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내전의 배신.
검사내전을 재미있게 읽었다. 검사라는 직업에 대한 소회와 에피소드들 그리고 김웅이라는 검사가 가진 직업관에 대해 진솔하게 기록되어 있었다. 김웅 검사가 국회의원 비례대표로 영입된다는 소식에도 평소 정치적 견해가 맞지 않은 정당임에도 그의 가치관이라면, 어느 당에서든 열심히 활동할 것이라 응원했건만 사건이 터지고 말았다.
검찰의 정치개입에 통로로 의혹을 받는 뉴스가 연일 끊이지 않고 있다. 야당의 차기 대선후보 1위와 관련된 사항인지라, 공수처와 대검의 조사 결과에 모두가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래 그럴수 있지. 그도 사람인데 싶었지만, 정말 어이없게도 외부와의 연락이 두절된 몇일 사이에 휴대폰을 바꾸셨단다.
검찰로부터 고발장을 건네받은 정황이 있는데 조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국회의원 김웅은 휴대폰을 교체했다고 언론에 발표했다. 허참. 책으로 만들어진 이미지와 첫인상이 결코 그 사람을 대변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운다.
말로 자신을 치장하고, 강의를 통해, 저서를 통해 멋진 명언들을 쏟아내지만 사실 자신을 드러내기 위한, 자신을 뽐내기 위한 멘트들은 과장과 진심이 아닌 자신을 치장하기 위한 양념에 불과하다. 사람을 제대로 알기 위해선 오랜시간 동안 인생의 궤적에서 그가 선택한 방향성을 지켜보아야 한다. 선택을 결정하게 된 가치관, 신념, 문화가 진짜 그의 모습을 대변해준다. 한두번은 분위기에 휩쓸리거나 타인을 의식해서 자신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지만, 오랜 기간동안 자신을 속이는 선택을 반복하기란 쉽지 않다.
나의 삶의 궤적을 되돌아본다. 의리 있지도, 신념이 있어보이지도 않는다. 그냥 물 흘러가는대로 몸을 맞기며 살아왔다. 굳이 물살을 바꾸려하지 않고, 물을 거슬러 올라가려고 하지도 않고. 어찌보면 편한 삶을 살고 있다고 해도 무리는 아니라고 본다.
오랜시간이 지나 내 삶의 궤적을 통해 누군가가 나를 평가한다면, 물 처럼 방향을 정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멈추지 않고 흘러갔던 인생이었다는 평을 받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