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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현정 Oct 13. 2015

행복한 노후를 위해 차근차근 해야할 일-


                                                                                                                                                                                                                                                    

매일 하루치씩만 살아가는 하루살이 인생이지만 나라는 인간도 아주 가끔 노후준비에 대해 생각한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이제는 누구라도 100세 시대라는 어마무시한 흐름에서 비껴갈 수는 없으므로. 

나이가 들어 (주로 돈과 건강 때문에) 생기는 자식들과 부모의 갈등, 그리고 각종 노후 대비용 보험 광고를 TV에서 보고 있노라면 더럭 겁이 나곤 한다. 

이 난데없는 두려움이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이 내가 생각하는 노후준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은퇴 후 몇 십 년을 '살아야만' 한다는데, 그 시간이 지옥이 되지 않으려면 과연 무엇을 해야할 지에 대한 나름의 고민의 흔적이, 오늘의 이야기다. 

 나이듦에 대한 대책없는 무서움인지, 늙어서 내 몸 하나 건사할 정도의 돈을 모으기는 커녕 당장의 통장 잔고를 걱정해야하는 내 처지에 대한 안타까움인지 

이 원인 모를 막막함을 가지고 나는 얼마간 씨름했더랬다. 

답은 없겠지만서도 곰곰 생각해본바, 정말 당연하게도 돈과 건강은 필요하더라. 

더 말해서 무엇하랴. 인간답게 살기위해 최소한의 조건은 갖추어야 하는거니까. 

재산분배 문제로 골치아플 정도의 재력은 갖출 자신은 없지만, 나의 존엄성(!)을 지키기 위해 기본적인 의식주는 충족되어야 하는거니까.


 그렇다면, 자식들에게 손벌리지 않고 혼자서도 충분히 제 몸 하나는 건사할 수 있을 정도의 재산과 병원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을 정도의 건강 정도면 될까. 


아프지 않고 먹고 사는 데 지장이 없을 정도의 돈만 있다면 그럭저럭 괜찮은 노후를 보낼 수 있을지. 

사실은 이 지점에서의 고민이 제일 중요했다, 내게는. 

병원에 가끔 가기는 하지만 크게 걱정할 정도는 아니고 입고 싶은 옷, 먹고 싶은 음식을 적당한 선에서 고민없이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었다는 전제하에 상상해본 나의 노후는, 


나쁜 그림은 아니었지만 결코 행복한 그림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내게 돈과 건강은 행복한 노후의 필요조건이지 충분조건은 아니었다는거다.

 돈과 건강이 절대 메꾸지 못할 행복한 노후의 충분조건이란, '살아가는 의미'였고 '자아 실현'이었다. 

미처 발견하지 못한 내안의 모든 가능성을 찾아내려는 의지를 죽을 때까지 잃지 않으며 돈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정신적 충만함을 느끼면서 살아가는 일. 

이 조건들을 끼워맞추자 비로소 근사한 노후가 그려졌다. 

젊은 시절 읽었던 양질의 책을 또 한 번 읽어보고, 새로운 지식을 쌓는 일에 게으르지 않기.

세상 돌아가는 일에 무지하지 않지만 해야할 말과 하지 말아야 할 말을 구분하고, 

어른으로서 해야할 행동과 삼가야할 행동이 무엇인지 아는 지혜를 갖추기.

그간 써왔던 글들을 돌아보는 작업을 함과 동시에 끊임없이 새로운 글들을 써내기.

혼자서도 꿋꿋이 외롭지 않을 수 있고, 정신적 충일을  마음껏 만끽할 수 있는 이러한 일련의 리스트를 만들어 놓는 게 진짜 행복한 노후를 위해 필요한 일이라는 생각에 까지 닿자, 젊은 시절 내가 해야할 일들이 분명해졌다. 


좋은 책을 보는 눈을 키우기 위해 지금보다 

양서를 더 많이 읽고, 감성을 키우기 위해 좋은 음악과 그림을 즐기며 자연과 친해지는 일, 병원과 약에 전적으로 의지하지 않기 위해 나의 몸, 마음과 더 친해지기 등등-


노후에 불쑥 고개를 내민 공허함에 몸서리치지 않을 수 있도록 지금부터 차근차근 준비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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