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끄적였던 것을 여기에도 옮겨본다.
어디선가 이공계 논문은 다른 분야 사람들이 전혀 읽지도 못하는데 교육학 논문은 읽을 수 있다는 내용의 글을 본 적이 있다. 뭔가 교육학을 무시하려는 취지는 전혀 아니었기 때문에 그런 글 자체를 비판하려고 하는 것은 아님을 밝힌다. 그냥 내 생각의 시작점일 뿐 그 내용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뜻이다.
확실히 수식이나 외계어로 가득 찬 이공계 논문들을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반면에 많은 경우 Layman's terms의 비중이 높은 인문사회학계 논문들은 접근이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일차적으로 읽힌다고 해서 그 글들이 담고 있는 이론적 함의를 이해하기가 쉬운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가지고 있다. 개인적인 경험을 이야기해보자면 굉장히 당연한 듯한 소리를 하는 논문들이 실질적으로 읽고 소화하기 더 어려운 경우들도 많았다. 모든 학문이 그렇겠지만 논문에 축약되어 나오는 이론들의 이면에는 치열하게 쌓아온 학자들의 사유의 흔적들이 녹아있기에 소화하기가 가볍지 않다.
다른 분야 사람들이 한 마디씩 얹기 쉬운 학문들이 있다. 예를 들자면 교육 관련 학문들 (교육학이라고 퉁치기에는 너무 많은 분과들이 존재한다. 이건 또 다른 때 다루고 싶은 이야기)이 그러하고 역사학이 그러한 것 같다. 교육같은 경우는 다들 경험해 보기도 했고 교수님들의 경우에는 가르치는 것이 업의 일부이다 보니 그런 것 같다. 역사학 같은 경우에는 실질적으로 재야사학자들이 많이 활동하고 계시고 말이다. 다른 학문들도 그러할 것이다. 전문가가 아니면 조용히 있어야 한다는 말은 절대로 아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당신의 학문에 있어서는 굉장히 엄밀하게 타 분야 학자들의 접근을 차단하는 분들 중에 남의 학문에 대해서는 쉽게 말씀하시는 분들이 있다는 점이다.
결국 내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타 분야에 대한 존중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