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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emo Jul 03. 2020

닉-아지트와 스마트하게 일하기


지난주부터 김종박 대표님을 닉네임 ‘리오(Rio)’로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리오, 잠시 얘기 나눌 시간 있으세요?”

처음 이렇게 말을 걸었을 때 잠시 어색해하더니, 이내 자연스럽게 받아들이시는 것 같습니다. 리오도 저를 자연스럽게 ‘니모(Nemo)’라고 부릅니다.

사실 저야 ‘대표님’이라고 부르는 게 전혀 불편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리오가 저를 꼬박꼬박 ‘본부장님’이라고 부르느라 불편하지 않았을까요? ㅎㅎ

닉네임 호칭의 긍정성은 평직원들 보다 최고경영진에 더 빠르게, 적극적으로 침투되어가는 느낌입니다.

 

티쿤에 입사하고서 이전 직장인 다음과 카카오에서 경험했던 수평적 호칭문화를 소개한 바 있습니다. 이렇게 단기간에 바뀔 수 있을 거라고 기대했던 것은 아닙니다. 다음은 ‘이름+님’으로, 카카오는 영어이름을 지어 부르는 문화입니다. 티쿤에 적용을 하더라도 다음식의 ‘~님’ 문화 정도가 적절하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몇주 전 아브라함(이상민 부사장님)과 기업문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다가 아브라함이 카카오에서 쓰던 제 영어이름을 묻더니 먼저 훅 들어왔습니다.

“이제부터 니모라고 부르겠습니다. 저는 아브라함이라고 불러주세요.”

그렇게 둘이 닉네임으로 호칭하기 시작했습니다.


참여, 공유, 개방의 정신을 구현한 툴


사내 커뮤니케이션 툴로써 ‘아지트(agit)’를 아브라함에게 제안한 것은 그로부터 몇일 뒤의 일입니다. 입사해서 ‘밴드(band)’로 일을 하다보니 불편한 점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기본적으로 히스토리를 관리하기 어렵고, 다른 조직과 협업을 해야 하는데 길을 찾을 수 없는 등의 한계가 뚜렷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카카오의 사내커뮤니케이션 툴인 아지트를 써보자고 제안했습니다.

 

아지트는 카카오가 10년 전 카카오톡과 함께 내놓은 최초 3개의 서비스 중 하나입니다. 3개중 카카오톡만이 성공을 거둬 오늘날 카카오 번영의 기반이 됐고, 아지트는 상업적으로는 실패했지만 카카오의 사내 커뮤니케이션 툴로 자리 잡았습니다. 한동안 대외 서비스를 중단하고 내부 필요에 의한 업데이트만 해오다가, 2년전 어느 기업이든 가져다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를 재오픈했습니다.

 

아지트를 추천한 가장 큰 이유는 제가 아는 한 티쿤이 지향하는 개방, 참여, 공유의 웹 2.0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할 수 있는 툴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10여년 동안 치열한 인터넷 비즈니스 경쟁 속에서 웹 2.0 정신을 기업문화와 일 하는 방식에 가장 잘 녹여낸 기업이 결국 좋은 성과를 일궈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능동적 참여가 없다면 개방, 공유는 퇴색

 

커뮤니케이션 툴을 바꿈으로써 우리의 일하는 방식이 보다 스마트해질 수 있을까?

 

아지트는 기본적으로 개방적 구조이고, 업무 공유에 더없이 좋은 툴입니다. 서비스 자체에 웹 2.0 철학이 녹아들어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구성원의 ‘능동적 참여’가 없다면 그 의미는 퇴색할 것입니다.

 

아지트에서는 사내의 모든 이슈와 업무 프로세스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어떤 논의에 참여해야 할지, 어떤 그룹을 만들어 논의를 주도하거나 보완해야할지, 업무의 성과를 내기 위해 어떤 조직과 어떻게 협업해야할지, 어떤 그룹에 무엇을 요청해야 할지 등을 판단해서 능동적으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아지트의 각 그룹이 활성화되고, 지향하는 목적에 맞게 운영된다면 티쿤의 업무 프로세스는 점차 구성원들의 자발성과 창의성에 기초한 상향식 의사결정 구조로 바뀌어나갈 것이라 기대합니다.


구성원의 창의성이 회사의 경쟁력인 시대


물론 닉네임으로 부르고, 아지트를 사용한다고 회사가 하루아침에 바뀌는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겉멋’에 그치고, 본질적 변화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변화를 촉진하고, 성공의 가능성을 높일 것이란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닉네임 사용도, 아지트의 정착도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속도가 빠릅니다. 이것이 티쿤의 가능성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무 기업이나 이런 문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카카오가 아지트 서비스를 재오픈 한뒤 많은 기업들에게 세일즈를 해왔지만, 아직 사내 커뮤니케이션 툴로 채택한 기업은 소수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 티쿤이 참여, 공유, 개방 정신이 잘 구현된 기업문화와 일하는 방식을 갖고 있느냐에 대해서는 각자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그런 방향을 지향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빠르게 성장하는 기업일수록 일하는 방식이 스마트하며, 수평적 소통문화와 상향식 의사결정 구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들 기업은 구성원 하나하나의 자발성과 창의성이 회사의 경쟁력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티쿤을 그런 회사로 만들어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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