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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Film A S Jan 10. 2017

Fantastic Duo

<판타스틱 미스터 폭스> 그리고 <캡틴 판타스틱>


Intro.

Fafntastic

A <Captain Fantastic>을 선정한 이유는 뭐야? 어쨌든 추천한 이유가 있었을 거 아냐.


S 선정한 이유부터 이야기해볼까? 일단 기본적으로 영화를 고를 때 너를 좀 배려를 하자는 입장이었어. 이 작품이 선댄스 출품작이잖아. 그 점을 고려했고. 그리고 골든글로브가 이틀 남았잖아. 시기성도 고려해서 최근작들 위주로 보는 게 낫지 않겠나 싶었지. 소재 자체도 나쁘지 않고. 일단 별점 먼저 확인해야 할 것 같아. 두 개 모두.




Star Point.


<Fantastic Mr. Fox>    A ★★★☆      S ★★★☆

<Captain Fantastic>   A ★★★☆      S ★★★


A 나는 둘 다 3개 반.

S 둘 다 3개 반? 너무 후해. 너는 2개를 준 것도 거의 없는 것 같던데. 


A 2개 줄 만한 걸 안 봐.

S 그래? 차라리 그럴 거면 너는 별 2개를 빼고 시작하는 게 날 것 같아. 별 2개씩 이동하는 거지. 너무 후하더라. 어쨌든 둘 다 3개 반?


A <Fantastic Mr. Fox>가 3개와 3개 반 사이라면, <Captain Fantastic>은 딱 3개 반. 4개까지는 안 되고. 괜찮긴 한데 4개 정도의 임팩트는 아니었던 것 같아.

S 나 같은 경우에는 <Captain Fantastic>은 3개. <Fantastic Mr. Fox>는 3개 반.


A <Fantastic Mr. Fox>가 <Captain Fantastic>보다 별점이 높은 이유는 뭐야?

S <Captain Fantastic>은 이야기 자체가 기시감이 많이 들었고 <Fantastic Mr. Fox>의 경우에는 웨스 앤더슨의 색채가 너무 진하게 드러났잖아. 그런 점이 나에게 흥미롭게 다가왔어. 이야기 자체가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이것은 웨스 앤더슨만의 인장이 뚜렷하게 찍혀 있고 또 스톱 애니메이션으로 표현한 자체가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훌륭하다, 잘 만들었다고 생각했지.




Main .


S <Captain Fantastic>부터 이야기를 해볼까?

Captain Fantastic (2016) Matt Ross

A 그냥 뭐 내가 본 이야기를 전체적으로 하면 나는 <Fantastic Mr. Fox>를 먼저 보고 그다음에 <Captain Fantastic>을 봤어.  <Fantastic Mr. Fox>에서는 동물이 사회성이 갖추어진 상태로 영화가 시작되잖아. 근데 <CaptainFantastic>은 그 반대로 인간이 사회성으로부터 떨어져 나와서, 자본주의 사회에 대한 그런 회의감이든, 그곳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행동에서 시작하지. 가장 원시적인 자연의 상태에서 동물을 사냥하는 장면으로 도입부를 시작하니까. 기대를 많이 했지. “아 이런 식으로 가는 내용이면 충분히 할 이야기가 많겠다.” 하는 첫 느낌이 있었고. 그다음에 전체적으로 상당히 재미있게 봤어. 어린아이들의 연기도 좋았고.


S 나 같은 경우에도 처음에 풍경 나오고, 나오는 행동이나 설정들이 흥미로운 게 있었어. 그런데 전반적으로 가면 갈수록 축 처지고, 어디서 많이 봤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기 때문에.


A 익숙하다는 느낌은 나는 없었고, 그냥 전형적인 가족영화 느낌? 어쨌든 결국에는 가족끼리 행복하게 잘 살았다. 이런 내용이니까.


S 그래서 나는 전반적으로 뒤로 갈수록 실망스럽더라고. 너무 뻔한 이야기다. 소재 자체는 좋았는데, 이야기 전개는 항상 어디서 듣던 내용이니까. 실망스러웠던 것 같아. 여하튼 이 영화는 삶의 방식 간의 대립이잖아. 벤의 가족은 자연주의, 벤의 친척은 사회에 익숙해져 있고 적응해나가는데. 한쪽은 관습을 거부하고, 한쪽은 관습에 수용하고.


