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4 | 교토 시내, 그리고 못 가본 장소들
교토에서의 마지막 날. 항상 여행의 마지막 날은 어중간한 비행기 시간 때문에 아니면 떠난다는 사실 때문인지 아쉬움이 가득하다. 여행에서 못 가본 곳들이 떠오르거나, 기억에 남는 순간들이 머릿속을 맴도는 것 같다. 여행 동안 몸소 느낀 경험과 생각들, 가슴속 가득한 감정들을 누군가와 공유하고 싶지만 항상 필력 부족으로 글로 표현하지 못하는 점도 아쉽다. 그 순간, 순간의 감정들을 글로 즉시 적어놔야겠다고 항상 다짐하지만, 항상 그 순간에 빠져, 아니면 귀찮아서 실패하고는 한다. 아무튼 교토의 마지막 날은 따듯한 햇살로 우리를 배웅해주었다. 기온 거리의 따뜻했던 모습은 아직도 기억에 남는 듯하다.
확실히 조금 더 어렸던 이전과는 다르게 여행 스타일이 많이 변한 것 같다. 전에는 단기간 한 나라의 많은 도시를 방문하고, 여러 랜드마크를 감상하는 게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한 도시를 깊숙하게 알아가는 것을 선호하는 것 같다. 일본의 경우 접근성도 좋고 각 도시마다 보유하고 있는 디테일과 심미적인 요소들이 다르기에 더욱 가능한 부분도 있다. 그리고 이전에는 사진을 많이 찍지 않고 마음에 담자라는 주위였다면, 지금은 간직하고 싶은 순간들을 프레임 안에 꾹꾹 담으려 애쓰는 편이다 (늙은 것 같다). 남미와 같이 흔치 않은 여행지는 어쩔 수 없이 많은 장소를 빠르게 다녀야 하긴 하지만. 그래도 시간적, 경제적 여유만 있다면 한 도시, 혹은 한 국가에 오래 머물며 작은 부분까지 다 느껴보고 싶은 욕심이 강해진 것 같다. 아, 어렸을 때 가보았던 여행지들을 다시 방문해보고 싶다는 소원도 포함. 그때의 나와 지금의 나는 보는 눈이 또 다르겠지.
아무튼 교토와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다음을 기약하기로 했다. 기회가 된다면 교토의 봄 혹은 가을의 멋을 느껴보고 싶다. 그때는 조금 더 많은 것을 느끼고 받아들일 준비가 된 상태로, 돌아올 수 있을 듯하다.
Comment: 니시키 시장을 마지막 날 방문한 점은 돌이켜 생각해보면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니시키 시장에서 식재료 장을 보지는 못했겠지만, 시장 안에 위치한 조그마한 식당들이나 술집들은 한 번쯤은 방문해봐 재밌었을법한 곳들이었기 때문이다. 니시키 시장 안에는 두유 도넛, 문어(주꾸미) 꼬치 등이 대표적인 먹거리로 유명하다. 간단한 먹거리들을 사거나, 아니면 여러 가지 볼거리들이 있으니 시간을 내어 잠깐이라도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공항으로 가기 전 교토에서의 마지막 식사와 카페를 소개하고자 한다. 본 포스트의 끝에는 사정 상 가지 못한 곳, 그리고 훗날 교토를 방문한다면 가볼만한 식당과 장소를 작성해 두었으니 참고해 두도록 하자.
맛에 대한 평가는 지극히 주관적이므로, 너무 믿지는 말자! (필자는 매우 먹성이 좋음)
주소: 155 常盤町 Higashiyama Ward, Kyoto, Kyoto Prefecture 605-0079, Japan
영업시간: 11:30 - 21:30 (Break Time: 14:00 - 17:30) | Mon, Thu, Sun 휴무
가격: ¥¥¥
맛: ★★★★☆
Comment: 오픈 시간에 맞춰 가는 것을 추천한다. 필자와 일행들은 오픈 시간 전에 도착해서 기다렸다. 전날 밤 저녁에 카네쇼를 실패했기 때문이다. 실은 교토에서 장어 덮밥은 우나기 히로가와라는 곳에서 하려 했는데 데 하필 천왕 생일로 문을 닫아, 카네쇼에서 대신 장어덮밥을 맛보기로 했다. 이 곳도 한국 여행객들 사이에서 매우 유명한 곳인데, 맛있긴 정말 맛있었다. 지단과 장어의 조합이 인상 깊었던 곳이다.
