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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파일럿 Mar 10. 2024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병든 건 우리 사회지, 당신은 잘못이 없다

지난주, 국제 여성의 날을 맞아 영국의 The Economist 경제지에서 발간한 최신 Global Glass Ceiling Index (남녀 급여 차별, 성차별 등으로 인한 유리 천장 지수)에 따르면 대한민국은 OECD 국가 중 여성 근로자로 근무하기에 가장 열악한 나라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는 매 분기 최저기록을 깨고 있는 한국의 낮은 출산율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https://www.economist.com/graphic-detail/glass-ceiling-index


하지만 한국 사회가 직면한 문제는 여기서 끝이 아니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가졌으며, 무려 지난 20년 간, 2017년 단 한차례를 빼놓고 늘 자살률 1위를 기록했다.

한국 청소년들의 사망 원인 1위가 자살로, 약 40분마다 한 명의 청년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있다.


여기서 섬뜩한 건, 한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은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면 사회적 경각심을 가지고, 각종 사회 보장 제도나 이웃에 관심을 기울이자는 캠페인 등으로 자살률을 낮추려는 사회적 차원의 노력을 통해 개선을 보이면서 순위권에서 벗어난다.


반면 한국은 통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듯이, 수 년간 2위 국가와도 항상 엄청난 격차를 보이며 자살률 1위의 자리를 연속적으로 기록해왔다는 것이다.



출처: OECD / 맨 오른쪽, 2등과 눈에 띄는 격차를 보이는 한국의 자살률



이는 물질 만능 주의, 집단을 위한 과도한 자기희생, 부유하지 않은 것을 개인의 무능함으로 보는 한국의 병폐적인 사회 기조가 병든 사회의 문제를 나약한 개인의 탓으로 돌리기 때문이라고 본다.  


낮은 출산률의 문제는 아이를 위해 희생하길 싫어하는 요즘 젊은 세대들의 이기심에 있지 않다. 살아가기조차 버거워, 매 40분마다 목숨을 끊는 청소년들이 있다는걸 통계를 보면, 우리 사회의 어떤 부분이 어린 청년들을 사지로 몰고 있는지 찾고, 개선하려는 문제인식이 먼저 아닐까?



그저 살아 있고 진정한 자기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자기 가치를 증명하기 위해 자신의 건강과 행복을 해치면서까지 끝없는 성취를 이룰 필요는 없다.



문제의 근원은 여러분 개개인이 아닌, 병든 사회와 제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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