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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예림 Sep 26. 2022

[아티스트웨이 시즌 2]심청이 2주차

좋은대화는 기회를 배운다.

WEEK2의 주제는 "타인의 말속에서 새로운 생각을 발견하는 법"이다.


성공적 대화의 핵심은 상호성이다.

(중략) 좋은 대화는 기회를 배우는 것이다.

- 줄리아 캐머런, 《아티스트 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 비즈니스북스, 2022, 120-121쪽.


나는 평소에 말을 하기보다는 듣기를 더 선호하는 편이다. 그래서 꽤나 경청을 잘 하는 사람이라 여기며 살았다. 책을 보면서 경청에 관한 조언들이 나올 때마다 '이미 내가 아는 것들인데? 나도 이렇게 하고 있는걸?'이라고 생각하면서 책이 하는 말들을 대충 보고 넘기고 있었다! 독서가 저자와의 대화라는 것을 상기한다면, 그러면 안 되는 거였다.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나 대화에 관심은 있으면서 막상 어렵다 느끼는 이유가 어쩌면 내가 경청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었기 때문인가 의심이 들기 시작한다. '상호성'이란 주고받음인데 나는 말하지 않고 누군가의 말을 듣기만 하고 있었다면? 사실 그것은 대화가 아닌 것이다. 어쩌면 내가 경청이라 믿고 해왔던 일은 그저 열심히 들으려 애쓴 것일 뿐, 진정한 소통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저자가 춤에 비유하는 부분을 읽으며 나는 이중주를 떠올렸다. 다른 악기의 소리를 세심하게 듣고 존중하면서 내 소리도 내야 비로소 하모니를 이루게 된다는 것을. 성공적인 대화는 훌륭한 하모니를 완성한 실내악 이중주와 같은 것이다! 상대의 말을 경청하면서 적당한 추임새와 비언어적인 표현으로 그 말을 존중하고 호응하는 것, 그리고 적당한 타이밍에 내 소리를 내면서 서로의 신호와 침묵의 리듬을 지켜주어야 한다. 상대의 소리를 통해 나는 전에는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소리들을 경험하고, '귀중한 배움의 기회'를 얻는다.


이번 주는 개강하는 주여서 다양한 동학의 의견을 들을  있었다. 막상 나는 어리숙하게 별말을 하지 못했지만, 다른 학우들의 말을 열심히 집중해서 들으려고 애썼다. 그중에 내게 와닿았던 말은 사고 정리에 관한 것이다. 평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생각들을 붙들고 기록하지 않으면 금세 휘발되어 날아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메모하는 것을 습관화하지 못했다. 메모는 물론, 공부하는 것을 기록으로 남기는 일도 내게는 서툰  중에 하나다. 지금까지는 어찌어찌 삐걱대면서도 논문도 쓰고 글도 쓴다지만, 뭔가 허술하다는 느낌이 마음을 무겁게 한다. "이대로는 안되겠다!" 어느새 한계치에 다다를 즈음, 만나게  < 카스텐>! 어떤 것이든 일단 기록을 남기는  먼저이긴 하다. 그러고 나서 중요한 것은 이것을 어떻게 재구성하고 연결시켜 나아갈 것인가. 노선을 활용해서 좌충우돌 실험해 보는 중이다. 하나  고려해 보는 도구는 옵시디언.

요즘, 나의 생활 모토, 안 해본 짓들을 해 본다.


공교롭게도 나는 2주 차 심청이 모임에 함께 하지 못했다. 추석 때문이다. 진도에서의 귀경길은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집에 도착하게 되었고, 그날 새벽 기상은 하지 못했다. 그냥 밤을 새웠다면, 귀하고 귀한 오프모임을 함께 할 수도 있었겠지만, 나는 무리하지 않는 쪽을 선택했다. 이틀 후 건강검진도 있었기 때문에 몸을 사려야 했다.

나중에 따로 들었던 후기 피드백에서 인상적으로 남은 것은 평어로 표현하기. 글을 쓸 때에도 늘 '-이다'체에 익숙해져 있던 나에게 평어로 표현해 보라는 제안은 좀 특별하게 느껴졌다. 새벽글쓰기에 적용해보기로!



일탈 놀이(아티스트 데이트)로 영화 <헤어질 결심>을 보았다. 너무 좋아서 각본도 따로 읽었다. 결혼을 했고, 아이도 낳았고, 나이도 먹었고. 어느새 나와는 먼 일처럼 느껴지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가 이상하리만치 오랜 여운을 남겼다. 모호하기 짝이 없는 삶이 곧 이들의 사랑과도 비슷했다. 어찌 보면 내가 고민하고 갈등하고 있지만, 뾰족한 수가 없는 모든 것을 이 영화는 보여주고 있었다. 살인사건이라는 끔찍한 사건을 이야기하면서도 실은 인간의 근본적 욕망을 건드리고 있다는 점에서 이 작품은 신화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자꾸만 곱씹어 보게 되는...


헤어질 결심/감독 박찬욱/출연 박해일, 탕웨이, 이정현(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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