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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 에디터 Feb 14. 2020

발렌타인데이에 다시 꺼내볼 미드

별다른 약속도 없고, 눈알을 잡아댕기는 채널도 없는 오늘. <미스터 트롯>은 어제 끝났고, 금요일 밤 <나 혼자 산다>를 본방 사수한다는 것은 너무 잔인한 농담 같아서 금과옥조로 간직해둔 미드 에피소드를 복습하면서 생의 의지를 다잡아 보련다.



1. 식스 핏 언더 시즌1 - 6화

Six Feet Under - The Room

미국 장의사 집안의 이야기를 다룬 HBO의 2000년대 초반 대표작. 나에겐 AMC <브레이킹 배드>와 더불어 가장 완성도 있는 시리즈이자 가장 완벽한 피날레를 보여준 작품이다. 해당 에피소드는 아내를 먼저 떠나보낸 성가신 할아버지 고객과 아버지의 숨겨뒀던 아지트를 처음으로 알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가 교차한다. 김수현 작가의 <완전한 사랑> 혹은 <엘비라 마디간>식 신파적 결말, 어찌할 수 없이 좋아한다.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 크레이그 암스트롱 Let's get out tonight 흐르면 눈물 줄줄 흐르게 된다.



2. 로스트 시즌 4 - 5화

LOST - The Constant

CSI, 그레이 아나토미, 프리즌 브레이크 등과 국내에 미드 열풍을 일으킨 고전. 로스트 세계관을 확장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데스몬드와 연인인 페니의 재회를 다룬 회차로 따로 떼어 놓아도 한 편의 영화처럼 완성도가 뛰어나다. 족히 10번은 본 것 같은데, 아인슈타인 상대성이론 같은 거 공부하지 않는 이상 영원히 이해할 수 없을 듯. <인터스텔라>에서 부녀 상봉하는 장면에서 헛웃음 나온 게 이 에피소드를 너무 많이 봐서인 것 같기도 하다. 넷플릭스에 있다.



3. 원더폴스 시즌1 - 8화

Wonderfalls - Lovesick Ass

Why would you want to get involved with anyone as potentially messy and complicated as me? (왜 나같이 정신없고 복잡한 사람과 얽히려고 하나요?)

Because you make me happy.


명문대 졸업하고도 괴팍한 성격으로 직업을 못 구해 나이아가라 폭포 기념품 가게에서 일하는 제이와 나이아가라 폭포로 허니문 왔다 파혼 당하고 현지 술집에서 일하는 에릭의 연애 이야기. TV쇼의 팀 버튼이자 조기 종영의 아이콘인 브라이언 풀러의 초기 작품으로 지금은 슈스가 된 리 페이스도 나온다. 지금 생각하면 절대 편성될 수 없는 B급 마이너 취향의 작품인데, 이걸 2004년에 편성한 대구방송 PD 님, 아직까지 존경해요. 유튜브에 전편이 올라와 있다!



4. 오렌지 이즈 더 뉴 블랙 시즌2 - 6화

OITNB - You Have Also a Pizza


넷플릭스가 오리지널 작품 미친 듯이 쏟아내 행복하지만 오뉴블 만큼 길고 깊게 사랑한 작품이 있을까. 그나마 비빌만한 게 <하우스 오브 카드>인데, 막판에 케빈 스페이시가 깽판 치는 바람에 더욱 위상이 공고하달까. 발렌타인 데이 파티를 준비하는 리치필드 교도소의 하루를 담은 에피소드로 해당 쇼에서 가장 큰 팬덤을 지닌 푸세 워싱턴의 교도소 입소 전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에피소드는 무엇보다 'What is love?' 에 대한 물음에 재소자들의 답들이 흥미진진한데, 여기서 크레이지 아이의 답이 너무 인생 명언됐기 때문에 오늘 다시 봐야 한다.


https://www.youtube.com/watch?v=bB9diTHWYd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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