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씨네 Oh Cine Feb 12. 2019

오씨네 영화리뷰<가버나움>

실화바탕 감동 영화의 이면



<가버나움 Capernaum, 2018> 

#스포약간주의

    




나를 태어나게한

부모를 고소하고 싶어요.

굳이 덧붙일 말은 필요없어 보였다.




포스터만 봐도 짐작할 수 있는대로

영화는 레바논의 빈민가를 배경으로,

자신이 몇 살인지도 모른 채 힘겹게 살아가는

'자인'의 삶을 러닝타임 내내 적나라하게 그려냈다.





가버나움은 성경에 등장하는 도시 이름으로,

이스라엘 갈릴리 호수 북서쪽에 위치했으며,

놀라운 기적들이 일어난 마을이지만 

그 곳의 사람들이 회개하지 않아 

예수는 이 마을이 곧 멸망할 것이라 예언했다고 한다.




인간의 존엄성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건드리는 이 영화에 대하여 응원의 메시지가 많지만 한 편으론 심기가 불편한 측면도 있다. 예컨대 불과 60년전까지만 해도 인간동물원이 존재했고, 동물원안에서 흑인아이에게 먹을 것을 주는 백인여인의 사진 한 장이 얼마 전 화제가 된 바 있다. 아랍 빈민가 아이들의 삶이 비극적일 것이란 사실을 꿈에도 모르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모두 알지만 외면했던 불편한 진실을 양지로 이끌어내는 과정에서 직접적으로 비유하긴 극단적이겠지만 인간동물원과 크게 다를 바가 없는 것은 아닌 지 우려된다. 물론 실제 배우들은 제작진과 유니세프의 도움을 받아 잘 지낸다고 하지만 영화의 영향력이 지나간 뒤 생각지 못한 피해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따라서 잠깐의 연민과 동정심을 자극하기 위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영화를 제작하지 않았기를 내심 바랐다.





영화가 한창 상영중인 극장 안에는

눈물을 참으며 흐느끼는 소리가 가득했으나,

개인적으론 조금도 슬프지 않았다. 

샘솟는 감정은 분노뿐. 

근본적인 문제는 출산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방치한 사회의 

제도적 문제 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는데, 새 생명의 존엄성을 위하여 

11살 소녀도 관례적으로 결혼을 할 수 있는 암묵적 행위들을 

규제하는 것이 옳은 것이 아닐까 하는 지극히 주관적인 생각도 조심스레 정리해봤다.





한국도 여느 선진국과 같이 저출산 대열에 합류했다. 개인적으로 올바른 현상으로 느낀다. '덮어놓고 낳다보면 거지꼴을 못면한다." 라고 말하던 시절과는 엄연히 다르다. 부모는 아이가 공동체 사회에 문제를 야기하지 않도록 관리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아이들의 입에서 '인생이 개똥같아' 라는 말을 내뱉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수준 뿐만 아니라 여러가지 환경을 만들어줘야할 것이다. 삶의 질이 향상될수록 그 환경을 만들어주기란 지극히 어려운 일이다. 그 무거운 책임을 지기에 부모들은 그 존재만으로도 존경받아 마땅하다.




이 영화가 말하는 확실하고도 분명한 메시지는 

제발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새 생명을 잉태하는 

야만적이고 이기적인 행동을 더 이상 자행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하고있다고 느꼈다.





p.s.) 영화관에 빈자리가 없이 가득찼음에도,

      치킨영화의 신기록 협조를 위한 상영관 축소가 조금은 속상했다.



"엄마의 말이 칼처럼 심장을 찔러요."


"네가 인간이라는 증거, 서류를 가져와."


"더 이상 내 부모가 아이를 낳지 못하게 해주세요."




☆ 4.0 / 5.0




#가버나움 #Capernaum

#제71회칸영화제심사위원상

#제91회오스카외국어영화상후보작

#나딘라바키감독

#자인알라피아 #요르다노스시프로우

#Oscar2019 #Cannes2018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