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후 몇 번이나 인형 대표님과 통화를 했다. 진행이 쉽지 않은 듯했다.
"협력 업체를 통해 거래하는 중국 공장에 샘플을 의뢰했는데 그곳이 더 이상 샘플은 만들지 않는다고 딱 거절을 하네요. 그래서 다른 지방의 공장으로 문의를 넣어 놓았어요. "
"여긴 하긴 하는데 선주문 1,000 개 이상을 해줘야 샘플을 만들어 준대요."
하지만 사업금으로 선주문을 할 예산은 없었다. 소량 샘플만 제작하는 것은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나마 원단 프린트를 받은 것이 다행이라면 다행이었다. 이제 이 프린트를 가지고 인형을 만들어줄 업체를 찾아야 했다.
이런저런 신경을 써서인지, 유난히 더운 여름 탓인지, 등에 견딜 수 없는 통증이 시작되었다. 한발 걷는데도 후들거렸다. 음식도 먹을 수 없었다. 커피만 들이키며 일에 매달렸다.
혼자 해결할 일들이 많았다. 무엇보다 처음 해보는 캐릭터 사업은 정말 공부할 것이, 알아볼 것이 많았다. 좋은 분들을 운 좋게 만나 프로젝트를 하고 있었지만 결정은 내가 해야 하는 것이 제일 불안했다. 점점 피로감에 조금만 움직여도 식은땀이 났다.
늘 가는 동네 내과에 들렀다. 명랑한 의사 선생님은 의사 보다 작가가 되고 싶었다며 나를 웃겨주곤 하는 따뜻한 나의 주치의였다.
"우리 작가님, 맥박이 높네요. 혈압도 봅시다."
"이제 AI 있어서 전 세계인이 작가예요. 선생님"
"그런데... 음... "
의사 선생님이 잠깐 말을 멈추더니 피검사를 해보자고 했다.
"오신 김에 수액도 맞고 가세요."
난데없이 귀한 몸이 되어 병원 침대에 누운 채 이런저런 궁리를 하고 있었다. 선생님은 쉬라고 했는데 잠시도 머리를 쉴 수가 없었다. 해결해야 하는 일이 너무 많았다.
애착인형, 카이 님과 이제부터 작업해야 하는 일러스트 작업, 카이 님의 캐릭터 디자인 계약도 시스템 들어가서 집행해야 하고... 무엇보다 어디서 전시를 하지? 피칭과 바이어 상담은 어떻게 하지? 전시 홍보물도 예산을 잡아야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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