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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날적 Dec 26. 2024

24.12.26 (목) "전세대출금리"

불문율이 점점 깨져가는 전세시장, 전세대출 금리

오늘은 전/월세 시장과 전세대출금리 이야기를 조금 해볼까 합니다. 아래 그림에서 검은색으로 표시된 전세자금대출 금리는 통상적으로 주택담보대출 금리보다 10~20bp(0.1~0.2% p) 정도 낮거나 비슷한 수준을 보입니다. '23년 5월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보험 가입 기준을 공시가격의 126%로 제한하는 '126% 룰'이 시행된 이후에도 전세대출 금리는 주담대 금리보다는 낮은 수준을 보였습니다. 그런데 올해 하반기부터는 전세자금대출 금리가 주담대 금리보다 높아졌고, 시장 관계자들도 높은 수준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에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입니다.

녹색 : 신용대출, 파란색 : 주택담보대출, 검은색 : 전세자금대출 금리  / 모두 신규취급액 기준  (한국은행 ECOS)


이런 금리 역전 현상에는 다양한 원인들이 있겠지만, 일단 가장 눈여겨볼 부분은 '전세보증비율'입니다. 전세자금대출을 받을 때 은행이 대출을 해주려면 담보가 필요한데 이때 주택금융공사, HUG, 서울보증보험에서 발급하는 보증서를 담보로 합니다. 그런데 아직까지는 전세보증금이 5억이라면 보증서가 이 5억 원을 100% 보증해 주고, 은행은 이를 담보로 대출을 내어줍니다. 그런데 이 보증비율을 80%로 낮춘다고 하면, 보증서가 인정해 주는 담보의 안정성은 전세보증금 5억 원이 아닌 4억 원으로 줄어들고 아무래도 대출을 취급하는 금융기관에서는 기관에서 부담해야 할 리스크가 커집니다. 이렇게 대출을 취급하는데 위험이 커지다 보면 대출 금리를 상승시킬 수밖에 없습니다.


시중은행 전세자금대출 설명 페이지 캡처


정리하자면 지금까지는 은행이 전세자금대출을 취급할 때 '담보비율 100%짜리 보증서'만 믿고 대출을 실행할 수 있었는데, 앞으로는 담보되지 않는 20%에 대한 리스크를 직접 검토하게 된 것입니다. 이런 전세자금대출 보증비율 개편안이 도입된 것은 아니지만, 전세자금대출 규제 강화의 추세에 맞추어 내년 중 시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금융기관들도 앞으로 나타날 일련의 변화들에 사전적으로 대응을 해나가는 것이 아닌가 판단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정치적인 요인에 따라 임대차시장에 대한 규제는 강화하지 않는 것이 불문율이라고들 이야기합니다. 그런데 회사의 입장에서는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을 수 없다 보니 불가피하게 전세대출을 손 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불문율이 하나둘 씩 깨지는 상황입니다.


내년 서울 주택시장에서 임대차 가격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앞서 말한 대출규제 강화에 따른 금리 상승으로 전세 수요는 감소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고 그만큼 월세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제가 내년 주택시장 키워드로 '월세의 반란'이라고 말을 많이 하고 다니는데, 월세로 거주하실 예정이거나 계약 연장이 다가온다면 신중하게 시장 분위기를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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