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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성범 Aug 13. 2024

마포갈비

합정동 산책

마포갈비


돼지갈비는 1970년대 소위 가든에서 구워먹던 소갈비의 대체재로 등장했다고 한다. 여의도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여의도와 마포를 연결하는 마포대교가 놓이면서 마포가 여의도의 배후지로 떠오르던 시기였다. 퇴근한 여의도 직장인들이 마포대교를 건너 갈비집으로 모여들고, 돼지갈비와 상추쌈, 돼지껍질에 소주를 마셨다. 그렇게 마포갈비는 지난 50년 동안 마포나루를 대신해왔다. 


집에서 나와 멀리 산책을 갈 때는 한강공원을 따라 마포역 근처까지 내려갔다. 돼지갈비로 유명한 노포들이 여럿 있는 그 골목인데, 사실 돼지갈비를 먹은 적은 거의 없다. 근처 직장인들이 워낙 많아 자리가 부족하기도 하지만, 양념한 갈비를 잘 굽는 것도 좁은 노포에서 목청을 높이는 것도 편안한 일은 아니다. 모든 말은 기록에 앞서 현재다. 지역이 음식으로 호명되는 것도 하나의 시대로 기록될지 모를 일이다. 전국 어디에서나 마포갈비를 먹는 시대니까.



참고_서울을 먹다(황교익 정은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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