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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IN Apr 27. 2018

COACHELLA 2018 DAY 1

나의 코첼라 페스티벌 2018 여행기


 장르 밸런스가 좋았던 작년에 비해 올해는 힙합과 팝, 알앤비로 라인업이 도배되었다.

큰 맘먹고 사전 예매 때 Vip 티켓으로 산 건데 역시 세상에 믿을 것 없다고 코첼라도 뒤통수를 거하게 쳤다.

그러나 어쩌겠는가, 환불도 안되는데. 다시는 안 간다고 욕을 해가며 비행기에 탑승했다.







코첼라에 가기전 묶었던 LAX 근처 메리어트 호텔


호텔에서 기분 좋게 뒹굴거리고 있는데 페이스북 공식 페이지에서 확인한 충격적인 소식. 날씨 문제로 인해

캠핑장 입장이 새벽 3시로 늦춰졌으며 자연스레 나의 셔틀버스도 시간이 연기되었던 것. 원래 시간대로 버스를 타는 대신 숙소를 예약해서 지내던가, 아니면 목요일 밤 12시와 아침 7시 중에서 선택하라는데 당연히 이런 비상사태에 아무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나는 가장 무난해 보이는 목요일 밤 12시로 골랐다. 오후 2시에서 12시로 바뀌는 것이니 그전까지 스케줄이 붕 뜨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거의 강매로 보이예약이나 금요일 아침에 출발하는 것보다는 나아 보였기 때문. 덕분에 Hollywood 강제 관람을 당했다.




천조국 공연장의 위엄. 아니 Soulwax가 공연한다고? 정말 셔틀버스 밤에 타는 것만 아니면

당장 봤을 것이다. 그러나 역시 안될 안.





새벽에 도착해서 우여곡절 끝에 리스트 밴드를 받고 서둘러 텐트 캠핑 구역으로 가서 임시로 텐트를 친 뒤 하늘을 보니 어느새 해가 떠오르고 있었다 -_- (어이 나 5분도 못 잤다고..) 샤워를 한 뒤 오후까지 일행들을 기다리는데 그쪽도 갖은 문제들로 입장이 딜레이 되고 있었다. 반드시 Will Call로 구매하신 분 들은 입장 전에 리스트 밴드를 교환처에서 받은 뒤 입장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셔야 한다. 맨 몸으로 가봤자 입장 안 시켜준다. 필자는 공연장 도착하자마자 다들 리스트 밴드 찬 것 같은데 나만 없는 것 같아 부랴부랴 WristBand Help란 부스로 가서 받은 뒤 입장하여서 오랜 시간 동안 기다리지는 않았다. 카 캠핑은 따로 장소가 있는 듯 하니 사전에 꼭 확인하신 뒤 이동하시라!





Kali Uchis



일행들과 만나 재정비를 하고 나서야 비로소 공연장 입장을 했기에 제대로 본 첫 공연이 바로 Kali Uchis의

공연이었다. 아직 해가 지지 않아 매우 더웠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던 것을 봤을 때 현지에서도 인기가 꽤 있는 듯. 시종일관 안정적인 라이브를 펼쳤으며 Tyler The Creator와 함께한 After The Storm은 공연의 하이라이트라 부를 만했다. 얼마 전 발매한 정규 음반도 퀄리티가 높으니 감상해보시길.




Vince Staples



현재 가장 핫한 래퍼를 꼽자면 그건 바로 Vince Staples일 것이다. 필자는 힙합 공연이라면 질색을 하며 거르는 편인데 Kanye West, OutKast 등 유명한 힙합 아티스트 공연을 봤다가 데인 경험이 크다. (반대로 음악은 잘만 듣는다) 대체로 30분을 넘어가면 개인적으로 너무 루즈하게 느껴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은 기분이 들 때가 많아서 그러는 편인데 Vince Staples는 과하게 반응을 유도하지 않으면서 상당히 타이트한 느낌의 공연을 펼쳐서 맘에 들었다. The War On Drugs와 겹치지만 않았었으면 끝까지 봤을 듯..




The War On Drugs



드디어 그래미 어워드를 받은 The War On Drugs. 그들은 현재 음악 씬에서 퀄리티가 높은 명반들을

숱하게 쏟아내고 있는 밴드이지만 항상 저평가되어왔다. 아시아 권에 자주 오지도 않아 필자도 이번에 처음 봤는데 노을과 함께 본 이들의 라이브는 정말 환상적이었다. 특히 기타 솔로가 압권.   




St. Vincent



현재 가장 중요한 여성 인디뮤지션 중 한 명이라고 해도 무방할 만큼 St. Vincent의 영향력은

날로 커져만 가고 있다. 이제는 인디의 신이 되어버린 아케이드 파이어 조차 최근 아쉬운 퀄리티의 앨범을 내면서 하향세를 타고 있는 반면에 St.Vincent는 앨범을 낼 때마다 비상하고 있으니 그녀의 능력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작년 섬머소닉에서 봤을 때와의 차이는 작년에는 솔로였으나 , 이번에는 각각의 멤버가 스크린 앞에 서며 이것을 주요한 연출적 도구로 내내 사용하였다는 점인데 전체적으로 Nine Inch Nails와 Kraftwerk의 연출을 반반씩 섞은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곡 또한 단순히 원곡을 그대로 연주하기보다는 다양한 편곡을 중간중간 시도하였는데 신보의 스타일이 다소 반영되어서 그런지 좀 더 댄서블 해졌다. 전체적으로 작년에 본 것보다 훨씬 풍성한 볼거리를 선사하여서 매우 만족도가 높은 공연이었다. 코첼라에서 본 공연 중 Top 5안에는 무조건 들어갈 정도로.




Soul Wax




MOJAVE 스테이지를 완전히 박살 낸 Soulwax.

3명의 드러머가 끊임없이 리듬을 생성하고 분해하면서 공연장을 고조시키면, 날카로운 신시사이저 음이

관객들을 춤추게 만들었다. 전자 음악을 하는 이들이지만 록앤롤의 방식을 영리하게 차용한다는 점에서 이들은 LCD SOUNDSYSTEM, Daft Punk, Justice와 닮은 점이 많이 있다. 아시아 권에서의 너무나도 낮은 인지도가 아쉬울 따름.



Jamiroquai



무려 13년 만에 코첼라를 통해 미국 공연을 가진 자미로콰이. 그 덕분인지 The Weeknd를 포기하고 보러 온

관객들도 많았다. 지난주 공연과의 차이라면 당연히 Virtual Insanity! 기대는 전혀 안 했는데 갑자기 불러서

현장 반응도 뜨거워졌다. 한국에서도 다시 볼 수 있기를.







PS: 공연을 다 본 뒤 캠핑장 안에 있는 샤워 구역에 가서 샤워를 하려는데 남자 줄은 얼마 없어서 딱히 기다린다는 느낌도 받지 못했으나 여자 줄은 새벽임에도 불구하고 길었다. 오죽하면 스탭마저 여성 관객들에게 격려를 보냈을 정도. 그걸 보며 다시 한번 느낀 점은 이렇다. 내가 여자였다면 절대 페스티벌에서 캠핑 안 했을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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