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완벽을 포기했다

더루나그룹 성장기 6화.

by 루나

완벽하지 않아도, 계속 가면 된다

"아니야, 이건 아니야."

몇 년 전 나는 노트북 앞에서 매일 이 말을 중얼거렸다.

브랜드 로고를 스무 번도 넘게 그렸고, 한 문장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내일 다시 보자"는 말은 결국 "다음 달에 하자"가 됐고,

"다음 달"은 영영 오지 않았다.


완벽을 좇을수록, 시작은 점점 멀어졌다.


실패가 무서운 게 아니었다

사람들은 내게 물었다. "실패가 두려워서 그런 거야?"

아니었다.

돌아보니 내가 진짜 두려워했던 건 실패 그 자체가 아니라,

누군가 내 결과물을 보고 "별로네"라고 말하는 그 순간이었다.


"이게 전부야?"
"생각보다 허술한데?"


그 말들이 무서워서 나는 기획서를 몇 번이고 갈아엎었고,

완벽한 타이밍을 기다렸다.

완벽하게 준비하면 아무도 날 흠잡을 수 없을 거라고 믿었다.


하지만 결국, 세상에 내놓지 않은 완벽함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서랍 속 기획서는 먼지만 쌓였고,

완벽한 그날은 끝내 오지 않았다.


그냥 해보기로 했다

어느 날, 문득 깨달았다.

이렇게 살다간 죽을 때까지 아무것도 못 하겠다고.


"이번엔 그냥 올려보자."

떨리는 손으로 마우스를 클릭했다.


로고 자간은 미묘하게 어긋나 있었고,

웹사이트 문구는 어색한 구석이 있었다.

하지만 그냥 세상에 내놓았다.


그리고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진심이 느껴져요."
"완벽하진 않지만, 그래서 더 좋아요."
"응원합니다."


사람들은 내 완벽함이 아니라, 진짜 마음에 반응했다.

나는 그동안 사람들이 완벽한 결과물을 원한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들이 진짜 원했던 건, 누군가의 솔직하고 진심 어린 시도였다.


완벽 대신 완료를 택했다

그날 이후 내 질문이 바뀌었다.

"이게 완벽한가?" 대신
"이게 끝났나?"


조금 서툴러도 괜찮다.

조금 어색해도 괜찮다.


일단 세상에 내놓고, 사람들 반응을 보고, 다음 버전을 만들면 된다.

그게 내가 지금 운영하는 '더루나그룹'이 성장하는 방식이다.

처음 버전은 부끄러울 만큼 엉성했지만,

지금은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완벽하진 않지만, 매일 조금씩 더 나은 버전이 되고 있다.


오늘도 미완의 나로

예전의 나는 말했다.
"언젠가 완벽한 걸 만들 거야."

지금의 나는 말한다.
"오늘은 이 정도면 됐어. 내일 더 나아지면 되지."


나는 이제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왜냐면, 멈추지 않고 계속 가고 있으니까.


완벽한 사람은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한다.
하지만 용기 있는 사람은 시작하고, 계속하고, 결국 도착한다.


나는 후자로 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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