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궁금하지 않아. 회사 속 너만 궁금해.
경력직 면접 필수 질문과 필승 답변
첫 경력직 면접은 부끄러운 기억으로 남아있다. 일을 시작한 지 2년 정도 되었을 때 무슨 패기였는지 한창 내 직무 시장에서 떠오르는 블루칩이던 회사에 이력서를 넣었는데 덜컥 합격하여 면접을 보러 갔었다. 그때는 막 신입사원의 티를 벗어가고 있었고 경력직 면접은 처음인지라, 대학교 막 학기 때 취업 면접을 보던 식으로 준비를 해갔다. 결과는 매우 처참했다. 면접이 끝나고 나서도 그 회사 주변을 빙빙 돌며 많은 것을 생각했다.
신입과 달리 경력직 면접에서는 미안하지만, '나'라는 사람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내 성격은 어떤지,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잘 지내는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스트레스는 어떻게 극복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나라는 사람이 '회사에서의 나'가 되었을 때 얼마만큼의 능률을 낼 수 있는가이다. 무조건 '시켜만 주시면 열심히 하겠습니다.'가 아닌, '나는 이러이러한 경험을 토대로 이만큼의 능률을 낼 수 있습니다.'라는 메시지가 중요하다.
아래는 내가 수십 개의 기업 경력 면접을 진행하며 공통적으로 받았던 질문들이다.
#1분 자기소개
1분 자기소개는 모든 회사 면접에서 진행되니 필수적으로 준비해 가야 한다. 1분 자기소개를 토대로 꼬리 질문을 할 때도 있고 현업에 바쁜 면접관들의 경우엔 이력서를 훑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1분 자기소개는 가능하면 채용공고 내 Job Description 기반으로 내 직무와 연관시키는 것이 좋다. (참고로 내가 현재 입사한 회사는 '준비한 자기소개 말고 지금 즉석에서 자기소개를 해보세요.'라고 했다.)
#전 직장 퇴사 or 이직 사유는? 지원 동기는?
전 직장 퇴사 또는 이직을 희망하는 사유는 면접관들도 100% 다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직장이 너무 거지 같아요.'라고 솔직하게 말할 수 없지 않은가. 현 직장을 깎아내리지 않으면서도 지금 지원한 회사를 높여주며 자연스럽게 지원 동기와도 연관시키는 게 좋겠다.
#나의 커리어 중 가장 내세울만한 것은?
나의 이력을 가장 효과적으로 함축하여 말하면서도 앞으로 내가 낼 수 있는 퍼포먼스의 역량도 가늠할 수 있게 해주는 질문이다. 어떤 프로젝트였는지 간략하게 설명하면서 거기서의 내 역할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이에 따른 좋은 결과까지 덧붙여 준다면 어느새 고개를 끄덕이는 면접관들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적은 연차와 대단하지 않은 커리어를 가졌다고 해도 경력을 부풀려 말하거나 하지 않을 일을 했다고 말하면 실무 상황을 훤히 아는 면접관들도 거짓임을 다 느낄 수 있고, 때로는 꼬리 질문이 들어왔을 때 말릴 수 있다. 작더라도 해당 프로젝트에서의 내 역할을 명확하게 말하는 것이 신뢰를 줄 수 있다.
#해당 직무에서 나의 장단점은?
당연한 얘기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놓치는 게 있다. 나의 장단점은 내가 지원한 직무에서 장점은 빛을 발할 수 있고, 단점은 치명적이지 않아야 한다. 예를 들어, 회사의 비용을 관리하는 재무 부서에 지원했다고 하자. 비용은 회사 돈과 연관된 부분이기 때문에 숫자에 대한 감각뿐 아니라 꼼꼼함을 갖춘 사람에게 믿고 맡길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단점을 '덜렁대는 성격으로 중요한 부분을 놓칠 때도 있습니다.'라고 한다면 그 즉시 이 사람에게는 이 일을 맡기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마지막으로 면접 준비는 혼자서 차근히 진행한 다음, 기회가 된다면 믿을 수 있는 동료나 관련 업계 지인들에게 가상 면접을 진행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내가 수없이 본 이력서를 토대로 스스로 예상 질문을 가늠해 본다 해도, 내 이력서를 그날 처음 본 면접관의 질문을 더 잘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은 1) 내 이력서를 처음 보고, 2) 내 직무에 있어 비슷하면서도 다른 시각을 가진 내 동료나 업계 지인일 수 있다. 너무 친밀한 관계는 긴장감이 떨어지니 약간의 긴장감을 줄 수 있는 적당히 가까운 사람이 좋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