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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oes And Winners Nov 12. 2018

[INTERVIEW] Leopoldo Caggiano

취재: 사운드캣 이준동 국장

Leopoldo Caggiano, 그는 스스로를 영화감독이자 영상 디자이너, 그리고 ‘몽상가’라 소개한다. 그는 스토리텔러이자 예술가로 성장하기 위한 매개체로 ‘영화’를 선택했다.      


그는 Nespresso, Google+, Ferrero, Mulino Bianco, Ferragamo, Rolling Stones 등의 굵직한 광고뿐만 아니라 다큐멘터리에 전문적으로 참여하면서 자신의 단편 영화를 제작하는 독립 영화 제작자가 되었다.      


그의 작품은 인간의 행동과 사회에 대한 그의 끊임없는 사랑과 탐험 정신이 강하게 묻어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2017년 'My RODE Reel'에 출품했던 ‘Cats and Dong' 역시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흔히 벌어질 수 있는 아주 평범한 갈등과 오해를 단 3분이라는 시간에 완벽히 해석해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영화를 매개체로 인간 사회의 갈등과 모순에 경종을 울리는 작품을 만들고 있는 ‘커뮤니케이션 디자이너’ Leopoldo Caggiano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그의 작품 세계와 삶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Leopoldo Caggiano

안녕하세요. 한국에 계신 모든 분들의 삶이 항상 풍족하고 행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여러분께 저를 소개하고 저의 작품과 인생관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 드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영화감독이자 프로듀서, 그리고 배우인 Leopoldo Caggiano입니다. 저는 국제 광고상을 수상한 ‘Dear Susie’와 ‘How to Save Your Darling’ 등의 광고를 제작했습니다. 또한 단편영화를 베니스영화제에 출품해 ‘재능 있는 젊은 이탈리아 영화인’으로 인정받으며 본격적으로 프로페셔널 영화 제작과 감독 일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예술가들은 자신의 뇌리 속에 박혀있는 영감과 메시지를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저는 그 매개체로 영화를 선택했고 그 영화에 담긴 이미지와 사운드를 결합해 저의 정신세계를 여러분께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저를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전 세계의 문화와 이야기를 받아들일 준비가 된 적응력이 뛰어나고 탄력 있는 유목민’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 이유는 저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직업 때문에 수 없이 이사와 정착을 반복했습니다. 어릴 때부터 이 ‘유목민’이라는 단어가 낯설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이었죠. 그러면서 내 마음이 여행을 떠나는 곳이 바로 ‘나의 집’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래 왔습니다.      


저의 고향은 ‘가족’이었고 이사를 할 때마다 새로운 친구, 새로운 사랑을 만났기 때문에 나의 인간관계는 항상 진화하고 변화하며 성장했습니다. 비록 수많은 곳을 거치며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저는 ‘가족’과 함께 있었기에 너무 행복했습니다.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가족과 함께 보냈던 소중하고 아름다운 추억들이 너무 많다는 것에 감사할 정도입니다.      


저는 16세가 되면서 영화감독이 될 것이라고 결심했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유목민’ 같았던 우리 가족의 끊임없는 이사가 저의 생각을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만들어 준거라 생각합니다.       


나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는 것에 강한 열정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우연히 그 매개체로 영화하는 것을 선택하면서 정말 매력적인 일이 할 수 있을 것이라 확신했습니다.      


스물두 살이 되던 해, 학교를 졸업하고 본격적으로 광고와 다큐멘터리 등을 제작하며 조감독 일을 시작했습니다. 저는 조연출 일을 하면서 제작뿐만 아니라 전기와 설비 등 영화 제작 현장에 필요한 모든 것을 할 수 있도록 역량을 키워나갔습니다.      


그렇게 조감독으로 5년이라는 시간을 보내며 많은 작품을 만들어 내던 저에게 단편 영화감독으로 데뷔할 기회가 찾아왔습니다. 영화 제작이 결정된 지 3주 만에 주변 친구들과 함께 제작진을 구성했고 우리의 데뷔작인 단편영화 ‘Dear Susie’를 완성했습니다.     

그 후로도 많은 광고와 단편영화를 만들었지만 아마도 저의 이름을 세상에 알릴 수 있었던 계기는 바로 2017년 ‘My RODE Reel'에 참가하면서부터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당시 저는 단편영화 'Cats and Dogs'를 출품했는데 이 영화는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의 가장 큰 이슈인 ‘타인에 대한 두려움’을 주제로 하고 있습니다.      


늦은 밤, 거리를 걸어가는 한 남자 앞에 저 멀리서 다른 남자가 걸어옵니다. 그는 순간 두려움에 직면하고 저 멀리서 다가오는 다른 남자의 정체에 대한 수많은 예측과 고민을 이어갑니다. 그들의 거리는 점점 좁혀가고 이제 1미터도 채 남지 않은 거리, 그렇게 서로를 알지 못하는 두 남자는 어두운 밤거리에서 직면하게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절대 원치 않는 상황에서의 대립이라는 설정하에 인간의 불안감과 두려움을 표현해낸 이 영화는 이탈리아에서 가장 사랑받는 예술가 ‘Giorgio Gaber’에게 헌정하는 작품으로 알려지며 많은 비평가와 전문가들의 극찬을 받았습니다.     


