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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룰 Jul 01. 2022

느슨한 연대에서 편안함과 긴장감을 동시에 느끼다

밑미 회고 클럽 5월

"그런데 소명은 어떻게 찾아요?"라는 질문을 받았다. 찾았다는 것보다 만들었다가  맞는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작년 내가 했던 일을 정리하는 프로그램을 들었고, 그렇게 사람들과 댓글을 주고받으며 하나의 문서를 완성하고 나니 내가 했던 일에서 스토리를 발견할  있었다. 그리고  무렵, 우연히 직업(job), 경력(career), 소명(calling) 3가지로 일에 대해 가지는 태도를 설명한 문서 발견했고, 나는 그동안 내가 일에서 재미를 느끼는 요소를 (드디어) 찾게  것이다.


하지만 사람마다 같은 재료를 가지고 만들어 내는 음식이 다른 것처럼, 나와 같은 인생을 살아왔다 해도 누군가는 이를 돈을   벌고 싶은 직업적 성취로  수도 있고, 혹은   나은, 높은 수준의 일을 하기 위한 과정으로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러니까 (무언가에 심취한 듯한 뉘앙스라 쑥스럽지만) 내가 말하는 "소명"이란, 찾았다는 것보다 만들었다가  적합한  아닌가 싶은 거다.

그렇다면 "회고는  하는 ?", 나를 알기 위해서 하나? 나를 발견하기 위해서 하나? 그것도 아주 없진 않지. 그런데 나를 알았으면 그다음은  나아져야 하지 않나? 회고를 하면 나아지나? 그래도  하는 것보다는 나아지겠지. 근데 그보다 일단 나는  달을 살았으니까 이걸 조금 의미 있게 '만들어보려고' 하는  아닐까? 일에서 스토리를 찾아, 내가 걸어왔던 커리어 패스에서 어떤 메시지를 발견한 것처럼. 그러니까 이것도 나를 찾았다가 아니라 나를 만들었다가 아닐까.


근데, 사실 회고는 어떤 메시지가 없어도 모아두면 재밌다. 힘들  보면 힘나고. 그래, 내일의 나한테 재밌으라고 오늘 내가 조금 힘써본다. 생각의 흐름으로 시작하는 2022 5 회고 시작.




좋아하는 관심사를 통해 나를 이해하기

"우리는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좋아하는 관심사를 묻는 이 질문이 너무 어려워서 한참을 째려보고 있었다. 째려보다가 답이 안 나와서 일기를 보다가 사진첩을 보다가 메일함을 들어갔다가 이 문장으로 정했다.


내가 좋아하는 관심사는, 이제 하나로 정할 수 없다. 음악은 어릴 때 한참 들었고 필름 사진도 예전에 한참 찍었다. 여전히 모두 좋아하고 하고 있지만 '관심'은 현재에도 집중해야 하는 것 같아서 그때만큼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말하자니 조금 찔린다. 대신에 그렇게 쌓아온 여러 데이터, 인연 등이 기반이 되어 "연결"되는 것은 '관심'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아니, 조금 덜 찔린다.)


5 초에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에디터 스쿨 수업을 은 계기로 언니라 부르는 편집장님, 좋아하는 기업 뉴스레터를 발행했던 담당자님,  회사에서 사회생활을 함께 시작한 소영이, 시기는 다르지만 마찬가지로 함께 일했던 미혜와 혜준이, POST-WOMAN으로 이어진 여러 사람들, 오랜만에 만난 포스트웍스 멤버들.


내가 요즘 좋아하는 건, 나의 관심사는 저 사람은 무엇을 잘하고 좋아하지, 무엇을 하고 싶지 그럼 우리는 어떻게 재밌는 걸 함께 할 수 있을까? 인 것 같다.


내가 본 콘텐츠를 통해 나를 이해하기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읽었고 <파친코>, <혁명하는 할머니> 보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재밌다고 하는 거는  보고 싶다. 5월에  콘텐츠는 모두 재밌었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처음조금 지루했지만 마지막은 순식간에 페이지를 넘겼고 <파친코> 말해 뭐해, 책도 읽고 싶어졌다. <혁명하는 할머니> 친구들을 불러 집에서 함께 보았다. 영화도 좋았지만, 같이 공감하고 분노하는 친구들과   있었던  조금  좋았다.


주변 사람을 통해 나를 이해하기

"약간의 거리를 둔다. 느슨한 연대에서 편안과 긴장을 동시에 느낀다."

일본어 공부를 하기 위해서 고민 중이었는데, 우연히 인스타그램에서 나처럼 일본어를 공부하는 분의 스토리를 보았다. 같이 아침마다 만나서 일본어를 해보면 어떨까 물었고, 게더타운을 열었다. 리모트 워크도 하고, 모임에서 줌도 쓰는  게더타운은 익숙하지 않다. 테트리스만 하러 종종 들어가는(?). 일요일 오전 8 게더타운에 모여 각자 공부를 하니 묘하게 집중이 됐다. 게더타운 좋네? - 5 2  회고 중에서

은미 님과 함께 했던 오전 게더타운, 밑미 4 회고를 마무리하기 위해 은지 님과 함께 했던 평일 퇴근  게더타운, 융의 SIDE MARS 게더타운  여러 게더타운을 만들거나 참여했다.


나는 나한테 약하고 아주 관대하므로, 오히려 나를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약한 약속을 만들어 두는  도움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하면 약간의 긴장감과 책임감이 함께 생긴다.


