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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akoya Sep 05. 2023

발더스 게이트 3를 만나다

인생 처음 만나는 모험의 두근거림

이번주는 미국의 Labor day 연휴가 있어서 총 4일간 휴가를 보낼 수 있었다. 이번 휴가에는 뭘 해볼까 고민하던 중에 친구가 발더스 게이트 3라는 게임이 나왔다며 추천해 주길래 유튜브에 검색을 해봤는데 갓겜이 나왔다며 들썩들썩한 게 아닌가!


여러 스트리머의 영상들이 기본 6시간이 넘어갔고 게임을 사는 대신 영상으로 보고 참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쩐 일로 영상을 보면 볼수록 이건 직접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 멈췄어야…)


던전앤드래곤 보드게임을 해 본 적은 없지만 비슷한 턴제게임 (Demeo)를 재밌게 플레이했던 기억이 있어 부담감이 적었고, 무엇보다 방대한 선택지와 NPC와의 상호작용이 매우 재밌다는 호평을 보고서 구매를 결심했다.


일단 크툴루 신화에서 봤던 몬스터들이 사람들을 잡아먹는 고퀄의 컷씬부터 시작하는데, 짧은 영상이지만 정말 많은 세계관과 인물들에 대한 정보가 곳곳에 담겨있었다. (스포주의) 주인공의 몸에 외계 기생충이 들어오게 되는데 게임을 진행하면 할수록 이 기생충을 제거하는 게 맞는지, 나에게 미지의 힘을 주는 도움이 되는 것인지 매 순간 고민하고 중요한 선택을 하게끔 한다.


메인 스토리도 잘 짜여 있지만 정말 그 외의 모든 작은 인터랙션도 다 개성 있고 깊이가 있게 디자인되어 있어서 플레이하는 내내 입을 떡 벌리고 몰입하면서 즐겼다.


캐릭터마다 능력치도 다르고 매번 주사위 기반 랜덤한 선택을 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는 보고, 누구는 못 보고 지나가고, 누구는 설득을 해내고, 누구는 못해내고 등등 누가 언제 플레이하냐에 따라 게임 경험이 다른 게 정말 인상적이었다. 노가다를 하면서 반복 플레이를 요구하는 게 아니라 정말 이 세계를 다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에 여러 번 플레이하게 만든 디자인이 경이로웠다.


일단 앉으면 바로 세 시간이 슝 가버리는데 재밌는 점은 게임을 남편과 같이 시작했는데 둘의 게임 경험이 매우 달라서 (게이머 성향도 달라서) 매일 저녁 오늘 어떤 모험을 했는지, 누구를 만나서 무슨 이야기를 들었는지 담소를 나누다 잠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번 연휴에 겨우겨우 액트 2로 갔는데 너무 재밌어서 게임이 끝날까 봐 아쉬운 마음뿐이다.


참고로 튜토리얼에서부터 죽었었는데, 게임이 갈수록 난이도가 장난이 없다. 스토리게임이라고 착각하고 사면 큰일이 난다. 하지만 한번 전투에 적응하고 나면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는 재미를 느끼게 되는 최고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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