주소: 560 Honeyanocho, Nakagyo Ward, Kyoto, Kyoto Prefecture 604-8064, Japan
영업시간: Mon - Sun | 07:30 - 18:00 (Wed 휴무)
가격: ¥¥¥
맛: ★★★★☆
Comment: 정말 감각 있고 세련된 커피숍. 내부에는 좌석이 없다. 조금은 찾기 힘든 곳에 위치해 있다. 주차장의 한 구석에 자리 잡고 있다. 라테는 정말 맛있었다. 드립 커피도 괜찮다고 하니 참고해두면 좋을 것 같다. 커피는 카페 앞 조그마한 공간에서 스탠딩 형식으로 즐길 수 있는데, 테이크아웃 컵이 아닌 잔에 커피를 담아 주는 점도 좋았다. 날씨가 좋은 계절이었다면 교토의 분위기를 더 느끼며 커피 한 잔을 즐겼을 수 있을 것 같다. 교토스러운 멋진 공간이었다.
시간이 없어 방문하지 못했거나, 식재료 소진, 휴무 등으로 인해서 가지 못했던 교토의 장소들을 소개할까 한다. 교토를 다시 방문한다면, 꼭 가보고 싶은 장소들로 구성해보았다 (개인적인 취향이 잔뜩 반영되어 있다). 리스트의 몇 군데는 정말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곳이기는 하다 (특히 오하라 지역). 교토의 다른 추천 여행지를 알고 싶다면 매거진 B의 교토 이슈를 꼭 읽어보고 가는 것을 추천한다. 참고로 필자는 매거진 B의 영업사원이 아니고, 열렬한 팬이므로 참고했으면 한다.
1. 료안지 (Ryōan-ji)
료안지의 석정은 정말 많은 관광객이 감동을 받았다는 평이 많았다. 그리고 가레산스이 양식의 표본이라 꼭 가고 싶었지만, 아쉬움이 많이 남는 장소이다.
2. 호센인 (Hōsen-in)
료안지와 더불어 정말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문제는 호세인이 위치한 오하라 지역이 교토 시내와 대중교통으로 1시간가량 떨어져 있다는 것이다. 액자 정원이 정말 아름다울 뿐만 아니라 700년이 넘은 소나무는 교토의 오래된 소나무 삼송 중 하나라고 한다. 오하라 지역은 시골과 같은 정겨움과 주말에는 시장을 연다고 하니 참고해 방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3. 미호 미술관(Miho Museum)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의 유명한 피라미드를 설계한 I.M. 페이가 설계한 미술관이라고 한다. 교토에서 한 시간 넘는 이동시간이 필요했기에, 시간 상 방문하지는 못했다. 동절기에는 폐관한다고 하니 확인해보고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미술관의 컨셉은 무릉도원이라 하고, 궁금하면 더 찾아봐도 좋을 것 같다. 건축적으로 매우 매우 아름다운 공간이다. 다음 교토에 간다면 꼭 가볼 장소 중 1순위일 것 같다.
4. Aesop Kyoto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인 이솝. 이솝 매장은 근방 특정 거리 이내에 꽃집, 책방 등 (더 있는 것 같은데,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이 있어야 할 만큼 굉장히 철학이 확고한 브랜드이다. 우리나라에 있는 매장들만 방문해보아도 공간 구성이며 조그마한 디테일 하나까지 굉장히 감각 있고 세련됐다. 이런 이솝의 교토 매장은 어떨지 정말 궁금했으나, 일행들의 설득에 실패하며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다.
5. Leica Store Kyoto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브랜드 #2. 카메라를 좋아하는 사람이면 라이카의 빨간 로고만 보아도 심장이 뛸 것이다. 그리고 디자인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라이카의 그 로고가 교토의 전통 스타일 속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모습에 필자와 같이 희열을 느끼지 않았을까 한다. 이런 공간에 가서 멋진 카메라를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좋은 시간이 되었을 것 같아 방문하고 싶었지만, 스케줄 상 실패했다.
6. D&D Kyoto
디앤디파트먼트. 멋진 생활용품 상점이다. 우리나라에도 한남동에 위치해 있으니, 방문을 못 해봤다면 시간 내어 방문해도 좋을 듯하다! 교토 디앤디 샵은 사찰 안에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정말 고즈넉한 교토다운 공간이라 생각했다.
지금부터는 가고 싶었던, 시도했으나 실패한 식당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대부분의 고급 식당들은 매거진 B 교토 편에서 알게 되었던 것 같다. 모든 식당들을 가기 전 항상 사전 리서치 혹은 예약이 필요할 듯하다!