수년 동안 내 주변 사람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활동을 하고 있지만 돌이켜보면 저의 작품은 오직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만 전해왔던 것 같습니다. 저는 영화를 제작하면서 영화를 배우고 있으며, 디자인과 사진을 연구하며 저의 시각적인 정체성과 스타일을 형성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 덕분에 전 전 세계에서 열리는 많은 영화제에 참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고, 또 많은 상을 수상하면서 28세 나이로 전문 감독으로 저를 소개할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되었습니다. 이는 나와 함께 한 동료, 그리고 무엇보다 저를 아끼고 사랑하는 가족의 지원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입니다.     

RODE

사실 RODE와 저의 첫 만남은 그리 로맨틱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저는 저의 경력에 도움이 될 것 같아 내 ‘My Rode Reel’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참가 규칙 중에 ‘반드시 하나의 RODE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RODE를 사용하게 되었고 영화를 제작하면서 점점 편안함을 느꼈고 RODE 제품에 대한 두터운 신뢰를 갖게 되었습니다. 특히 문제 해결에 아주 탁월한 탄력성을 지니고 있어 제작 시 직면하는 크고 작은 문제에 빠르고 쉽게 대처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RODE는 저에게 단순한 마이크 브랜드가 아닌 ‘정서적인 연계’를 맺고 있는 아주 소중한 파트너가 되었습니다. 많은 사용자가 저처럼 느꼈는지 Rode는 전 세계 마이크 시장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며 시장을 점유하고 있는 브랜드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RODE에 대해 가장 높이 평가하고 싶은 부분은 ‘사용자가 제품을 완벽히 활용할 수 있도록 대한 최상의 매뉴얼을 제공한다’입니다. 뿐만 아니라 RODE는 고객이 사용상 겪는 불편함과 문제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객 서비스에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라는 것을 실감케 해줍니다. 빠른 응답 속도와 적극적인 대응으로 항상 고객이 제품에 만족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영화를 존경합니다. 영화가 나의 일이기 때문이기도 하며 영화 제작 시 제가 뿜어내는 열정과 노력을 보면 제가 얼마만큼 영화를 사랑하고 존경하는지 스스로 느낄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영화 산업은 이제 더 이상 각광받는 산업 분야가 아니라고 말을 합니다. 하지만 저의 생각은 다릅니다. 영화를 촬영하는 수단이 ‘디지털化’ 된 것뿐이지, 그 영화를 기획하고 시나리오를 쓰고 제작 하는 일련의 과정들은 아직까지도 인간의 두뇌를 기반으로 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디지털 영상은 아마 예전의 아날로그 영상보다 조금 더 ‘괜찮은’ 품질의 영상을 제공할 뿐입니다. 디지털과 아날로그라는 영상 제작의 ‘프로세스’만 다를 뿐 그 모든 작업은 인간의 ‘아날로그’적인 영감과 직감, 그리고 감성에 기초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저의 목소리가 나와 함께 진화하듯 저의 영상도 진화와 변화를 거듭하겠지만 단 한 가지 변하고 싶지 않은 것은 바로 ‘초심’입니다.     


저는 항상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전하자는 철학에 충실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코미디가 항상 저의 분야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만 미래에 어떤 장르로 바뀔지는 저 자신도 장담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저 현재에 충실하고 현재에 만족하며 현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영화를 만들려 합니다. 간혹 현실에 충실하다는 것이 미래적인 비전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오해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지만, 내일이 되면 그 내일은 오늘이 될 것이고 그 오늘은 당신의 현재입니다. 오늘도 충실하게 살지 못하면서 내일의 비전만 바꾸려 하기보다는 오늘과 현재에 충실하면 내일도 오늘처럼 자연스럽게 만족할 수 있는 하루가 될 것입니다.           

제가 한국 문화를 접하고 이해할 수 있게 해 준 매개체도 바로 영화였습니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그리고 빈집 등 훌륭한 한국영화를 접하며 한국 문화에 대해 깊이 공감하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큰 그림만 볼 수 있을 뿐 그 안에 담긴 세밀한 의미까지 이해하기에는 부족할 것입니다.      


한국 영화 산업이 가지고 있는 거대한 시장과 잠재력은 곧 전 세계에 표출될 것이며 그때를 대비해서라도 더욱 깊이 있게 한국 문화와 영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싶은 욕심입니다. 이런 과정을 거치고 나면 국가 간 문화 교류를 가로막는 선입견을 없애고 시야를 넓게 가질 수 있게 되리라 믿습니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거치고 나면 제가 한국에서 한국 관객들이 이해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마음껏 저의 이야기를 펼쳐갈 수 있는 장이 마련될 수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런 날이 반드시 오리라 믿고 최대한 빨리 오기를 바랄 뿐입니다.      


서두에 말씀드렸듯이 이렇게 한국 관객들에게 저의 작품과 정신세계, 그리고 저의 존재를 알릴 수 있는 소중한 자리가 마련되어 진심으로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지금은 코미디 장르의 ‘TV 시리즈’ 제작을 위해 프로듀서, 투자자들과 협의 중입니다. TV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장편 영화를 제작하는 미래의 시점까지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으며 이 결과물이 세상에 빛을 보는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노력의 결실을 안고 한국을 방문해 여러분께 직접 인사를 드리고 영광의 순간을 함께 누릴 수 있는 멋진 자리를 만들겠습니다. 앞으로도 이탈리아라는 나라, 그리고 우리나라의 문화와 예술을 깊이 이해하고 사랑해 주시기 바랍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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