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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보람 May 11. 2024

태도, 세상이 직장인에게 원하는 의외의 것

책 리뷰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열심히 하는 사람은 진짜 드물어.
그런데 보람아, 열심히 해야 돼.
열심히 하면 그걸 분명 알아보는 사람이 있다?



함께 입시를 준비하던 언니를 십 년 만에 만나 7시간 넘게 수다를 떨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낭중지추(囊中之錐)'에 대해 생각했다.


낭중지추.

주머니 속의 송곳. 뛰어난 사람은 숨어 있어도 눈에 띄게 된다는 것.


어렸을 땐 이 뾰족함이 천재성과 같은 뛰어난 실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직을 하고 이전과 다른 환경에서 새롭게 시작하는 요즘, 사람의 한 끗을 만드는 건 결국 태도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를 쓴 최인아 작가는 제일기획에서 카피라이터로 커리어를 시작해 부사장까지 올랐다. 광고가 공해(公害)처럼 느껴지는 시대, 그럼에도 그가 쓴 카피를 들으면 누구나 '오!' 할 것이다. 내가 가장 인상적이었던 건 역시 이 문장이다. "당신의 능력을 보여주세요."


아마 당사자인 그는 겸연쩍어 하겠지만, 나는 그가 낭중지추와 같은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삼성그룹 최초의 여성 임원이 된 것도 송곳 같은 무언가를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태도가 경쟁력이다


그런 저자가 일하는 사람에게 강조하는 한 가지 덕목은 다름 아닌 '태도'다. 재능이 씨앗이라면 태도가 싹을 틔우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얼마나 다행인가요? 내가 어떻게 하는가에 따라 그래도 결과를 바꿀 수 있으니 말이죠. 저는 이 모두를 '태도'라 이릅니다. 재능이 저절로 능력이 되지는 않습니다. 재능은 씨앗이고 잠재 상태일 뿐, 그것이 능력으로 발현되고 인정받기까지는 여러 가지가 필요하고 투입되어야 합니다.

최인아, <내가 가진 것을 세상이 원하게 하라> p.145


이 말이 내가 와닿은 건 내가 재능이 없는 사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나 역시 '태도'의 수혜자였기 때문이다.


한 면접 자리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었다. 포트폴리오, 그리고 브런치를 보니 혼자서 고생한 게 너무 보였다고. '이 친구 끌어주면 잘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처절한(?) 과거의 기록이 나를 면접장으로 이끈 것이다.



재능보다 태도


나는 운이 좋게도, 나를 좋게 봐주는 분들을 참 많이 만났다. 예전엔 그게 내가 똑똑하고 뭔가를 잘해서인 줄 알았지만, 아니었다. 그분들이 나를 좋게 본 이유는 내가 진짜 잘해서가 아니라, 잘하고 싶어서 어떻게든 해보려는 모습을 높이 산 거라는 걸 이제는 안다.


언니와 만나던 날도 언니는 내게 말했다. "선생님이 널 얼마나 예뻐했는데."


언니 말마따나 (확인된 바는 없지만) 내가 선생님의 최애였던 건, 글도 못 쓰고 혹평을 받아 빌빌거리면서도 꾸역꾸역 글을 써갔기 때문일 것이다.



애쓴 시간은 내 안에 남는다


독후감과 에세이 그 어딘가에 가까운 이 글을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적은 것은 오롯이 나를 위함이다.


글 잘 쓰는 친구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며 끝없이 바닥으로 처박히던 과거의 나,

면접에서 당당한 척했지만 사실 가진 게 쥐뿔도 없다는 걸 들키게 될까 봐 두려운 현재의 나,

똑똑한 사람들 사이에서 어떻게든 1인분 해보려고 애쓸 미래의 나.


앞으로도 나는 '재능 없음'을 만회하기 위해 쏟아붓는 시간을 보낼 것이다. 운 좋게 싹을 틔울 수도 있고, '이 씨앗이 아니었네' 하게 될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애쓴 시간은 내 안에 남는다. 어떻게든 해보려고 애쓰던 그날의 기록이 나를 면접장으로 인도하고, 재능이 없음에도 작가가 되고 싶다고 애쓰던 그 시간이, 이렇게 깨달음으로 이어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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