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바이블루 May 08. 2024

브랜드 경험이란?

요즘 그렇게 BX BX 하던데!

BX 디자이너로의 커리어 전환을 꿈꾸다.

2016년도 첫 직장을 2년 다니다 퇴사하고 약 3년간의 방황을 겪었다. 방황하는 동안 많은 아르바이트를 하였고 취업성공패키지로 정부지원을 받아 ui/ux 수업도 듣게되었다. 하지만 ui/ux 수업은 나와는 정말로 맞지 않았다. 코딩도 너무 어려웠고 거의 텍스트와 이미지를 px 단위로 조정하는데 시간을 보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을 하다가 회사를 다니며 의뢰를 많이 받았던 로고 디자인이 생각났다. 로고 디자이너가 나와 맞다는 생각이 들었고 검색을 통해 브랜딩 디자인에 대해 알게 되었다. 나는 로고 디자인과 목업이 브랜딩 디자인이라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2018년도에 JD를 살펴보았을 때 브랜딩 디자이너들에게 요구되는 능력은 거의 편집쪽이 많았다. 그래서 나는 사설 학원에서 편집 디자인 수업을 듣게 되었다.


편집 디자인 = 브랜딩 디자인?

수업을 듣고 나는 브랜딩 디자인 포지션에 합격했을까? 아니었다. 학원에서 포폴을 만들면서 나는 인디자인을 다룰 수 있게 되었고 두렵고 막연하게만 여겨졌던 책 제작도 했다. 역량이 한 단계 발전했던 경험이었다. 정말 가고 싶었던 기업 2군데서 면접도 보게 되었다. 꿈 같은 순간이었다. 하지만 면접을 통해 다시 꿈이 좌절됨을 느꼈다. 기업에서 원했던 것은 편집에 대한 경험이 많은 사람이었다. 하지만 내가 만든 포트폴리오는 개인 작업물이었고 실제 기업에서 만든 작업물이 아니었다. 회사에서 연락이 왔던 것은 내가 리디자인한 기업의 네임벨류 때문이었던 것이다. 2군데 모두 2차 면접에서 떨어졌고 그 이후로 나머지 기업들은 1차에서 서류탈락을 면치 못했다. 그러던 중에 나는 프리랜서로 한 캐릭터 이모티콘 회사의 CI 디자인을 맡게 되었다. 그렇게 나는 다시 브랜딩 디자인이 나와 맡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결국 최종 합격까지 갔던 회사는 IT 회사의 콘텐츠 디자이너 포지션이었다. 왜 콘텐츠 포지션에 편집물 디자인이 많은 내가 합격된 것인지 물어보았을 때, 그 회사에서 이 전 디자이너의 업무역량과 내가 가지고 있는 역량이 비슷했기에 뽑게 된 것이란 얘기를 들었다. 아무튼 그렇게 나는 SNS 콘텐츠 업무를 1년 9개월간 하게 되었다.


BX 디자이너를 꿈꾸며.

온라인 강좌를 들으며 지금까지 했던 나의 디자인 프로젝트가 모두 BX로 연결된다는 생각을 하며 포트폴리오를 다듬었다. 하지만 현실은? 거의 30군데가 넘는 회사에 지원했지만 모두 서류탈락이었다. 왜일까? 포트폴리오가 문제인지 내 나이가 문제인지 아니면 프리랜서 경험이 문제인지 모르겠다. 아마 모든게 다 문제일 수 있다. 나는 28살때와 마찬가지로 다시 방황을 하게 되었다. 나는 과연 BX 디자이너로 일할 수 있을까? 내가 현재 해야하는 일은 무엇일까?


서류탈락을 통해 경험한 BX

재미있게도 지원한 회사들에서 서류탈락을 겪으며 BX 디자인이 무엇인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취업 플랫폼을 통해 지원한 기업들은


1번. 불합격을 소리소문없이 던져주는 기업
2번. 플랫폼을 통해 공지해주는 기업
3번. 지원자의 메일로 기업이 직접 불합격 통보메일을 주는 기업 3가지 타입으로 나누어졌다.


이 중 어떤 기업이 지원자에게 좋은 경험을 제공했을까?

1번 소리소문 없이 불합격을 던져주는 회사. 소리소문 없는 불합격에는 서류를 열람하지 않은 것도 포함된다. 아예 열람조차 하지 않았고 열람을 했음에도 아무런 소식이 없는 곳, 그리고 그냥 불합격이 떠있는 곳이다. 일단 브랜드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 채용 공고를 올려놓기만 하고 책임은 지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런 기업은 포트폴리오를 다듬어도 다시 지원하지는 않을 것 같다.(하지만 절박함에 다시 지원할지도...)


2번의 경험은 어떨까? 똑같이 좋지 않았다. 결국 불합격이란 소식이 반가울리는 없을테니. 플랫폼을 통해 불합격 통보를 하는 곳들은 메일 형식이 다 똑같다 보니 내용을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타이틀만 보아도 알 수 있다. [000에서 000님의 서류결과를 안내해드립니다.] 알림으로 메일의 제목만 떠도 불합격을 직감하고 본문을 읽지 않은 채 읽음으로 처리했다. 갑자기 희망고문의 차원에서는 1번이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3번은? 메일함에서 기업에게 온 메일을 보았을 때 이미 불합격임을 알았다. 보통 합격이 되었다면 문자 혹은 전화로 연락이 왔을테니. 하지만 약간의 감동을 받긴 했다. 지원자에게 직접 기업이 불합격 소식을 전해주는 경우가 전무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지원한 회사의 로고가 떠있는 메일을 받았을 때, 이 기업이 나라는 지원자를 인지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다. 불합격이라는 부정적인 경험에도 BX가 존재하다니. 이 브랜드에 다시 지원하고 싶게 만드는 것도 BX의 요소 중 하나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던 경험이었다.


불합격이란 경험 자체가 애초에 긍정적인 경험은 아니다. 하지만 이런 부정적인 경험도 결국 경험이기에 지원자에게 적어도 통보는 해주는 것은 1%라도 좋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본다.

매거진의 이전글 몇 년 차 디자이너세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