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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람 Jan 08. 2021

우리가 잊고 지냈던 서울의 골목들

재개발 예정지에서 만나는 추억 여행

동네 친구들과 좁고 미로 같은 골목에서 숨바꼭질 하며 놀던 때가 있었다.

달릴 땐 골목 저쪽 끝까지 쿵쿵 울림소리로 가득했고

이 소리로 개조심이라 붙어있는 집 담 너머에선 왕왕 짖는 소리.

이게 무서워 또 더 달리곤 했다.

저녁녘이 되면 지붕 너머로 뉘엿뉘엿 해가 저물고 담 넘어 밥 짓는 냄새가 솔솔 풍겼다.

엄마가 부르는 소리.

그 소리에 애들은 하나둘씩 집으로 향고 나 또한 그랬다.


그 추억의 골목들은 다 어디 갔을까...

아파트 숲 속으로 변한 서울 도심 한가운데서 그 시절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놀랍게도 그때를 기억할 수 있는 골목들이 아직 서울에 남아있다.

좁고 가파른 골목길들. 오를 땐 숨이 턱밑까지 차 오르고 뒤돌아 보면 골목 어귀가 아득하다.

옛 감성.

뜻밖에 만난 시간여행으로 마음은 그 시절로 돌어간다.

함께 놀던 친구들. 왕왕 짖던 백구들. 골목을 쏜살같이 달리던 어린 나.

그리고 무엇보다 날 부르던 엄마의 목소리가 너무 그립다.


 


혜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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