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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디 May 13. 2021

가치혁명

Job Transformation

가치혁명(Value Revolution)


15년 전,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을 읽으며 연신 감탄하던 중, 주제 넘게도 앞으로 다가올 거대한 변화를 예측해보았다. 기술의 발달로 충분히 높은 수준의 생산성에 도달하면서 사람들의 의식이 바뀌고, 효율성이라는 굴레를 벗어나 본인에게 가치있는 무언가를 추구하며 그에 따라 직업과 라이프스타일을 선택할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생각하고 생활하는 방식에 거대한 영향을 주게 될 것이고, 이러한 변화는 가치혁명(Value Revolution)이라 부를 것이다.


세상은 변화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 인더스트리 4.0(Industry 4.0) 또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개념이 등장하였는데,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모든 분야에 걸쳐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하던 일은 인공지능 및 로봇으로 대체되는 자동화가 가속화되고, 생산성이 급격히 향상되고 있다.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머지 않아 사람이 굳이 일을 하지 않아도 생산량이 충분한 타이밍이 올 수 있다. 이러한 현상이 복지 정책과 맞물린다면, 언젠가 일을 하지 않고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는 시대가 올 것 같다.


그렇다면, 사람은 무슨 일을 하고 살게 될까? 생계에 대한 걱정이 없는 사회라면 매슬로우 이론에 따라 한 차원 높은 가치를 추구하게 되지 않을까? 애정이나 존중, 더 나아가 자아실현의 욕구 말이다. 여기에, 가치관의 다양성이 인정되면 각자 본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을 하며 살아갈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다 보면 가장 인상적인 여행지 중 하나인 쿠바가 떠오른다. 쿠바는 정부가 대규모로 통제하는 공산주의 국가이다. 쿠바에서는 의사 월급이 5만원 수준이라 그런지, 내가 관광지 위주로 다녀서 그런지 춤을 추거나 음악, 미술 분야에 종사하는 예술가들이 많아 보였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택시비가 한달 월급에 맞먹을 정도로 구조적으로 문제가 있는 국가이기에 전혀 적절한 예시는 아니겠지만, 쿠바를 떠올릴 때마다 '생계가 해결된다면 예술가의 길을 선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떠오른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ESG(Environmental, Social, and Corporate Governance)를 추구하는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아직 생산 효율성 측면에서 내연기관에 한참 부족하지만 주요 자동차 제조사들이 기후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차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이렇듯, 기업 경영에서는 무게중심이 효율성에서 다른 형태의 가치로 넘어가고 있는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직업에 있어서도, 무작정 높은 수입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중요하게 생각하는 다양한 기준에 따라 직업을 선택하게 될 것이다. 급여가 높지 않아도 보람 있는 일을 추구하거나, 여가 시간을 위해 근무시간이 적은 일을 할 수도 있고, 원격근무처럼 근무지가 자유롭거나, 탄력근무제처럼 근무시간이 유연할 수도 있다. 이렇듯, 가치혁명의 시대에는 본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전개되는 Job Transformation 현상이 나타날 것 같다.


궁극적으로, 각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행복한 직업 생활을 누릴 수 있는 시대가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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