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 내 얼굴이 처음 예뻐 보였다

패션은 성형이다 4화.

by 루나

나는 거울을 자주 봤다.

좋아서가 아니라,

계속 고치고 싶어서.


콧대가 낮다.

어깨가 좁다.

얼굴이 크다.

다리가 짧다.


단점을 찾는 게 습관이었다.

매일 ‘조금 더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었지만

그건 끝이 없었다.


우연처럼 찾아온 순간


어느 날, 고객의 이미지를 분석하던 중

가상피팅 테스트를 했다.

합성된 내 얼굴이 화면에 떴다.


그런데

이상하게 예뻐 보였다.


그날 처음으로

‘이 얼굴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시선의 방향이 바뀔 때


그 이후로 나는 믿게 됐다.

예뻐지는 건 외모가 아니라,

‘시선의 방향’이 바뀌는 일이라는 걸.


패션은 성형이다.

하지만 진짜 성형은

자기 자신을 다시 보는 일이다.


내가 하는 일의 본질


지금 나는 매일 사람들의 이미지를 본다.

줄자를 들고, 색을 맞추고, 옷을 고르며 묻는다.


“이 사람은 어떤 빛을 숨기고 있을까?”


내가 하는 일은 결국,

사람이 자기 얼굴을 다시 사랑하게 만드는 일이다.


다시, 거울 앞에서


오늘도 거울 앞에 선다.

고치려는 마음이 아니라,

보여주려는 마음으로.


이 얼굴로도 충분하다고,

그날의 나에게 다시 말해준다.

작가의 이전글8년 만에 반품을 멈춘 한 사람의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