A 관습을 거부한다기보다는 자본주의를 거부한다는 거지. 자본주의에 관한 이야기가 엄청 많이 나오잖아. 노엄 촘스키 이야기도 하고. 기존의 사회, 자본주의 사회에서 벗어난 상태를 아이들에게 교육해주고 싶다. 벤의 아내와 이야기하는 장면에서 우리가 플라톤의 철인을 키워내는 교육을 해냈어라고 이야기하듯이. 그런 걸 원한 게 아닐까? 관습이라기보단.


S 자본주의로 한정 지으면 좀 무리라고 보는 게, 난 흥미로웠던 장면이, 벤의 가족이랑 친척들이랑 한 식탁에서 밥 먹는 장면인데, 자기 부인은 손목을 그어서 자살했다고 대놓고 이야기를 하잖아. 그런 게 관습적으로는 어린아이들에게는 그런 사실을 감추고 하는 거? 그렇기도 하고 친척에게 내 부인에게 욕했던 사실을 대놓고 이야기하잖아. 그런 기본적인 사회적 통념 같은 것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면, 자본주의로 한정 짓는 것은 좀 애매하고


A 맞아. 아이들이라고 해서 그들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된다는 게 벤의 모토이자 철학이니까.


S 그래서 결국에는 어느 정도 타협하는 선에서 마무리를 짓는데, 그게 어쩔 수 없는 것이긴 한데 너무 뻔한 내용이 아닌가? 그리고 보면 좀 마음에 안 드는 부분 있었어? 나는 현실성이 어느 정도 있어야 이야기를 잘 받아들이는데, 여기서 애들이 책을 읽는데 술술 통달하고 어려운 말을 하는 설정 자체가 너무 오버스러운 듯한 느낌이 들어서. 애들이 총 균 쇠 읽고 이야기를 하니까. 뭐 선댄스니까 기발한 설정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은 들지만, 나한테는 좀 과한 것도 있었고.


A 모르겠어. 난 그 부분이 너무 판타지스러운데 라는 느낌은 없었고, 그 장면을 보면서 ‘아, 내가 한없이 부족하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 여자 꼬마한테 권리장전을 물어보잖아. 권리장전에 관한 이야기를 술술 하고, 그냥 외우는 게 아니라 사회 현실에 적용해서 자기 생각도 이야기를 하는 걸 보고 부끄러움을 느꼈지. 또 첫째 딸이 <롤리타>를 읽고 아빠랑 이야기할 때 딸이 ‘흥미롭다’라고 하니까, 아빠가 ‘흥미롭다는 그 말 자체가 너의 생각을 담고 있는 게 아니니, 너의 생각을 표현해봐라’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을 보고 인상 깊었지. 막연하게 좋다고 표현하는 것보다 그게 왜 좋은 것인지 매력적인지 표현하라고 교육의 방침을 정했다는 게 대단히 인상 깊었어.



Interesting is a non-word.
Be specific.


S 나도 ‘흥미롭다는 말은 의미가 없어’라는 대사는 인상 깊었어.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은 식탁에서 서로 대립하는 장면, 그 장면이 제일 흥미로웠어. 대놓고 애들한테 술도 주잖아. 약간 쇼킹하게 느껴지는 점이 있어서 그랬고. 장례식에서 시신을 불태우고 노래 부르잖아. 막 미친 듯이 좋아하고. 그런 장면도 인상적이었고. 그리고 큰아들이 대학 여러 개 붙잖아. 난 그런 설정이 조금 아쉽게 느껴졌어.