7. Cenci
매거진 B에 소개되었던 이탈리안-일식 퓨전 하이엔드 레스토랑이었다. 인더스트리얼한 식당 외관에 더 끌렸지만, 일식과 이탈리안의 조화라니 너무 시도해보고 싶었지만, 미리 예약을 하지 않는 불찰로 다음 기회를 노리게 되었다.
8. Roastery DAUGHTER / gallery SON
매우 감각적인 공간. 카페와 소품을 판매하는 공간이 같이 있다. 급하게 지나가며 보았는데, 괜찮은 사진을 찍는 데는 실패했다. 유명한 와이프 앤 허즈밴드 부부의 공간인 듯하다. 와이프 앤 허즈밴드는 보온병에 커피, 그리고 카모 강에서 즐길 수 있는 피크닉 세트로 유명해졌는데, 국내에도 이와 유사한 감각 있는 공간들이 있으니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9. Smart Coffee
매거진 B에서 봤던 교토 카페 중에 이상하게 끌렸던 카페. 프렌치토스트가 엄청 맛있어 보였다. 1932년에 문을 열고 교토에서 가봐야 하는 카페 3곳 중 하나라고 한다.
10. Assemblages Kamimoto
이 곳은 실제로 방문했으나 실패한 곳이다. 첫 사진에 나와있는 디저트를 먹기 위해 찾아갔으나 저녁 시간대에는 디저트를 판매하지 않고 식당으로 운영된다고 한다. 평소 색다른 디저트를 좋아하는 편인데 이 곳의 디저트는 정말 색다른 경험이라고 해서 꼭 맛보고 싶었지만, 사전 준비 부족으로 다음을 기약했다.
11. 우나기 히로카와
이 곳은 장어덮밥으로 미슐랭 스타를 받았다. 아라시야마에 위치하고 있으며, 방문하려 했지만 당일이 공휴일이라 아쉽게도 금번 여행에서는 실패했지만, 카네쇼로 만족했다! 하지만 이 곳은 교토에서 거의 평이 제일 좋은 레스토랑 중 하나이다. 꼭 방문하도록 하자.
12. Ramen Itsuwa
라면 가게를 찾던 중 차슈의 비주얼을 보고 너무나도 가보고 싶었던 곳. 하지만 같은 종류의 음식을 두 번 먹고 싶지 않다는 일행들의 거부로 방문하지 못했다. 교토에서 마땅히 먹을 곳을 정하지 못했다면 이 곳을 가보는 건 어떨지 싶다.
13. Motoi
엄청난 고급 레스토랑이다. 미슐랭 식당이다. 프렌치와 일식, 필자가 제일 좋아하는 조합니다. 하지만 이 곳 또한 예약실패로 경험하지 못했다. 다음번에 교토에 오게 되면 꼭 방문할 식당이다.
14. Red Rock Steak
고기양과 비주얼에 압도되어 야식으로 안성맞춤이라 생각했으나, 강행군 여행으로 근처에 가보지도 못했다. 이 곳 또한 부담 없이 먹기에 괜찮은 식당인 듯하다.
15. 이즈우
고등어 초밥인 사바 스시. 교토의 전통적인 음식이라고 한다. 이즈우는 그 사바 스시를 1781년부터 팔았다고 한다. 이즈우는 교토의 백화점에도 입점해있는데, 필자와 일행이 방문했을 땐 이미 완판이었다. 하지만 다음에 교토를 간다면 이즈우 본점을 꼭 한 번 가고 싶다.
16. 혼케 오와리야
550년 전통의 소바 가게. 무슨 말이 더 필요할까 싶다. 필자는 소바를 엄청나게 좋아하는데, 그저 짧았던 여행 기간을 두고두고 후회할 것 같다.
17. 텐슈
텐동 마키노 대신 방문 해려 했던 텐동집. 지인으로 들은 바로는 교토에서 최고라고 한다. 저녁 시간에 갔을 때는 이미 자리가 다 차고 없었으니 점심때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18. 오쿠탄
400년이 넘는 식당이라고 한다. 교토는 원래 두부로 유명한 도시인데, 그중에서도 으뜸이라는 평이 많다. 가장 좋은 물과 콩을 쓰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리뷰가 많았다. 모든 두부 요리를 맛볼 수 있다고 하니, 꼭 한 번 방문해보자.
19. 하쿠쇼쿠야 스키야키센카
말 그대로 백식당. 하루에 100 그릇만 판다고 한다. 9:30에 예약 시작이며, 예약을 하기 위한 웨이팅이 있다고 한다. 리뷰도 상당히 좋은 편이니 교토에 방문하기 전 더 찾아봐도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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