했던 일을 통해 나를 이해하기

"2022년 5월은, POST-WOMAN"

일을 하다 보면 ‘힘들어도 혼자 하고 싶다' 순간이 오기도 하지만, ‘힘들어도 같이 하니 괜찮다싶은 순간도 있기 마련. 그럴 때면  전자냐, 후자냐를 생각해보게 되는데 가지고 있는 여러 조각들을 살펴보았을 , 나는 전적으로 후자다.  힘들어도 같이 하면 괜찮다. 같이 해냈을 때의 기쁨이 훨씬 크다.

토요일에  1 동안 준비했던 행사를 마무리했다. 집에 돌아와 긴장이 풀리니, 괜히 눈물이 났다. 혼자서는 절대 못했을 일이었는데, 이렇게 저렇게  마무리된  그제야 실감이 났기 때문이었다.

코로나 이후 처음으로 진행된 오프라인 행사를 진행하며 그동안 온라인으로 느슨하게 연결된 사람들을 마주했다. 누구는  친구의 동료로 알고 있는 사람이고, 누구는  강의를 들어준 수강생이기도 했다.

처음으로 얼굴을 마주하고, 인사를 나누면서 우리가 정말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깨달았다. 이미 알고 있었지만,  연결을 눈으로 확인할  있는 시간은 너무 소중하다. 앞으로도 이런 자리들 계속 만들고, 판을 까는 역할을 하고 싶다. - 5 3  회고 중에서

쉼을 통해 나를 이해하기

"대전 로컬스티치, 을지로 크리에이터 타운 그리고 결혼기념일 호캉스" 정리하다 보니 어딘가 다녀와야 쉬었다고 느끼는 것 같기도 하다. 집에서 떠나야 쉬었다고 느끼는 건지, 아니면 '혼자'있어야 쉬었다고 느끼는 건지 알고 싶어 진다.

대전 여행을 왔다. 어제까지는 셋이었고, 지금은 혼자다. 점심 무렵 친구들을 서울로 보내고, <다다르다> 서점에서 책을 골랐다. 왠지 여행을 오면 가져온 책 말고 여기서 구매한 책이 읽고 싶어 진다. 서점 직원 분들과 가볍게 이야기를 나누면서 뉴스레터 이야기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오후에는 <대전창작센터> 전시를 봤는데, 너무 재밌었다. 2박 3일 여행은 조금 아쉽다. 재밌어지면 끝나거든. 다음에는 3박 4일을 와야겠다. 나에게는 종종 ‘심심한 시간’이 필요하다. - 5월 1일 대전에서 일기
1박 2일, 로컬스티치 을지로에서 머물고 다음날 남편과 을지로에서 만났다. 남편이 좋아하는 일본 라멘(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음)을 먹고 좋아하는 라테를 마시고 청계천을 걸었다. 날이 좋았고 행복했다. 남편도 행복해 보였고. 행복한 순간이 언제인지 물으니, 함께 할 때라고 했고 나는 혼자일 때라고 답했다. 흘깃 째려보는 남편에게 멀어지며 낄낄 웃었다. 어제 혼자 시간을 보낸 나, 그리고 그런 나를 만나 함께가 된 남편. 그 순간의 타이밍이 잘 맞아서, 행복한가 싶은 생각도 잠깐 했다. 이런 순간들을 차곡차곡 잘 모아 힘들 때 꺼내고 싶어졌다. - 5월 2주 차 회고 중에서

쓴 돈을 통해 나를 이해하기

"생일이면 구매하는 DANTON 원피스, 즐거운 요가를 위해 구매한 MOVEWARM" 5월에는 옷을  샀다. 생일이 다가오면 단톤 원피스를 산다. 매년 사서 이제 3. 원피스는 3개가 됐다. 모으는 재미도 있다. 조금 비싸지만, 입을 때마다 1 원이라고 생각하면 오히려 이득이다. 4월부터 시작한 요가는, 조금씩 재밌어지는 중이다. 요가가 재밌어지니, 요가복이 갖고 싶어졌다. 룰루레몬 레깅스도 보고 이거 저거 보다가 MOVEWARM에서 일상복처럼도 입을  있는 상의, 하의를 샀는데, 아주 만족스럽다.


가족을 통해 나를 이해하기

"내가 생각하는 가족, 어디까지 나의 가족인가" 주말에 여유가 조금 생기면서, 가족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어린이날에는 부모님 집에 가서 함께 산책하고, 주말에는 언니 집으로 가서 함께  정리를 했다. 가족도 물리적으로 가까워야  친해질  있다는 , 작은 언니와 가까운 동네로 이사 오고 나서   깨닫게 됐다. 형부와 남편의 좋은 관계 또한  몫한다.


그러고보니 5월에는 남편과 서로 '어디까지' 가족이라고 생각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나눴다. 남편의 가족은 넓었고(나의 조카들까지 당연히 우리 가족), 나의 가족은 좁았다(일단은 너와 내가 먼저). 종종 발생하는 갈등의 원인을 서로 생각하는 가족의 범위에서 발견한 기분이 들었다.



[밑미 회고 클럽] 이용해 5월을 회고했다. 뉴스레터를 구독하면, 매달 1 7가지 질문이 도착한다. 매주 회고하고 있지만,   달을 이렇게 이어보니 느낌이 다르다. 4월에도 5 회고는 빨리 해야지!라고 다짐했는데, 이번 회고 또한 6 마지막 날에 하게 되었네. 그랬더니 저게 6월에 생각한 건지 5월에 생각한 건지 헷갈린다. 그래도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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