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M, 물류 교과서 게임인가?
#ANNO1800 #아노1800
워낙 못해서 안하고, 안해서 못하던 분야가 게임이었습니다.
그런데 최근 혼자 일하고 또 집에 있는 시간이 늘다 보니 취미겸 해서 게임을 알아보다가 '아노1800'이라는 게임을 시작하게 되었는데 헤어나올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특정 국가나 시대를 명시하고 있지는 않지만 대략 산업혁명 전후의 시대적 배경으로 유럽 여기저기의 국가를 혼합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생산체계를 확장하고 발전하면서 무역과 전쟁을 병행해서 궁극적으로 거주민들의 행복을 증가시키는 것이 게임의 목표입니다.
✅ WOW Point
요새 게임 그래픽이 좋은거야 알고 있었지만 디테일한 그래픽 보는 재미에 게임 한다고 할 정도로 좋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게임이 일정 레벨까지 확대 또는 축소할 수 있었는데 아노1800은 꽤 높은 레벨로 확대해보면 시민들과 건축물들의 리얼한 움직임을 즐길 수 있습니다.
어이 없을 정도로 많은 지표가 있는 게임입니다. '생산'은 이 게임의 핵심 중 하나인데 무엇을, 어디서, 어떻게, 얼마나 생산할지 재고량과 소비량, 교역량 그리고 인구수와 아이템 등을 대시보드에서 지속적으로 확인하면서 해야 합니다. 옆에 엑셀을 켜놓고 게임을 합니다. 대충하면 할수도 있겠지만 지표 하나하나의 의미를 알고 어설프게라도 전략적으로 접근하면 할수록 재미가 커지는 경험을 했습니다.
만약 SCM 직무에 있는 분이시라면 이 게임을 적극 추천드립니다. 게임의 핵심이 '생산'이라고 했는데 진짜 더 핵심은 '생산관리' 입니다. 무엇 하나 그냥 만들어지는 제품이 없습니다. 도시의 발전 단계에 비례해서 생산물이 고도화 됩니다. 즉, 생산과정이 복잡해지는데 어떤 원재료가 필요한지 재공품을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이 제품은 만드는것이 나은지 수입하는게 나은지 등을 고민하고 실행하다 보면 몇 시간은 훌쩍 지나가는걸 알 수 있습니다. 텍스트로 옮기면서도 조금 어이 없는데 이게 너무 재미있습니다.
이 게임에서 도시는 '섬' 형태로 되어 있고 15~20여개의 섬이 하나의 대륙(구대륙)을 이루고 있는데 이것이 기본 환경이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비슷한 규모의 신대륙이 등장합니다.
성장할 수록 나도 섬이 증가하고 컴퓨터도 섬이 증가하면서 SCM을 위한 물류 기획이 아주 중요해집니다. 게임 안에서 Hub & Spoke 방식을 구축해 보기도 하면서 최적의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는 재미가 아주 짜릿합니다.
원재료를 생산 또는 수입해서 생산시설에 공급하고 완제품을 보관하며 시민 또는 다른 국가에 판매하는게 기본 로직인데, 생산시설에는 입고 창고와 출고 창고가 있고 입고 창고에는 원자재를 보관할 수 있 입고량이 제한되어 있고, 완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출고량이 제한되어 있다는 설명을 보면서 아주 기가 찼습니다. 도대체 어디까지 디테일한 것일지.
벌써 백몇십시간 플레이 했지만 아직 끝을 잘 모르겠습니다.
전쟁 요소가 있는데 저는 그냥 각 플레이어(컴퓨터)들이 공존하면서 교역하는게 더 재미 있어서 분쟁은 제외하고 하고 있습니다.
스타크래프트1 이후에 얼마만의 게임에 빠졌는지 모르겠습니다.
게임을 제작하시는 모든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며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