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1.27 기록
시차 적응 대실패. 매일매일 4~5시에 깬다. 언제 자던 이 시간에 일어난다. 사실 이렇게 일기나 블로그에 글 쓰는 것을 끈기 있게 못하는 편이라서 지금까지 시작도 못했지만 아침시간.. 새벽에 너무 심심해서 이렇게나마 전날을 정리하고자 한다.
일단 오티 (introduction week)를 참석하지 못했다. 이유는 그냥 내 불찰이다. 놓치지 않으려고 매일매일 dtu 메일함에 들어가 확인을 했지만 내 눈에는 절대 안보이더라. 아직 그 사이트가 익숙해지지 않아서 공지를 찾지 못했었던 것 같다. 솔직히 프로그램은 지나가면서 들은 바로는 그다지 흥미를 끄는 내용은 없었는데 외국인 애들과 한 조가 되어 각종 활동을 하며 친구를 만들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던 것은 분명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이틀 동안 혼자서 코펜하겐 시내를 돌아다녔다. 그토록 원하던 혼자 하는 여행인데 처음엔 하도 쫄아서 골목길도 무서워서 많이 지나쳤던 것 같다. 두 번째에는 그래도 용기가 생겨서 아무 버스도 과감히 타고 막 걸어 다녔던 것 같다. 사실 유럽에 오면 이국적인 느낌을 많이 받을 줄 알았다. 그러나 이미 매체로 많이 접한 풍경들이다 보니 생각보다 막 새롭게 느껴지진 않았던 것 같다. 그래도 문득문득 내가 유럽에 와있구나 라고 생각을 하며 괜스레 신기하게 느껴지기는 했다.
내가 다니는 학교 DTU는 요즘 Transforming 중이다. 곳곳에 새로 지은 건물들이 있고 내부 리모델링을 했던 흔적이 있다. 한양대보다 시설이 좋은 것은 확실한 것 같다. 이번 주는 할 일도 없으니 학교라도 많이 돌아다니면서 내가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을 점찍어놔야겠다.
교환학생 목표는 여러 가지가 있는데 그 중요도는 계속 끊임없이 바뀌는 것 같다. 크게 1. 반년 간 홀로 타지 생활하며 독립심 기르기 2. 유럽 곳곳 마이너 한 곳까지 여행 3. 외국 학교 수업 체험. 일단 1번의 중요도가 가장 크다. 2,3,4는 계속 바뀌는 것 같다. 원래 굳이 유럽으로 온 이유는 2번 때문이었지만 3번도 은근 기대는 된다.
여행은 덴마크는 혼자 하더라도 가능한 다른 나라는 동행을 구해서 하려고 한다. 3월에는 대학 동기들과 스페인, 아름이와 프랑스.... 독일 정도는 혼자 갈만 할 것 같기도 한데 영국이나 프랑스 파리는 왜 이렇게 겁이 나는지 모르겠다. 그냥 무리하게 다 가려하지 않고 끌리는 대로 가려고 한다. 니스 하고 모나코는 내가 유럽에서 가장 가고 싶고 기대했던 곳이니 여기 한국인 애들 갈 때 한 번 따라가는 것을 생각해보고 있다. 사실 프랑스 남부는 교통이 잘 안되어있어서 혼자 가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해 포기하려 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4월에는 좀 착실히 학교 생활하다가 덴마크 지방을 가거나 마실 삼아 스웨덴이나 노르웨이 쪽 가면 될 것 같다. 끝나면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체코 스위스를 돌고 싶은데 이렇게만 다닐 수 있다면 유럽은 미련 없을 것 같다.
아직 초반이라 좀 외롭다. 그래도 이것도 다 경험이려니 생각하고 있는데 지금까지 일단 확실히 깨달은 것은 이민은 현지에서 일만 구할 수 있다면 별거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일을 구해도, 아무리 돈을 많이 벌 수 있어도 아무나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깨달았다. 이제는 생각 없이 나중에 서양에서 살아야지... 이런 말도 못 하겠다. 주변 사람들의 소중함을 느끼는 중.
'19년의 감상평 :
위 본문은 내가 16년도 교환학생 때 쓴 글을 가져온 것인데 지금 읽어보니 쫄보가 따로 없다.. 찌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