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소한 장면을 특별한 앵글로 만드는 마술
# 머리를 강타한 사진들 (Hideaki Hamada)
우연히 머리를 강타하는 사진들을 발견했다. 남자아이 둘을 둔 어느 아버지의 사진이었는데 아이들을 관찰하는 눈썰미가 예사롭지 않다.
흔히 사진은 피사체에 대한 애정이라고 말한다. 피사체에 가장 가까운 거리까지 다가가 애정을 담은 셔터는 사진 너머까지 그 감정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사진 속 아이들은 집안과 놀이터에서 골목과 공터에서 그리고 때론 자연과 어우러지는 풍광 속에서 또래의 아이들과는 사뭇 다른 표정과 행동으로 필름에 남았다.
찾아보니 Hideaki Hamada라는 일본 사진작가였다. 앵글이 예사롭지 않고 색감이 특별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오랜동안 사진 일을 하는 프로 작가로 셀럽뿐만 아니라 다양한 브랜드의 작품 활동을 이어온 프로 중의 프로였다.
처음에는 호기심으로 사진을 찾아보다가 이제는 정말 찐 팬이 되어버렸다. 덕분에 사진에 전혀 관심 없던 내가 pentax67이라는 중형 카메라를 지르고 필름으로 찍는 사진에 매료되었다.
# 사소한 장면을 특별한 앵글로 만드는 마술
Hamada의 사진은 편하다.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평범한 일상 속에 아이들의 천진난만함이 녹아있다. 사진에 군더더기가 없다. 군더더기 없다는 말은 있는 그대로를 담백하게 담는다는 뜻이다. 뭔가를 수식하기 위해 쓸데없는 힘을 쏟지 않는다. 과장하지 않고 설정하지 않은 컷들을 보고 있으면 그 순간에 어떤 마음으로 아이들을 바라보았을까 상상하게 된다.
Hideaki Hamada는 늘 적당한 거리에서 기가 막힌 순간을 포착한다. 그 순간이 디지털이 아닌 필름 카메라로 촬영한 아날로그라서 더 놀랍다. 필름은 스캔해서 후보정을 하는 것 같다. 주로 portra400을 쓰지만 필름의 자연색상으로 도출하기 힘든 파스텔 톤 색상인 걸 보면 필름 스캔 후 보정 작업에 공을 들이는 느낌이다.
가장 사소하고도 평범한 장면을 가장 울림 있는 사진으로 바꾸는 마술 같은 솜씨가 부럽다. 여러 해를 거쳐 모인 사진은 포토북 Haru & Mina로 엮었다. 좋은 사진은 기술이 아니라 관찰과 경험 그리고 순간을 재해석하는 찰나의 타이밍이라는 걸 새삼 느끼게 한다.
#참고 링크
*Hideaki Hamada 플리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