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휴식이다.
일상 속의 휴식과 아예 놓는 휴가는 다르다.
노트북까지 챙겨 온 휴가는 아예 놓은 휴가의 변형버전이기는 하지만
이후의 좌라락 있는 일정에 대한 한 편의 걱정이 머리를 쉬게 하지 못하는 탓이다.
내일이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간다.
그 말은 하나의 일정, 하나의 휴가가 마무리되어 간다는 말이다.
이제 이틀 후면 일상으로 돌아간다.
그래도 당장 오늘, 당장 지금을 즐겨야겠다 생각하지만
아침부터 다이어리를 펼쳐든다.
새롭게 준비해야 할 수업이 3개고 하나는 지난주에 마무리됐다.
대학 수업은 다음 주에 마무리된다. 시험날 학생들과 마지막 날이 되었다.
그 사이 강의평가는 이루어졌고 시스템에 들어가면 바로 볼 수 있지만
굳이 확인하지 않는다.
이제는 전처럼 강의평가에 집착하지 않는다.
강의평가보다는 강의 전 학생들의 니즈를 읽는 게 더 흥미롭다. 그래야 나도 그에 맞춰 수업을 준비할 수 있다. 이것 봐. 또 수업에 대한 생각이다.
아이들에게는 가위와 종이 색연필을 쥐어주고 그 앞에서 노트북을 두드린다.
많은 생각들을 쏟아낸다.
한 녀석은 기다림에 지쳐 눈에 눈물이 아롱 댄다.
이제 그만 꼭 안고 기다림에 지친 아이를 안아줘야겠다.
엄마가 미안.
그래도 딱 2시간만.
남은 시간은 너희들과 나도 일단 쉬는 척이라도.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