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시는 우리나라 정부부처가 대부분 입주한 정부세종청사가 있는 행정중심복합도시이다. 세종특별자치시로 일반적인 시군과는 다른 자치권을 가지고 있고, 스마트시티로 설계되어 도시 운영에 있어 가장 선도적인 기술력을 보여 주고 있는 도시이다. 세종시의 역사와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내용 그리고 세종시가 나아갈 미래 방향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 후보의 '충청권 신행정수도' 공약으로 시작되었다. 2004년 충남 연기군 지역이 최종결정되었으나, 2004년 헌법재판소가 '신행정수도특별법'에 대해 관습헌법을 들어 위헌 결정을 내려 수도 이전은 되지 못하고, 2005년 가칭 '행복도시법'이 제정돼 세종시 건설이 추진되었다. 원래 수도를 이전하려고 계획했던 도시이나 수도 이전에 대한 위헌 결정이 나서 결국 행정중심복합도시에 그치고 말았다. 수도 이전을 고려하여 비슷한 시기에 진행된 혁신도시 등 다른 신도시들보다 규모를 크게 계획하였으나, 전체가 다 개발이 되지는 못하고 중심부부터 단계적으로 개발을 해 나가고 있다.
전체 면적은 465 km²이나 건설지역은 73 km²이고, 인구는 2025년 기준 약 40만 명에 조금 미치지 못하고 있다.
행복도시 권역은 크게 6개 권역으로 나뉘어서 각각의 고유 성격을 가지고 개발되고 있다.
세종 스마트시티 사업은 행복도시 건설 초기부터 U-City로 먼저 계획되었지만, 2018년 1월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로 선정되면서 구체화되었다. 세종특별자치시 5-1 생활권을 중심으로 면적 약 83만 평, 사업비 1조 5천억 원으로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 사업이 시작되었다. 이후 민관합동으로 SPC(특수목적법인) 방식으로 사업비가 3.1조 원으로 확대되어 진행되고 있다.
세종 스마트시티 국가시범도시는 4차 산업혁명 신기술의 테스트베드로서 시민이 주도적으로 도시문제 해결에 참여하여 삶의 질을 높이는 지속가능한 도시를 목표로 아래와 같은 7대 혁신요소를 도입하고 있다.
모빌리티 : 퍼스널모빌리티·차량 공유 서비스, 자율주행, 통합모빌리티, 스마트주차 등
교육/일자리 : 스마트학습공간(온, 오프라인) 에듀테크, 학습체제(IB)도입, 생애 교육서비스 등
에너지/환경 : 신재생에너지 공급, 에너지 자립도시, 융복합 충전인프라 등
안전/생활 : 도시 범죄예방 서비스, 스마트 생활편의 서비스, 미세먼지 저감 시스템 등
문화/쇼핑 : 공연자-관객 맞춤연계서비스, 가변형 공연문화공간 구축, 스마트 통합배송 서비스 등
거버넌스 : 시민참여형 의사결정 시스템 제공
헬스케어 : 개인 맞춤형 건강관리 서비스, AI기반 응급의료시스템, 스마트홈 주치의 서비스 등
세종시에 거주하지는 않았지만, 1년에 3~4회 이상 꾸준히 10년 넘게 세종시를 방문하고 있다. 세종시를 초창기에 방문했을 때와 최근에 세종시를 방문했을 때는 느낌이 많이 달랐다. 10여 년 전 세종시를 처음 방문했을 때는 도시를 만드는 초창기여서 그런지 많이 비어 있고, 여기저기 무언가를 짓고 있는 건설 중인 도시 이미지가 강했다. 그런데 요즘은 방문해 보면 굉장히 많은 아파트와 건물들이 들어서 있고, 차도 많아 복잡한 느낌이 많이 든다. 세종시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는 느낌도 많이 들지만, 그래도 세종시가 앞으로 이런 부분을 보완해 더 발전하면 좋겠다는 미래 방향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우선적으로 세종시의 교통은 혁신적으로 개선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처음에 세종시를 갈 때 KTX를 타고 오송역에서 내렸다. 그런데 문제는 오송역에서 세종시 안으로 들어가려면 택시비가 2만 원이 넘게 나왔다. 서울역에서 오송역까지 KTX 요금도 2만 원이 안 나오는데, 택시비가 2만 원이 넘게 나오다니 '배보다 배꼽이 크네'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은 간선급행버스인 BRT가 잘 되어 있어 비용도 얼마 안 들고 20분 남짓 빠른 시간 안에 연결이 되고 있지만, 왜 직접적인 수요가 있는 세종정부청사역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오송역에 KTX역을 만들어 시간과 돈 낭비를 하는지는 아직도 수긍이 되지는 않는다. 수요공급이 아니라 정치적 지역안배로 결정된 오송역 문제뿐만 아니라 세종시 내부 교통도 상당히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세종시는 기본적으로 자동차 중심이 아니라 사람이 걸어 다니기 좋은 도시를 지향하였다. 도시계획의 이상으로는 좋은 시도였지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 차량운행을 줄이기 위해 주차장도 적게 만들었지만, 현실은 도심 중심지에서는 곳곳에서 주차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도심 상가지역에 식사라도 하려 가려면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빙글빙글 돌고 있는 차들을 여기저기서 볼 수 있다. 신도시를 계획할 때 초기에 주차장을 지하에 넓게 만들어 놓으면 나중에 도시가 커져도 충분한 여유공간을 가질 수 있는데, 도시가 완공된 상태에서는 주차창을 물리적으로 늘리기가 힘들어진다. 세종시의 경우 지금 단계에서는 도로를 늘리거나 주차장을 늘리는 것과 같은 물리적인 확충은 비용만 많이 들고 효율적이지 못할 수 있다.
지금 단계에서 고려해 볼 만한 교통정책은 기존 교통수단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는 방안이다. 예를 들어 공유차량 1대는 자가용 10대를 대체할 수 있다고 하는데, 전 세계에서 흔히 이용할 수 있는 우버와 같은 서비스를 도입하거나, 아예 택시에 보조금을 주어 이용요금을 낮추고 운송률을 높이는 방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 이경우 주차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도심의 주차난을 많이 완화시킬 수 있다. 좀 더 대중교통적으로 접근하면 지금 시범운영하고 있는 수요응답형 교통체계인 DRT를 확대하는 방안을 사용할 수 있다. DRT는 콜버스, 콜택시 2가지 다 가능한데 도심에 수요가 많은 지역은 콜버스, 외곽 지역이나 몸이 불편한 교통약자들을 위해서는 콜택시를 병행하는 방안으로 최적화시킬 수 있다.
세종시는 현재 콜버스 시범운영뿐만 아니라, 이응카드로 교통수단들을 통합하는 방안으로 나아가고 있고, 자율주행차도 시범운영하고 있는데 좋은 방향인 것 같다. 앞으로 지금 시범운영 중인 자율주행차가 보다 발전해서 오송역에 내려 자율주행차를 타고 세종시 여기저기를 다녀 보고 싶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나주혁신도시는 세종시와 거의 비슷한 시기에 계획되고 만들어진 신도시이다. 도시 개발 주체가 LH로 같다 보니, 사실 도시계획도 비슷한 점이 많았다. 다만 차이점은 세종시는 수도 이전을 염두에 두고 동시대에 만들어진 혁신도시들보다 10배 이상의 큰 규모로 단계적으로 발전하도록 계획되었다는 점이다. 세종시가 스마트시티 시범도시로 다른 신도시들의 모범사례가 되어,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K-신도시의 위상을 널리 전파할 수 있으면 좋겠다.
글 : 이계원(공유경제연구소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