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말하는지 알 것이다. 그렇지 않던가. 인생은 뜻대로 안 되는 것 같지만, 사실 제 뜻대로 살고 있는 거다. 내가 원하는 만큼, 내가 기대했던 만큼, 딱 그만큼 살아지더라는 거.
나의 사랑 소파에 누워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그랬다. 뭔가 기대만큼 흘러가지 않았던 일도 사실은 내가 딱 거기까지, 그만큼의 결과를 원했던 거구나 하는 깨달음 말이다. 나와 같은 출발선에서 시작했는데 왜 저 사람은 저만치 가있고, 또 어떤 사람은 왜 저기까지 밖에 가지 못했을까. 생각을 해봐도 같은 결론이다. 저만치 간 사람은 저만치 가는 게 목표였던 거고 저기까지 간 사람은 저기까지 가는 게 목표였던 거다.
좀 더 심오하게 파고들면, 내가 선언했던 목표가 아니라, 내 마음속에서 나를 조정하는 그 깊은 본능 같은 거 말이다. 가령 나는 100억을 벌겠어!라고 외쳤지만, 속으로는 10억만 가져도 만족해라는 정말 근본적인 대답, 위안, 안위 말이다. 내가 이 회사 CEO가 되겠다 다짐하지만, 정년 때까지 길고 얇게 살고 싶다는 그 마음이 정말로 나를 이끄는 마음 아닐까.
그 마음이 궁금해진다. 진짜 내 마음이 무엇인지. 예전에는 이 마음이라는 게 겉으로 드러나는 것과 속으로 생각하는 게 같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조금씩 내 마음속 진짜 생각에 대해 점점 더 들여다보게 되고 궁금해지기 시작한다. 가짜 목표와 진짜 목표, 조작된 마음과 진실된 마음. 어떤 마음이 진짜 내 마음일까. 그 마음을 정확히 안다면 내 삶에 대한 방향도, 만족도 뭔가 좀 더 개선되지 않을까.
명상을 할까?
자신과의 대화가 뭐가 필요하냐 말하던 시절이 있었다. 내 마음이 다 내 마음이지, 내 마음을 내가 굳이 또 알아보고 조정하고 결정해야 하냐는 생각 말이다. 내 마음속에 에고(ego)가 그렇게 많이 들어차 있나? 이런 의문을 갖다가도, 그래 그럴지도 모른다, 지금 내가 하는 결정이나 결심이 사실은 거짓일 수도 있다, 그러니 끈기가 생기지 않고 포기하고 바꾸고 다시 결정하고 방황하는 거 아니겠니하는 이런 생각들, 진정일까 진심일까. 아니면 이것 또한 허상일까. 이런 포기하는 모습이 바로 나라는 모습일까. 생각을 하면 할수록 여러 가지 생각이 튀어나오고 자신을 괴롭히는 것만 같다. 무엇이 진짜 내 마음인가.
지금도 뭔가 결심하려는 찰나에 있다. 그런데 지난날 생각이 났다. 같이 출발했는데 지금은 좇아가기도 힘든 위치에 있는 이들을 떠올려 보았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들었을까. 그들은 원래도 열심히 살았다. 옆에서 쭉 지켜봤으니 그것만큼은 확실하다. 그렇다면 왜 그들은 열심히 했고 나는 설렁설렁했냐는 말이다. 무엇이 차이를 만들었을까. 진짜 내 마음, 내 마음이 그것을 그렇게 열렬히 원하지 않았기 때문 아닐까. 진짜 내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기 때문 아닐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드는 날이다. 나는 정말로 무엇을 하고 싶으며 무엇을 가장 재밌게 잘할 수 있을까. 그동안 살아온 인생도 내가 결정해서 내가 살아온 인생이지만, 앞으로 인생 정말로 무엇을 결심하고 어떻게 즐겁고 행복하게 살고 싶은가라는 단순하지만 깊은 명제에 대한 답이 쉽게 나오지 않은 그런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