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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알파카 Sep 10. 2021

개발자가 버그를 인정 한다는 것.

개발자가 고립되지 않으려면..

8년차 개발자이지만, 직업으로서의 개발자는 아직도 어렵다. 새로운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는 만큼 공부와 트렌드 파악도 필요하지만, 만들어진 결과물들에 대한 품질도 신경을 써야 한다. 물리적인 3차원 공간에서는 재료와 기술이 잘 조합된다면 어느정도 품질을 보장하는 상품이나 물건을 만들어 낼 수 있지만, 소프트웨어의 특성상 어디서 어떤문제가 터질지 아무도 모른다. 심지어 물리적인 영향까지도 고려해야하는 상황. 이러저런 어려움이 있지만, 그보다더 문제는 개발자라는 직무 특성으로 인해 사고방식이 경직되고 주변으로부터 고립되는 상황까지도 발생한다는 것이다.


직업으로서의 개발자는 사고의 패턴이 평소의 개발 코딩과 같이 논리적으로 따지고, 유연성이 부족하여 경직된 사고방식을 갖게 되곤 한다. 직업병이다. (간단하게 대충대충 생각하면 되는 사항을 논리적으로 이해하려고 따지듯이 묻는 다면.. 부디 환자구나 생각하며 이해해주시기를..)  경직된 논리적 사고방식에 더해 개발자적인 자존심도 개발자를 고립시키는데 한 몫을 한다. 자신감이 아니라, 그냥 자존심이다. 개발자라서라기 보단 전문직 업무를 하는 사람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개발자는 특히 더 심한 것 같다.


경험이 쌓이고 경력이 쌓일수록, 말로만 코딩을 하고 가능한 방법을 우선 찾기보단, 손이 많이 가지 않도록 안됩니다 를 전제로 대화를 나누는 패턴들. 불확실성을 가지는 소프트웨어를 만들기에 어쩔 수 없이 보수적인 태도를 취할 수 밖에 없다고 이해되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개인의 감정이나 판단에 치우쳐서 이성적이지 못한 주장을 우기는 경우도 있기에 주변으로부터 고립되는 상황까지 치닫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기도 한다.


팀으로 손발이 맞아야 하는데 마음과 생각부터 맞지 않는다면, 그 누구도 함께 갈 수가 없다. 함께 멀리가기 위한 마음이 있다면, 개발자들은 한가지만 명심하면 된다.  주장 내려놓기, 내가 틀릴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말만으로도 어려운건 인정한다. 머리로는, 눈으로는 그렇구나 싶지만 실제로 압박을 당하거나 상대로부터 논리적이지 못하다고 느껴지는 의견을 들었을 때, 개발자들은 우선 거대한 벽을 쌓고 대화를 나누기 시작한다. 분명 서로 대화를 하고 있는데, 자기가 하고 싶은 말만 하는.. 참으로 어리석어보이는 상황이 벌어진다. 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왜 저럴까 싶기도 하지만, 막상 나도 자유롭지 못하다는 것을 인정한다.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기 어려운 이유는 사실 내면의 불안 때문이다. 완벽주의 또는 이상적인 개발자가 되고 싶은 마음에 인정하지 않으려는 완고함이 더해져 타인에게 자신의 실수가 드러나는것을 극도로 경계하고 방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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