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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지웅 Jun 08. 2022

논문 읽기와 전문성




페북에 끄적였던 것을 여기에도 옮겨본다.



어디선가 이공계 논문은 다른 분야 사람들이 전혀 읽지도 못하는데 교육학 논문은 읽을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본 적이 있다. 뭔가 교육학을 무시하려는 취지는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글 자체를 비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님을 밝힌다. 그냥 내 생각의 시작점일 뿐 그 내용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확실히 수식이나 외계어로 가득  이공계 논문들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반면에 많은 경우 Layman's terms 비중이 높은 인문사회학계 논문들은 접근이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일차적으로 읽힌다고 해서  글들이 담고 있는 이론적 함의를 이해하기가 쉬운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해보자면 굉장히 당연한 듯한 소리를 하는 논문들이 실질적으로 읽고 소화하기  어려운 경우들도 많았다. 모든 학문이 그렇겠지만 논문에 축약되어 나오는 이론들의 이면에는 치열하게 쌓아온 학자들의 사유의 흔적들이 녹아있기에 소화하기가 가볍지 않다.


다른 분야 사람들이 한 마디씩 얹기 쉬운 학문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교육 관련 학문들 (교육학이라고 퉁치기에는 너무 많은 분과들이 존재한다. 이건 또 다른 때 다루고 싶은 이야기)이 그러하고 역사학이 그러한 것 같다. 교육같은 경우는 다들 경험해 보기도 했고 교수님들의 경우에는 가르치는 것이 업의 일부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역사학 같은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재야사학자들이 많이 활동하고 계시고 말이다. 다른 학문들도 그러할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면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당신의 학문에 있어서는 굉장히 엄밀하게 타 분야 학자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분들 중에 남의 학문에 대해서는 쉽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점이다.


결국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타 분야에 대한 존중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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