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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밀묵 Feb 23. 2024

나는 남을 어떻게 할 수 없다.

인간관계에 관한 고찰


난 기본적으로 인간에 대해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남을 어떻게 할 수 없다."

마찬가지로 남도 나를 어떻게 할 수 없다.


이 전제조건이 정말 정말 중요한데 그래서 내가 제어할 수 없는 "남" 이, 내가 원하는 어떠한 결과의 주체가 되면 인간관계의 불행이 시작된다.


내가 노력해서 바꿀 수 있는 결과는 나만 잘하면 된다. 하지만 주체가 남이 되는 순간 나의 노력과는 별개로 결과는 남이 정하기 때문에 모든 고통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걸 처음 깨닳은건 살면서 정말 이상한 사람들을 대면하면서였는데, 상식적으로 이해가 가지 않는 행동을 하거나, 원래는 하기로했던 약속을 아무렇지 않게 저버리는 파렴치한 행동을 맞닥뜨려도 나는 상대를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
(여기서 분노조절장애가 있거나 힘이 넘치는 사람이라면 어떻게 하겠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법이 무섭거나 무력을 행사하는 상상을 해본적이 없으므로 결국은 어쩔 도리가 없다는 것을 깨닳았다. 사실 이런 경험을 해보지 않는 것이 가장 좋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건 최대한 결과의 주체가 남이 되지 않고, 내가 되는것이 가장 깔끔하다. 

하지만 살다보면 어쩔 수 없이 남이 결과의 주체가 되는 상황이 생길 수 밖에 없다.


그러면, 이제 남은 어떻게 할 수 없으니 

여기서 내가 제어할 수 있는것은 오로지 나뿐이다.

이제 이렇게 기본적인 마음을 셋팅해두고 


문제가 발생하는 인간관계 - 가족, 연인, 친구, 직장.. 을 하나씩 대입해보자.



A. 연인

애인이 술을 먹거나, 남사친 여사친 문제가 있거나, 연락이 안되거나, 취미활동을 너무 과하게 하거나.. 등등 문제가 발생해요. 어쩌죠? 

잊으면 안된다. 나는 상대를 어떻게 할 수 없다. 여기서 내가 할 수 있는것은 상대에게 내가 왜 그 행동이 힘들고 이해할 수 없고 나라면 어떻게 했을지를 설명하고 상대를 최대한 내가 원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 설득한다. 나는 설득에 최선을 다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가 바뀌지 않는다. 그러면 "나"는 어떻게 할것인가?

1. 상대의 문제를 받아들이고 순응한다.

2. 상대의 문제를 더이상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떠난다.


순응 할 수 없는가? 그렇다면 떠나면 된다. 떠날 수 없는가? 그렇다면 순응하면 된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것은 결국 나의 변명이고 나만 아프게 할 뿐이다. 상대가 술을 안먹었으면 좋겠다. 는 내가 원하는 결과일 뿐이다. 나만 원하는 것이기 때문에 상대는 원하지 않아서 따라주지 않는 것이다. 




B. 가족

아이가 공부를 잘해서 좋은 성적을 받으면 좋겠지만 말을 듣지 않는다. 어떻게 해야할까? 여기서 "아이"가 어떻게 해야할지는 내가 생각해서는 안된다. "나는" 어떻게 할지가 중요하다. 먼저 내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고의 서포트를 해준다. 내가 정말 최선을 다한 후 아이가 가져오는 결과에 따라서 또다시 나는 어떻게 할지 정한다.

아이가 "내가 원하는 성적" 이라는 결과를 가져왔다면 기뻐하면 된다.

아이가 "내가 원하는 성적"의 결과를 못 가져왔다. 

    a. 아이의 결과를 받아들이고 순응한다.

    b. 아이의 결과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면 아이를 포기한다.


조금 극단적인 예시일까? 하지만 사실 내가 할 수 있다면 a와 b밖에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아무리 화를 내고 울고 소리르고 상대를 달래봐도 큰 범주 안에서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다. 왜냐하면 이미 "내가 원하는 결과"는 오로지 "상대만" 가져올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C. 직장도 마찬가지다.

상사가 나를 괴롭힌다. 팀원이 나의 말을 듣지 않는다. 우선 "내가"할 수 있는 방법을 최대한 모색한다. 원온원도 해보고, 인사팀과도 얘기해보고 당신이 계속 이렇게 한다면 나는 어떠한 조취를 취하겠다고 미리 말도 해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상대의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아마 회사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다. 또는 회사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해주지 않는다면 나는 

    a. 순응한다.

    b. 떠난다.

하지만 순응하기에는 화가나는데요. 떠나는건 쉽나요? 그리고 제가 잘못한게 아닌데 왜 제가 떠나야하죠? 라고 할 수도 있다. 결국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그래서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상대가 나에게 사과하는 것"인가? "상대가 변하는 것"인가? 그렇다면 결국 당신은 할 수 있는 것이 없다. "나"는 어떻게 할것인가를 더 생각해보는 것이 좋다. "나는 부서를 이동하고 싶다." "나는 보상을 받고 싶다." 등등의 나를 주체로 생각해보면 완벽히는 아니지만 조금은 당신의 고민이 해결될 수도 있다. 


물론 법적인 이슈가 있거나 도덕적인 문제가 생기면 문제는 달라지겠지만 가벼운 인간관계의 고민은 이정도의 알고리즘으로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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