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내우주 May 29. 2023

너는 좋겠다. 돌아갈 고향이 있어서.

내 고향 예산

"너는 참 좋겠다. 돌아갈 고향이 있어서." 누군가 내게 했던 말이다. 누가 내게 이 말을 했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저 한 마디가 깊게 와닿았다.


최근 고향에 내려갈 일이 많아졌다. 자칭 '예산의 아들'이라고 떠들고 다니길 십수 년째. 이제는 타칭도 예산의 아들이 된 나는 고향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무척 크다. 작년 말 어느 모임에서 2023년의 계획이 뭐냐는 물음에 무심코, "예산에 여행사 하나 차려보고 싶어요. 협동조합이나 사회적기업 같은 거요. 예산은 자랑할 것도 좋은 자원도 참 많은데 사람들이 잘 모르거든요. 외국인 관광객도 유치해 보고 싶고요. 지역 특산물을 활용해 증류주 브랜드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예산을 떠올리면 재미난 프로젝트와 아이디어가 마구 떠올라요. 그야말로 기회의 땅 아닌가요?"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110km, 1시간 50분 거리. 수도권 접근성도 좋다!


너는 좋겠다. 돌아갈 고향이 있어서.





"아유. 청년들이 참 반가워. 서울서 복잡하게 살지 말고 여기서 여유롭게 살아요. 이 동네에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할 사람이 없어서 문제지." 예산군 대흥면 슬로시티에서 만난 멋진 어른이 해 주신 말이다. 하이브리드한 삶을 동경하는 내게 설레는 순간이 아닐 수 없었다. 부모님의 품처럼 반겨주는 고향이 있다는 것은 정말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다.

 




백종원과 예산상설시장



'한물간' 재래시장이었던 예산상설시장은 한 기업가의 유명세로 인해 활기를 되찾은 모양새다. 요즘 일반 대중에게 예산군은 백종원 씨의 고향으로 쉽게 인식되고 있다. 과거에는 배우 정준호 씨의 고향으로 유명했다. 어쨌든 예산이 고향인 유명인들 덕분에 지역이 알려지고 있다는 건 좋은 일이다. 백종원 씨의 고향이 고향인 나 역시 가는 곳마다 백종원의 영향력을 볼 수 있는 게 신기하다. 마치 어렸을 적 공주시에 가면 온 동네가 박찬호였던 걸 보는 것 같다.





하평리의 들판과 노을






내가 태어나고 자란 곳에서 뭔가를 해보고 싶은 것은 아주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이다. 고향이라는 정서적 안정감이 어떤 가치인지 고향이 없는 도시의 청년들에게 알려 주고 싶다. 그들에게 정서적 고향을 만들어 주고 싶다. 나라는 사람의 일부를 소개해 주고 싶다. 어쩌면 내고향 예산은 내우주의 기원일지도 모르겠다.





도시의 분업화한 일상을 사는 데 익숙해진 나와 같은 청년들에게 기꺼이 비빌 언덕을 내어주는 고향이라는 존재를 천천히, 진심을 다해 소개해보련다. 나의 예산살이는 이렇게 시작되었다.




예당저수지






*매거진 '예산살이'는 행안부의 2023년 청년마을 만들기 사업을 고향 예산군에 유치한 4월 말의 기록으로부터 시작합니다. 올 초부터 서울과 예산을 오가며 예산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내가 원하는 로컬라이프는 어떤 것인지 상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지역성이 담긴 콘텐츠를 원하고, 그 라이프스타일에 호기심을 갖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예산의 라이프스타일과 저의 지역살이를 소개하기 위해 이 매거진을 공개합니다. 가급적 꼼꼼하고 솔직하게 기록하고 꾸준히 연재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앞으로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