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Seed Enabler
Feb 15. 2023
글쓰기를 멈춘 지 7개월이 지나 있었다.
바쁜 일정도 있었지만, 어느 순간 글에 대한 나의 부담이 느껴졌나 보다.
'잘 써야지...' 굳이 그럴 이유도 없건만, 남들은 10분 만에도 쓴다는 데...
아이를 보며 들었던 생각을 써내려 가는 것조차 잘 써야 한다는 마음이 불쑥 솟는 것이...
지 버릇 남 못주었다.
'에잇, 이런 건 쓰는 게 아니야. 숙제지! 좀 쉬었다 가자. 즐겁게 쓰고 싶어!'라고 쉰 게 7개월이다.
작가님의 자취를 감추신 지 100일이 지났어요.
작가님! 150일 지났어요. 기다리고 있습니다!
작가~~~ 님!!!
마치 브런치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환청을 겪으며, 애써 브런치 알림 글자에 눈을 감으며, 그렇게 7개월이 흘렀다.
최근에서야 작년 이맘때 즈음의 아이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고자 브런치를 열었다.
7개월 전의 글 속의 나는 하루하루 아이의 별나고 특이한 점을 보며,
기뻤다가 기특했다가, 깨달았다가 반성하고 있었다.
그런데 문득, '재밌어했구나!', 글 쓰는 나도, 글 속의 나도 재밌고, 즐거워 보였다.
'내가 즐거웠었나? 무엇이?'
글을 쓰는 것이 즐거웠는지, 글을 쓰기 위해 아이를 발견하는 것이 즐거웠는지,
발견한 아이의 모습을 다시 표현하는 게 재미있었는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그땐 즐기고 있었다.
7개월 동안 나는 참 심각했다.
나의 달라진 환경도 한 몫하고, 격변하는 아이의 모습...이라 쓰고 싶지만,
내 걱정이 격변했겠지... 어쨌거나 그동안 그랬다.
의연한 척 해도, 의연하고 싶어도, 의연할 수가 없는 엄마인 나는 7개월 동안 또 한 번 성장했다.
써놓은 글을 읽으며, 나와 아이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음을, 그와 나를 메우는 공간이었음을, 언젠가 다시 펼쳐볼 이야기 꾸러미임을 알게 된다.
오늘 내가 이 글을 올리면,
브런치님이 나에게 '작가님! 돌아오셨어요?' 하며 한껏 톤 업하여 소리쳐줄 것 같은 느낌으로,
제발 그러진 말자.라고 당부하고 싶다.
2023.02.15. 난 이렇게 다시 가볍게 내 이야기를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