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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미현 May 01. 2019

[열여덟 여행] 07.쇼핑하지 않은 쇼핑몰 탐방

캐널시티 이런거임

좀 거창하게 말을 하자면 나는 부동산 관련 광고를 오랫동안 해오고 있다. 

아파트 분양광고를 주로 하는데 가끔은 쇼핑몰이나 상업시설 광고를 한다. 흔한 이야기로 복합공간도 하는데 예를 들면 일본의 록본기 힐즈 같은 합정역의 메세나폴리스 비스므레 한 것들도 한다. 그래서 외국여행을 가면 쇼핑몰이나 상점, 아케이드, 백화점 등을 유심히 본다. 물론 쇼핑을 좋아하기도 하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직업의식이 투철하다고 해두자.


일본 후쿠오카에는 아시아권의 특히나 대한민국의 어지간한 쇼핑몰이라면 이 장소를 벤치마킹을 하며 예로 들기 좋아했던 쇼핑몰이 있다. 바로 ‘캐널시티’다. 쇼핑몰의 한가운데 물길, 수로가 있는 독특한 설계의 이 건물은 그렇게 랜드마크가 되었다.


그리고 가장 최근에 생긴 쇼핑몰 ‘마크이즈’가 바로 그것이다. 후쿠오카 여행객들에게도 이미 소문이 나고 있었는데 이름부터 요즘 스타일이어서 좀 놀랐다. 버스는 우선 ‘마크이즈’ 로 향했다. 4층 규모의 건물 사방이 깨끗하고 한편으로 적막했다. 들어가자 마자 가이드와의 약속시간을 듣고는 밖에서 미리 봐둔 스타벅스를 향했다. 커피가 카페인이 그리웠다.

카페라떼로 조용히 마음을 다스린다


세계적인 프랜차이즈이니 크게 다를바는 없었다. 의외로 사람이 많았고 일본인들 가운데 앉아있다 보니 저절로 조용해지며 마침내 내가 후쿠오카에 온 기분이 들었다.

라떼를 한잔 시켜봤다. 일본의 진한 우유 맛이 강하게 났다. 따뜻한 커피 한잔을 야금야금 마시며 주변을 살폈다. 이 쇼핑몰은 젊은이들이 타겟이 아니라 가족중심이었다. 층과 공간을 넘나드는 다양한 업종의 MD구성을 보고는 놀랐다. 쇼핑몰이나 구성은 아케이드 상점가와 비슷했다. 

요즘 일본 쇼핑몰을 본 셈이었다. 4층부터 훑으면서 내려왔는데도 아이들을 위한 키즈카페부터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든 브랜드까지 천차만별의 다양한 제품들이 가득했다. 인상적인 키즈카페가 있었는데 화면에 바다 영상을 틀어주고 바닥에도 백사장 같은 걸 투영시켜 그 안에서 노는 애들은 정말 바닷가에서 노는 듯한 착각이 들것 같은 놀이공간이 보였다. 어른도 신기해서 한참을 쳐다볼 정도이니까 아이들은 얼마나 신날까 싶었다.


여행이 이틀이나 남았는데 앞으로도 추위는 계속 될 거 같았다. 우리는 털모자 하나를 꼼꼼히 비교해서 일본에 와서 중국의 손길로 만든 크게 적힌 Made in Chana 모자를 하나씩 득템했다고 좋아하며 쇼핑을 마쳤다. 

마크이즈 외관, 오후라 그런지 가족단위가 많았음
캐널시티는 이상하게 생겨서 어떻게 찍어도 예쁘지 않고, 어떻게 구도를 잡아도 건물이 다 나오지 않는다

모여서 일본 쇼핑몰의 대표격인 캐널시티로 향했다. 다시 과거의 영광이 그대로 이어지는가 확인하기 위해. 아니나 다를까, 규모부터 압권이다. 건물들은 따로 떨어져있는데 하나로 이어진 듯 물 흐르듯이 다닐 수 있다. 내부에서 어떻게 사진을 멋지게 찍으려고 해도 멋진 사진이 안나오는 것은 전체적인 것을 담아낼 수 없는 구조기 떄문이다. 우리나라 합정역에 있는 메세나폴리스보다 훠어얼씬 크다. 자칫 길을 잃을 수 있었으나 층마다 놓여진 안내시스템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예전에 갔을때는 수리 중이었는데, 이번에는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책을 볼수 있게 해놨지만 일본어를 모르니 그냥 그림일뿐.


캐널시티에서 인상 깊었던 곳은 ‘무인양품’이다. 무지카페라고 츠타야 서점과 콜라보레이션을 해서 서점인지 카페인지 모르게 꾸며놓은 공간도 독특했고, 작은 문고판 책이 진열되어 있어서 아직도 일본은 출판시장을 어떻게든지 넓혀가려고 노력중이구나 싶었다. 한참을 돌아다니다 먹고 싶었던 치즈케이크도 먹지 못했다. 역시 단체활동 여행의 문제점이다. 그 시간까지 가야 하니까. 약속시간을 어기면 안 되니까. 캐널시티 곳곳에서 우리가게가 맛집이라고, 뽐내고 있던 카페를 외면하고 주린 배를 부여잡고 만나기로 한 장소로 향했다. 그러나 일행들은 그 근방에 드럭스토어에 가 있단 말에 다시 그곳을 향해 뛰었다. 


나는 많이도 아니고 그냥 단순히 몇 가지 쇼핑할 것이 있었다.  난 ‘돈키호테’를 가기 싫었고, 드럭스토어에서 대충 산 후에 호텔에서 쉬고 싶었다. 그러나 모든 예상은 뜻대로 되지 않으니까. 여행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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