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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한국에서 간호사로 일하는 게 질리고 지치는 이유

이건 고질적인 문제일까? 의문을 가져본다...


그만두는 많은 선생님들을 보면 고질적인 문제 맞는 거 같다.

그리고 한국 간호사의 고질적인 문제는 결국 1) 시스템의 문제 2) 질문이 자유롭지 못하며 소통의 문제다라고 결론지어 본다.


#1

신규간호사로서 질리는 이유  

신규간호사로 일하면 모든 게 새로우니 힘든 건 기정사실일 것이다.

이직을 했더라도 새로운 부서에 입사하면 새로운 사람들, 새로운 병원 시스템, 새로운 환자들, 새로운 병명, 새로운 약들, 검사들, 다 새로운 것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적응하기까지 3개월 정도 걸린다고 한다. 새로운 회사 시스템이나 규칙, 일을 배우기 위해서는 최소한 3개월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근데 짧다고 생각할 수 있는 3개월 동안 사람들이 정신적으로 태운다면 아주 사람을 질리게 만들고 정신적으로 피폐하게 만들면 어떨까?

견디는 사람도 있고 못 견디는 사람도 있지만 이런 환경에서 살아남기가 정말 힘들다. 퇴근하고도 너덜너덜해진 감정이 꼬리를 물고 집에까지 온다. 쉬어도 쉬는 게 아니다. 다음 출근이 두려워진다.


#2

질문에 자유롭지 못한 신규 간호사

내가 하는 질문을 하면 공부를 했어야 하는 질문이고 바보 같은 질문이다. 뭘 물어보면 공부 안 해왔냐고 하고 이것도 아직도 모르냐고 하며 혼낸다.


실수하면 왜 또 실수하냐고 혼낸다.

한 달 된 시점에서 이건 알아야 한다고 혼낸다.


이거는 기본이니깐 알아야 한다고 한다.


모르면 질문하라고 한다. 질문하면 왜 이것도 모르냐고 혼난다.


출근 삼일됐는데 여기 과랑 안 맞을 수도 있는 거 같다고 생각해 보라고 한다.

자기가 뽑은 게 아니라고 생각해 보라고 한다.


실수하면 여기 과랑 안 맞는 거 같다고 어떻게 적응할 거냐고 다그친다. 나를 걱정하는 척한다.


간호사 태움은 겪어보지 않으면 모르는 고통이다. 그 공간에서 누군가 계속 쪼아 된다. 화내고 무안 준다.

또 화낸다. 소리 지른다.


시간이 갈수록 당연히 알아야 될 것들이 된다. 못하고 실수하면 더 혼난다.

그런 압박감으로 일하다 보니 실수도 잦다.

주눅 들다 보니 하고 싶은 질문도 못하고 머리가 하얘질 때가 많다.


소통 따위는 없다. 일방통행(one way)다. 그들이 말하면 듣고 적고 그들의 말을 따른다.

이야기 들으면서 의문이 들어도 질문을 던질 수 없다. 질문을 던지면 그 질문은 바보 같은 질문이고 그들한테는 어이없는 질문이다.


실수에 관대한 시스템이 아니다...

실수하면 "저번에 가르쳐줬는데 아직도 모르면 어떻게 해요?" 나는 이 말이 엄청나게 폭력적이라고 생각한다. 몰라서 다시 물어보는 거고 실수하지 않기 위해서 물어보는 건데 물어보면 혼난다. 또 한마디 듣는다.



맨날 일하면서 이런 소리 듣고 앉아있다 보면 있던 자신감이나 열정도 사라진다. 위축되고 스스로 작아지고 머리도 새하 해져서 실수도 더 많이 하게 된다.


#3

최소한 내가 경험한 대한민국 직장생활은 실수에 관대하지 않다.

왜 지난번에 알려줬는데 또 틀렸냐 모르냐라는 답답하다는 식의 문화가 자리 잡고 있는 것 같다.


가르쳐 주는 사람들은 인내심이 없다. 몇 번의 실수와 보완으로 결국 해내는 경험이 있어서 그런지 안타깝다.

한국사람들은 급하다. 급해서 상대방이 실수해도 그걸 보안해 주고 기다려주는 문화가 없다.

조금만 기다려줬다면 그 사람은 엄청난 성장을 했고 그 조직안에서도 같이 성장하고 도움이 됐을텐데

마시멜로를 먹지말고 몇초만 기다리라고 해도 못참고 먹는 사람들처럼 3개월을 못기다리고 시간을 인내해주지 않고 소리친다. 그건 올바른 트레이닝이 아니다. 그건 올바른 신입사원 교육과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건 폭력이고 폭언이다.

그래서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은 기회를 박탈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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