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행의 기록 #2
트래블 체크카드 제휴 혜택으로 라운지 무료 이용. 별로 기대 안 했는데 생각보다 좋음.
알고 보니 원래 이용권 구매하려면 가격대가 꽤 된다. 뷔페 메뉴도 제법 다양하게 있고 커피와 캔음료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분위기는 다소 북적이는 푸트 코트 느낌이 나지만 한 끼 해결하기에는 괜찮다. 받을 수 있는 혜택은 실속 있게 꼭꼭 챙겨야지.
출발하는 줄 알았는데 활주로에 비가 많이 내려서인지 좁디좁은 LCC 이코노미석에 눌러앉은 채로 1시간 넘게 대기해야 했다. 그대로 화석 되는 줄...
세 시간여를 기다려 겨우 입국 심사를 받고 나리타 공항을 빠져나오니 한밤중. 스카이라이너와 JR을 타고 기타센주로 이동했다. 환승하는데 개찰구를 잘못 나왔는지 추가 정산. 나중에 알고 보니 JR 표를 따로 끊어서 스카이라이너 티켓과 같이 넣었어야 하는 것이었다. 아, 맞다. 일본은 이랬지...
기타센주에서 다시 쓰쿠바 익스프레스로 환승. 도쿄에 있는 동안 가장 많이 이용했다. 숙소가 로쿠초 역에서 아주 가까워 어디로든 이동하기가 편했음.
도착하니 자정이 다 된 시간... ㅠ
여성전용칸이 표시되어 있는데 평일 출퇴근 시간에만 운영하는 듯.
아침 일찍부터 일어나 아사쿠사로 이동. 무작정 커피로 검색해서 찾은 후글렌 도쿄 아사쿠사.
나중에 보니 후글렌 시부야가 지도에 저장되어 있었다. 노르웨이에서 시작된 카페라고 한다. 가게에도 노르웨이 국기가 걸려 있음. 여덟 시쯤 들어갈 때는 사람이 적당히 있었는데 다 마시고 나오니 길게 줄을 서 있었다.
살짝 출출해서 가벼운 베이커리류가 있으면 좋았을 텐데 씹을 거리는 와플 플레이트만 있는 것 같았다. 아침부터 좀 느끼할 것 같아 커피만 주문. 뒤에 줄 선 사람들도 있고 소심해서 물어보지는 못했다...
핸드 브루로 주문하고 카운터 근처에서 기다리고 있으니 에어로프레스로 내리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허브티 같기도 하고 홍차 같기도 한 산뜻한 향의 케냐 커피. 뒤에서 감귤류의 산미가 강하게 느껴진다.
왠지 서양 관광객들이 더 많은 것 같음.
처음으로 방문한 본격 관광지는 센소지. 덥기도 하고 절은 딱히 관심사가 아니라서 그런가 거의 앞문만 보고 나온 것 같다.
아직은 여름의 열기가 남아있다. 일기예보는 흐리다고 했는데 해가 쨍쨍하고 뜨거운 날씨.
앞마당(?)에는 이것저것 먹을거리 파는 포장마차들이 막 장사 준비를 하고 있었다.
센소지에서 사진만 찍고 나왔더니 아직도 이른 시간, 후글렌에서 커피 한 잔 한 것 빼고는 먹은 게 없어 문 연 식당을 찾아 헤매다 아침 메뉴를 파는 듯한 카페에 들어갔다. 현금 결제만 가능한 전형적인 일본 동네 커피숍이랄까.
관광객이 많이 오는 것 같은데 대부분의 다른 일본 가게처럼 되게 친절한 편은 아니지만, 양배추 샐러드가 아주 약간 들어간 햄치즈 토스트는 제법 맛있다.
신용카드 제휴 서비스로 무료 관람 가능한 국립서양미술관 방문. 고전 회화부터 현대 미술, 조각품까지 어마어마한 컬렉션이다.
띄엄띄엄 돌았는데도 거의 대부분의 미술사를 한 장소에서 접한 듯.
걸어서 도쿄역을 지나 히비야 공원에 도착하니 땀이 줄줄. 9월 중순에도 녹아내릴 것 같은 도쿄 날씨를 절감하며 카페 트럭에서 시원한 녹차라떼 한 잔으로 긴급 처방하고 벤치에 앉아 한 숨 돌리고 싶었으나... 발목이 따끔해서 봤더니 개미가 막 기어오르고 있어 긴자식스로 이동. 쇼핑하려고 작정하고 간 거 아니면 츠타야 말고는 딱히 볼 게 없다. 사람만 겁나 많음.
체력의 한계로 대낮에 일정 마무리하고 숙소 앞 로손 방문, 결정 장애 불러오는 도시락 컬렉션. ㅠ 마트도 가까워서 1일 1로손 or 마트 방문, 저녁은 거의 도시락으로 해결했다. 어쩜 사 오는 것마다 맛있단 말이지.
나이 탓인가, 비타민 혹은 자양강장제도 하루에 한 병씩 구매.
일요일이었던 셋째 날, 어딜 가도 붐빌 것 같아 적극적인 관광은 애초에 단념하고 느지막이 일어남. 인터넷 쓸 일이 있어 일단 스타벅스를 검색했다. 숙소에서 가장 가까운 게 전철로 30분 거리인 가나마치역 스타벅스.
커피는 그닥이지만 해외에서 와이파이 쓰려면 스벅만 한 데가 없다. 새삼 한국이 참 살기는 편하다는 생각이...
주문서 귀퉁이에 스마일을 곁들인 Thank you 손글씨 메시지가 왠지 귀여움. 페스츄리 느낌의 빵으로 둘러진 소시지파이가 제법 맛있다. 다른 지점에서도 반가워서 똑같이 주문해 먹었다.
전날 긴자 츠타야에서 산 무지 공책에 로손에서 산 무인양품 마스킹테이프로 어설프게나마 기록 시도. 사소한 영수증과 컵노트, 티켓 등등 일단 덕지덕지 붙이고 본다.
별거 아닌 것 같은데 막상 하고 보니 시간 순으로 훑어보기도 좋고, 왜 많이들 하는지 알겠다.
할 일을 끝내고 근처에서 밥 먹을 데 없나 두리번거리다 프랜차이즈로 보이는, 음식만 보면 딱히 일본 스럽지는 않은, 약간 중식과 일식이 섞인 분위기의 캐주얼한 식당에 들어갔다. 바깥에 붙어있는 교자 사진이 결정적. 일본에서 제일 맛있게 먹은 음식 중 하나가 교자다. 초딩 입맛에 딱이야.
여기도 자리에서 태블릿으로 주문할 수 있는 곳이 많아져서 점점 편하다. 계산은 카운터에서 하느라 좀 버벅거리긴 했지만. 내일부터 다시 본격적인 관광모드!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