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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exaramius Mar 13. 2017

Founding Brothers

by Joseph Ellis

최근 미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뮤지컬은 Hamilton입니다. 건국의 아버지 중 한 명인 Alexander Hamilton의 생애를 통해서 당시 미국 역사를 알아보는 작품이라고 하네요. 뮤지컬에 힙합을 접목해서 주목을 받았고, 또 작년에 있었던 대통령 선거 덕분에 많이 화제가 되었습니다. 한국에서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사람인데, 저에게 이 인물에 대해 처음 알려준 건 지금 소개할 Founding Brothers라는 책입니다. 살짝 미국 국수주의가 강한 것 같긴 한데 그래도 왜 미국 사람들이 건국의 아버지들을 중요하게 여기는 지는 잘 알겠더라구요.


미국 건국사는 Federlist와 Republican의 갈등을 조화시켜 온 역사입니다. 사실 갈등이라는 게 누가 절대적으로 맞고 틀리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각자 자신이 살아오면서 겪은 경험, 그 과정에서 형성된 가치관, 자기가 처한 환경, 그리고 이런 것들로 인해 생기는 이해관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생기게 되죠. 미국 초기에 있었던 이런 갈등 중의 하나가 Chapter 2, ‘The Dinner’에 나오는 Hamilton의 재정 정책입니다. 당시 미연방에 속한 각 주들은 독립전쟁으로 어마어마한 빚을 지게 되었는데요, 이것을 연방정부에서 다 모아서 각 주에서 동등하게 분담하자는 게 Hamilton의 주장이고 각 주에서 자기가 진 빚만 해결하자는 게 Thomas Jefferson과 James Madison의 주장입니다. Hamilton은 각 주가 경제적으로 곤란하게 되면 연방 정부의 존재가 위태롭다고 생각했고, Jefferson과 Madison은 각 주의 자유를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죠. 그리고 Jefferson과 Madison은 Virginia출신인데 Virginia는 자기 주에서 진 빚을 이미 다 갚아서 Hamilton의 정책에 찬성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Hamilton의 정책이 Madison의 영향력이 강했던 하원의 반대로 계속 막히고 있을 때 Hamilton은 Jefferson에게 연방정부의 수도를 Virgnina 근처에 세우게 해 줄 테니 대신 내 재정정책을 통과시켜 달라고 설득합니다. 수도가 자기 주 근처에 위치하게 된다면 그 주 사람들의 영향력이 강해지겠죠. 이게 제대로 먹혀서 현재 Washington, D.C.의 위치가 정해지게 되고, Jefferson과 Madison이 다른 사람들을 설득하여 Hamilton의 정책을 통과시켜서 연방정부의 재정위기도 해결합니다. 나름 서로 줄 거 주면서 잘 해결한 셈이죠.


물론 모든 갈등을 조화시켜야 되는 건 아닙니다. 어떤 가치는 반드시 버려야 하고 어떤 가치는 반드시 지켜야 하죠. 이 책 Chapter 3, ‘The Silence’에 나오는 노예제도가 좋은 예입니다. 당시 노예제도는 이에 크게 의존하고 있던 남부를 연방 정부에 붙들어 놓기 위해서 1808년까지 이에 대해 논의하는 것을 금지했습니다. 그리고 노예제도는 이들의 사상적 배경인 성경에서도 옹호하고 있죠 (라고 당시 사람들은 해석했습니다.). 또 노예를 해방시켜서 본국 아프리카로 돌려보낸다면 거기에 대한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자기 돈으로 노예를 구입한 사람들에게 노예해방에 따른 금전적인 보상해주는 것도 골치 아픈 문제구요. 노예 해방이 옳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사람들도 많았지만 이런저런 이유로 당시 사람들은 이 문제를 침묵하면서 넘어갔습니다. 하지만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는 이게 잘못이었다는 걸 알고 있고 그 해결을 위해서 후대에 남북전쟁 같은 큰 희생을 치러야 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갈등을 조화시켜야 하고 어떤 갈등은 한쪽만 선택해야 하나요? 저자는 여기에 대한 해답을 Hindsight에서 찾고 있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전에 없던 새로운 형태의 나라를 만드는 중이었고, 또 미국이라는 나라가 앞으로 계속될지 아닐지도 아무도 장담하지 못했습니다. 미국을 발전, 유지시키기 위해서 무엇이 옳은 것이고 지켜야 하는 가치인지 알 수 없었죠. 하지만 우리는 역사가 어떻게 흘러왔는지 알고 있고, 당시 사람들이 어떤 가치를 조화시켜야 했고 무엇을 선택했어야 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과거의 상황과 그 흐름을 잘 이해해서 당시 사람들이 어디서 미래에 대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었는지 분석한 후에 현재 우리 앞에 놓인 갈등에 대한 해결책으로 삼는 것, 그게 바로 우리가 역사를 배워야 하는 이유입니다. 


책이 매우 얇은 데도 불구하고 내용도 그렇고 문장도 어려워서 쉽게 진도가 나가지는 않더군요. 미국에서는 고등학교 역사시간에 다 배우는 내용들이겠지만요. 한국에서는 번역이 안 되었습니다. 한국 근대사도 이런 식으로 우리들에게 Hindsight을 얻을 만한 사례들을 잘 정리한 책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뭐 이제부터 천천히 만들어나가도 되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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