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3 | 교토 서부
교토에서의 둘째 날은 정말 많이 걸어 다녔기에 정말 발바닥이 터질 것만 같았다. 돌아와서 생각해보니 교토는 특정 장소를 제외하고는 대중교통을 이용하기에 애매한 거리에 관광지들이 많았다 (물론 목적지를 빽빽하게 잡지 않는다면 조금은 거리가 있는 편). 그리고 일본의 비싼 교통비도 우리의 걷기 운동(?)에 한몫했다. 개인적으로 일본은 전반적으로 골목 하나하나 볼거리가 가득해 걸어 다닐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 날 만큼은 발바닥의 피로 축적으로 조금은 짧은 일정을 계획하고 교토의 서부, 아름다움 풍경으로 유명한 아라시야마로 향했다. 하지만, 볼거리 가득한 교토 덕에 발바닥의 고생은 계속되었다고 한다.
아라시야마는 교토의 북부, 동부처럼 규모가 크지 않아 여유롭게 돌아볼 수 있었다. 주된 관광 포인트도 절이나 사찰이 아닌 가츠라 강과 호즈쿄 협곡이었기에, 절경을 감상하는 게 아라시야마를 즐기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 말할 수 있다.
실제로 아라시야마는 겨울임에도 불구, 교토 중심부와는 완전히 다른 느낌이었다. 폭넓은 가츠라 강에서 오는 시원함, 그리고 물결 위 반사되는 햇살 조각들 그리고 산의 절경이 어우러져 따뜻하고 탁 트인 느낌이었다. 한국에서 여름에 계곡을 가면 느끼는 그런 일탈감(?)과 비슷했다. 겨울의 아라시야마도 상당히 좋았는데 벚꽃과 단풍이 가득한 봄과 가을의 아라시야마 때문에 해당 시기에 다시 방문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아라시야마는 교토 호시노야가 위치해 있다. 도케츠교에서 배를 타고 료칸까지 이동하는데, 아라시야마를 구경하다 배를 기다리는 대기실을 지나쳤다 (대기실도 엄청 감각적이었다). 호시노야는 매거진 B를 읽고 완전히 반한 브랜드인데, 추후 포스트에서 다루거나 아니면 직접 찾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호시노야가 위치해 있는 것만으로 아라시야마의 가치 전달은 충분한 것 같다.
아라시야마의 분위기를 사진으로 소개한 후, 방문했던 관광지를 소개해볼까 한다.
Comment: 국문으로는 청룡사. 세계 문화유산이다. 교토에 위치한 다른 사들과 마찬가지로 화려하지는 않지만, 편안함을 준다. 겐닌지와 더불어 기억에 남는 장소이다. 입장료를 내면 외부 관람이 가능하고, 내부 관람까지는 돈을 추가해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사찰 마루에 앉아 소게치 연못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은데, 정원의 평온함과 미(美)가 그만큼 빼어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는 내부는 들어가지 못하지만 교토에 있는 사찰은 내부 감상을 권장한다. 왜냐하면 내부에서 사찰의 윈도우를 통해 바라보는 정원은 프레임 안 한 폭의 그림과 같은 다른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Comment: 치쿠린의 수천 그루가 넘는 대나무가 만들어내는 장관은 힐링 자체. 대나무가 만들어내는 그늘과 바람 소리, 해 질 녘 햇살까지 합쳐지면 영화 속 한 장면 속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이 든다. 제주도의 비자림을 사람이 없을 때 걷는 것과 비슷한 느낌이다. 초록색이 가득한 대나무 숲을 걸으며 받는 시원한 감각과 리프레싱한 느낌은 한 번쯤 경험해볼 만하다. 사람이 많이 없을 오전에 치쿠린에 가보는 것을 추천한다.
아라시야마는 시원함과, 휴식, 자연 그 자체였다. 아라시야마에서의 목적지는 그렇게 많지가 않았어서 저녁 시간까지 어떤 것으로 하루를 채울까 걱정을 많이 했지만, 쓸 데 없는 걱정이었다. 아라시야마라는 지역 전부가 관광지 그 자체였기 때문에 아라시야마를 돌아다니는 것만으로도 매우 알차고 힐링이 되었던 하루였다. 교토에 가면 시간이 많지 않아 아라시야마를 여행코스에 제외하시는 분들 이야기도 들었는데 하루 정도는 할애하는 가치가 충분하다.
