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루 강에서 만난 사람들의 다양한 여행 방식
포르투갈 여행을 계획할 당시 포르투갈 여행을 다녀온 지인에게 추천받은 여행지가 이곳 포르투였다. '리스본 보다는 작고 볼 것이 그리 많은 곳은 아니지만, 리스본보다 훨씬 좋았어'라는 지인의 말만 듣고 포르투를 리스본 다음 여행지로 선택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 역시 포르투가 리스본보다 울림이 크게 남는 여행지였다. 그리고 여행이 끝난 후 또 다른 지인에게 포르투갈 여행에 대해 조언을 해주게 되었는데, 그때 나는 리스본에 대해 이야기하며 이 말을 덧붙일 수밖에 없었다.
'시간이 되면 포르투도 한 번 찾아보세요. 저는 리스본보다 포르투가 훨씬 더 좋았거든요'
내가 이토록 포르투에 빠질 수밖에 없던 이유는 도우루 강에서 보낸 바로 이 시간 때문일 것이다. 도우루 강이라 하면, 스페인과 포르투갈의 국경을 가르는 꽤나 중요한 강이지만 내가 만나고 느낀 도우루 강은 아주 소박한 맛이 있는 그런 곳이었다.
알만한 사람은 알만한, 모르는 사람도 들어봤을 법한 유명한 여행지의 야경과는 달리 웅장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았던 도우루 강. 그리고 그 여행지에 걸맞게 소탈한 모습을 하고 있던 여행객들.
저들의 모습을 한참 담으며 생각했다. 나는 언제쯤 이 흥 넘치는 사진 속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흥이 넘치다 못해 줄줄 새는 친구와 함께 여행을 한다면 나도 한 번쯤은 저들의 틈에 껴서 반쯤 미친척하며 춤을 출 수 있을까.
여행을 하며 흥 넘치는 여행객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을 종종하곤 했는데 이 날도 그랬다. 확실히 나는 흥 넘치는, 함께하면 미친 척 신나게 놀 수 있는 여행객은 아니니까. 신나게 액티비티를 즐기고, 재미있는 영상을 멋들어지게 남기고,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밤을 지새우는 그런 여행을 하는 그런 스타일은 못되거든 내가.
아무래도 나는 이쪽이 더 가까운 여행객일 거야. 술을 진탕 마시며 분위기에, 여행지에 잔뜩 취해있는 흥 넘치는 여행객 보다, 잠시 가만히 앉거나 음악을 들으며 또는 사진을 찍으면서 천천히 걷고 있을 테니까.
그래, 나뿐만은 아니지. 신나게 울려 퍼지는 음악소리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이렇게 또 다른 방식으로 여행을 즐기고 있는 사람들이 지천으로 널렸는걸. 여행 방식에 더 나은 것도, 누가 더 여행을 잘 하고 왔다는 기준도 정답도 존재할 수 없는 거니까.
미친 척 술을 먹는다면 앞서 본 여행객들처럼 춤이냐 출 수 있겠다마는, 아무리 술을 마신다고 해도 할 수 없는 여행 방식도 있다.
사랑. 혹여나 조용한 나의 여행 방식을 벗어나 다른 여행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면 나는 아무래도 사랑을 나누는 여행 방식보다는 미친 척 춤을 추는, 아주 걸쭉하게 분위기에 녹아나는 여행 방식을 취하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르겠다.
의심할 여지없이 사랑이 빛내던 포르투의 밤이었다. 물론 앞서 말한 서로를 감싸 안고 도우루 강을 바라보며 나눈 그들의 사랑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사랑의 의미는 광범위하니까. 이 날 이 곳에 있던 모든 사람들은 각자의 여행 방식으로 포르투를 사랑했을 테니까. 그 모든 사랑이 모여 빛을 내던 포르투의 밤이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