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주의'라는 이름으로 현실을 오로지 냉정하게만 바라보고 조언하는 것을 나는 좋아하지 않는다. 단맛, 짠맛, 쓴맛, 매운맛이 다 공존하는 것이 현실이지, 어찌 쓴맛만이 현실일 수 있을까.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현실의 냉혹함만을 이야기함은 '반쪽짜리 현실주의'다. 그런 말만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정말로 당신이 그동안 살아온 현실에는 '쓴맛'만 있고 '단맛'은 조금도 없었느냐고. 아마 그렇지는 않았으리라.
물론 인생에서 단맛만을 추구하는 이에겐 세상엔 쓴맛도 있음을 알려줘야 할 필요도 있다.'냉혹한 현실주의' 발언도 상대와 상황을 봐가면서 해야지, 그걸 고려하지 않는 발언은 그저 악담에 불과하다. 현실주의 발언이라고 해서 모두 귀담아들을 필요는 없다. '칠전팔기(七顚八起)'라는 말이 있다. 일곱 번이나 넘어졌으니 너는 또 넘어질 거라고, 이제 그만 포기하라는 말에 정말로 그만뒀다면, 과연 여덟 번째에 일어날 수 있었을까.
우리는 깨달아야 한다. 우리는 현실에 적응해야 하는 존재이면서, 동시에 우리가 살아갈 현실을 우리 스스로 창조하는 존재이기도 하다는 점을.
2022. 2. 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