 좋음)


Tonkatsu Ichiban

주소: Japan, 〒600-8265 Kyoto Prefecture, Kyoto, 下京区黒門通木津屋橋上る徹宝町403

영업시간: Mon - Sun | 11:30 - 14:00, 17:00 - 20:30 (Break Time: 14:00 - 17:00)

가격: ¥¥¥

맛: ★★★★

Comment: 교토 역에서 1km 내 위치. 가정집에서 먹는 느낌. 일행들에 의하면, 식당의 첫 느낌은 기대 이하였으나, 일본에서 돈카츠를 처음 먹어본 친구는 여행이 끝날 때까지 이 돈카츠를 잊지 못했다는 소문이... 아무튼 정말 값도 싸고 맛있다. 정말 부드럽고 육즙이 느껴지며, 도쿄의 유명 돈카츠 집인 마이센과 견주어도 손색없었다.
돈카츠와 기억이 나지 않는 두 메뉴 (다 맛있다!) | 모든 메뉴를 소량의 스파게티, 샐러드, 으깬 감자와 함께 제공


Kyoto Takabashi Honke Daiichi Asahi

주소: 845 Higashishiokoji Mukaihatacho, Shimogyo Ward, Kyoto, Kyoto Prefecture 600-8213

영업시간: Mon - Sun | 05:00 - 02:00 (목요일 휴일)

가격: ¥¥¥

맛: ★★★☆☆ (필자는 3.5)

Comment: 영업시간이 정말 길어 늦게 방문해도 되는 곳. 대신 웨이팅이 좀 있다. 맛은 호불호가 갈리는 편! 필자는 라멘을 매우 좋아하는데, 돈코츠나 간장 베이스를 딱히 차별하지 않지만 일행들은 이 집의 라멘을 매우 짜서 실망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현지인들이 정말 많이 방문할 정도로 개인적으로 나쁘지 않은 맛집이라 생각한다.
웨이팅은 19, 20시쯤 방문했음에도 한 30분에서 1시간가량 했던 것으로 기억
라멘(사진)과 교자를 주문했다

다른 교토 여행 포스팅을 참고 하고 싶다면, 

DAY 2 | 교토, 역사를 고스란히 담다 (2/4)

DAY 3 | 아라시야마, 교토의 자연과 휴식 (3/4)

DAY 4 | 교토의 다음을 기약하며, 그리고 추천 식당 및 여행지 (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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