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최지웅 May 10. 2022

학자들이 소셜미디어에서 범할수 있는 오류들

일전에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는데 한번 더 해본다. 페이스북 포스팅들을 보다보면 페북 스타 학자님들도 흔히들 범하시는 오류들이 있는데 이는 당신의 분야에서 통용되는 것들이 모든 분야에 적용된다고 오해하시는 데서 나오는 오류들이다. 당연히 모든 분야가 똑같을순 없는 노릇이라서 excuse할 수 있는 부분이지만, 잘못된 논리로 정치적 비판이나 방어를 할 때가 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그리고 한국 상황이 좀 학계 기준을 일률적으로 정하는 것 같아서 분야별로 상이한 국제 트렌드 적용이 좀 늦은 것 같기도 하다. 물론 나도 다 아는 건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학계는 이렇다라고 단언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이다. 


Disclaimer: 여기에 나온 반론들은 반례일 뿐이지 학계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려주는 용도는 아니다. 다만 학계에서 통용되는 모델들이 분야별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했을 뿐이다. 


몇 가지를 들어보도록 하자. 

1. 교신저자는 일저자 이상의 권위를 갖는다. 

- 한국은 좀 다른 것 같기도 한데 우리 분야에서 교신저자는 논문에 대해서 "교신" 하는 사람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그래서 학생이 교신저자 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나도 일저자, 교신저자를 이미 학생 때 했었다. 저자 순서는 중요하지만 교신저자 여부는 전혀 중요하지 않다. 교신저자가 일저자를 포함해 저자 순서를 정할수 있다고 하는 논지들을 여러번 봤는데 우리 쪽에서는 이해하기가 좀 어려운 방식인듯하다. 


2. 저널 논문은 무조건 학회 프로시딩보다 우위를 점한다.

- 저널 논문보다 학회 프로시딩을 더 높이 쳐 주는 경우도 많다. 특히 CS같이 타이밍이 중요한 분야들에서 더 그런 것 같다.


3. 논문을 출판하려면 일반적으로 돈을 낸다. 

- 이것도 분야별로 다르다. 과학 쪽은 많이들 내는 것 같은데 우리는 오픈 억세스를 하지 않는 이상 논문게재료를 내는 경우가 없다. 


4. 저자 순서는 기여도 순서이다. 

- 귀동냥한 바에 의하면 수학 분야 같은 경우에는 알파벳 순서로 저자 순서를 정한다고 하더라. 


5. Empirical한 페이퍼를 제일 많이 쳐준다. 

- 꼭 그렇진 않다. 내가 아는게 우리 쪽이라 우리 쪽 예를 자꾸 드는데 이론적인 Conceptual Paper도 많이들 쓰며 그걸 덜 쳐주지 않는다. 물론 Empirical한 것을 아예 안하면 문제가 될 수는 있다.


6. 실험이 연구의 기본이며 가설 검증이 연구의 근본이다.

- 사실 세상에는 다양한 연구 방법론이 존재한다. 과학에서는 실험과 가설 검증이 기본이 될지 몰라도 사회과학쪽에서는 꼭 그렇진 않다. 다양한 방식의 탐색적 연구도 많이들 이루어지고 있으며 가설이 없는 경우도 무지하게 많다. 나도 보통 가설검증하는 연구는 잘 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럴 경우에도 연구적 엄밀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검증 방식들이 존재한다. 


7. 교수=PI(Principal Investigator)다. 

- 일단 우리 쪽에서는 그랜트 쓸 때 말고는 PI란 용어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연구실을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교수들이 연구 책임자로 연구를 총괄하는 부분이 없지는 않으나 학생과 다른 자신들의 연구도 진행해야 한다. 그래서 교신저자보다는 안 쳐 줘도 일저자는 중요하다. 모든 논문에 일저자로 참여할 필요는 없으나, 교신저자만 논문들만 주루룩 있는 것도 안된다는 소리다. 그리고 단독저자가 꼭 필요한 분야들도 있다. 결국 같은 교수라도 분야별로 요구되는 역할이 다르다는 의미다. 


결론: 아는 만큼만 말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의미다. 하지만 사람이 그럴수는 없으니, 만일 내가 모든 것을 다 알지 못한다는 생각이 들면 단언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논문에서는 절대 단언하지 않을 분들이 페북에서는 단언하시는 모습들을 많이 봤다.





매거진의 이전글 융합적 학부교육에 관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