셋째 날 방문했던 식당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점심은 아라시야마, 저녁은 교토로 돌아와 먹었다. (재료 소진, 마감으로 맛볼 수 없었던 식당들은 마지막 포스팅에서 따로 다룰 예정)
맛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이므로, 너무 믿지는 말자! (필자는 매우 먹성이 좋음)
주소: Japan, 〒616-8385 Kyoto Prefecture, Kyoto, Ukyō-ku, Sagatenryuji Susukinobabacho, 3
영업시간: Mon - Sun | 11:00 - 17:00
가격: ¥¥¥
맛: ★★★☆☆ (3.5점 정도 주고 싶다)
Comment: 오픈 시간에 맞춰 가는 것을 추천. 이미 한국에서는 SNS 등을 통해 매우 유명한 곳이다. 소위 말하는 '핫플'이기에, 반신반의하며 갔지만 결과적으로는 매우 만족. 맛도 생각보다 나쁘지 않았고, 무엇보다 식당 안에서 바라보는 아라시야마의 풍경이 왜 '핫플'인지를 입증하는 듯했다. 밖을 바로 바라보고 먹는 창문가 자리는 랜덤 배정이었던 것 같은데, 웨이팅을 하며 창문 자리까지 기다리겠다고 말했으면 창문가에 앉는 것도 가능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후에 들었다. 소바가 의외로 맥주와 굉장히 잘 어울린다는 점을 깨달은 곳. 일행들은 메밀소주(?)를 정식과 함께 시켰는데, 조금은 별로였던 것 같으므로 추천하지는 않겠다.
주소: 3−47 Sagatenryuji Susukinobabacho, Ukyō-ku, Kyoto, Kyoto Prefecture 616-8385
영업시간: Mon - Sun | 08:00 - 18:00
가격: ¥¥¥
맛: ★★★★☆ (한 3.7?)
Comment: 이 곳은 위 요시무라 소바집보다 훨씬 더 유명한 인스타그램 '핫플'이다. 소위 '응' (% 로고 때문에) 커피라고 불리며 엄청난 웨이팅 라인을 보유하고 있다. 그래도 웨이팅 줄은 나름 빠르게 빠지니 정말 원한다면 기다릴만한 것 같다. 필자 또한 사진 욕심 때문에 대열에 합류했으며, 일행들은 매정하게도 기다리지 않고 아라시야마를 따로 거닐다 돌아왔다. 맛 자체는 정말 괜찮았다. 교토는 커피가 유명한 편인데, 교토에서 맛보았던 라테로 미루어 보아, 원두 못지않게 우유 또한 질이 좋다는 인상을 받았다.
주소: 103-2 Hashimotocho, Shimogyo Ward, Kyoto, Kyoto Prefecture 600-8011, Japan
영업시간: Mon - Sun | 11:30 - 23:30 (Break Time: Mon - Fri | 15:00 - 17:00)
가격: ¥¥¥
맛: ★★★★☆
Comment: 다른 식당을 가려다 재료 소진으로 선택한 곳. 기대를 하지 않고 와서 그런지 상당히 맛있었다. 어김없이 대기줄이 있었는데 금방 빠졌던 것으로 기억한다 (내부 규모가 좀 큰 편). 대기줄이 지하로 들어가는 계단부터 입구까지 나와있는데, 이름을 적어야 하는지 몰라 식사를 하고 나오는 외국인에게 물어보았는데 그럴 필요 없다는 말과 함께, "Totally worths waiting"(기다릴 가치가 있다)라는 말을 듣고 한 30분 정도 기다렸던 것 같다. 회전초밥이기에 값이 싼 편은 아니었는데 국내에 비해 확실히 질은 더 좋았고, 값이 높은 디쉬는 충분히 값어치를 했다. 식당에 대한 안 좋은 평도 있지만 (인터넷 상), 필자는 굉장히 만족한 식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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