A 나는 인상 깊었던 장면이 하나는 아빠가 제일 막내한테 밥 먹을 때 옷 입으라고 했던 장면. 후반부에서 아빠 본인이 밥 먹을 때 옷을 안 입고 있어서 막내한테 똑같이 한 소리 들었던 장면이 좋았어. 그리고 두 번째가 첫째 아들이 첫 키스 했을 때 장면이 인상 깊었고. 마지막으로 맨 마지막 장면. 굉장히 길게 잡았잖아. 나는 이 마지막 장면이 초반부에서 가족의 모습과는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했거든. 원래 앞에서는 사슴고기를 먹고 마지막에서는 유기농 채소와 시리얼을 먹고. 총 균 쇠와 카라마조프의 형제들을 본 앞 장면과는 달리 그림책을 보고 있고, 그리고 책을 읽고 토론을 하던 가족들이 이제는 셔틀버스를 기다리는 그 장면을 길게 잡는 것을 보고, 상당히 여운이 있는 마지막 장면이라고 느꼈어.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여느 가족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장면인데 벤의 가족들이 그 모습을 하고 있으니까 약간은 어색했던, 그 장면이 인상 깊었어. 이 마지막 장면이 가장 좋았어.


S 그리고 한 가지 설정을 태클을 걸고 싶은데, 엄마가 유언으로 자신을 화장해서 변기에 넣으라고 했던 건 어땠어? 난역 하기도 했거든. 내가 가치관 자체가 유교적인 그런 면이 없지 않아 있어서 그럴지도 모를 텐데 그렇게 까지 해야 하나 라는 생각이 드는 거야. 저렇게까지 감독이 표현해야 하나? 개인적으로는 아니다 싶더라고.




S 다음 작품으로 넘어갈까? <Fantastic Mr. Fox>. 사실 얘기할 게 있을까 싶어 개인적으로는. 전반적으로 보면 웨스 앤더슨의 재미있는 동화야.

Fantastic Mr. Fox (2009) Wes Anderson


We're all different. 
But there's something kind of fantastic about that, isn't there?


A 이 작품에서 감독은 “남들과 다른 점이 날 특별하게, 판타스틱하게 만든다”라는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 같아. 여기에 나오는 캐릭터들 모두가 다 다른, 판타스틱한 존재인 거지. 크리스토퍼슨의 경우에는, 영화 전체가 다 가을느낌이 나는 노란색과 빨간색인데, 혼자만 눈이 파란색이잖아. 그리고 크리스토퍼슨이랑 사귀는 여우도 다른 여우들에게는 없는 땡땡이 점이 있고. 아들 애쉬는 특히 더 다른 점이 많은데, 난 이 애쉬를 통해서 감독이 성 소수자의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 마지막 마트 장면에서 애쉬만 다른 음료를 마시거든. 다른 동물들은 사과 주스를 마시는데 애쉬만 혼자서 포도 주스를 마시고 입술에 립스틱 자국처럼 묻힌단 말이야. 그리고 치마를 입는다는 이야기도 중간에 나오기도 하고. 이런 장면들을 통해서 감독이 혹시 전달하려는 무언가가 있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지.


S 나는 사실 스토리 자체를 집을 것은 없고, 웨스 앤더슨의 정성이랄까? 그 정성이 대단하다, 그걸 보고서 많이 놀랐지. 사실 결말 자체도 너무 평범해서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은 없지만, 굳이 뽑는다면…… Dig라고 외치고 땅을 파는 장면? 본격적으로 인간들이 쳐들어오면서 영화가 분기점을 지나기 때문에 그 장면이 기억에 남았어. 딱히 인상적인 장면은 없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아.


A 나는 가장 인상 깊었던 장면이 Mr. Fox가 야생 늑대와 이야기를 하고 주먹을 올리는 장면? 미스터 폭스는 늑대에 대한 트라우마가 있다고 나오잖아. 그런데 그 트라우마가 막연한 두려움뿐만이 아니라 그것과 함께 동경의 대상이라고 느껴지더라고. 미스터 폭스는 야생동물이라는 정체성을 잃기 싫어하기 때문에 야생 본연의 모습을 간직한 늑대를 바라보는 시선이 미묘한 거지. 도시에 적응한 동물과 그렇지 않은 동물 모두 같은 동물이기 때문에 그 동질감이 표현된 거라고 할 수도 있을 거 같고.


S 작년에 나온 아노말리 사라는 영화가 있어. 그것도 이것처럼 스톱 애니메이션으로 한 건데 이터널 선샤인 각본 쓴 찰리 카우프먼이 오랜만에 만든 건데 이작품 생각도 많이 났고. 근데 난 개인적으로 폭스가 더 재미있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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