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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위다혜 Jan 06. 2025

최대성장 최소행복의 해, 2024년을 보내며

2024 연말 결산 

보통 크리스마스의 들뜸이 가득한 12월, 지난 열두 달을 돌아보면 왠지 모를 애틋함과 사랑이 느껴져 연말을 좋아하곤 했다. 한 해 동안 손때 묻은 일기장을 쭉 돌아보며, 이런 재밌는 일이 있었지 하고 웃기도 하고 이때 이렇게 사소한 걱정을 했다니 역시 시간이 지나면 다 별 일 아니게 되지~라고 생각하며 안심하기도 한다. 하지만 올해는 연말결산을 하기도, 2024년의 일기장을 뒤적여보기도 무서웠다. 상처받고, 힘들어하고, 우울에 빠지고, 시도 때도 없이 불안해하고, 완벽에 집착하고, 일과 배움으로만 가득 찬 삶에 버거워하고, 주변에 뾰족해진 나의 기록들이 대부분일 것 같았다. 

그래도 이런 해일수록 꼭꼭 씹어 아쉬웠던 점을 잘 소화하고, 그 속에서도 잘한 점을 발견해 내년엔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도록 계획을 탄탄하게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결산회고를 뒤늦게 진행했다. 역시나 처음엔 일기장을 읽기가 너무 힘들었지만, 그래도 이 힘든 순간 속에 힘이 되어준 사람들이 있었고, 즐거운 순간들이 있었고, 뿌듯한 순간들이 있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내가 성장하는 데에, 커리어를 더 잘 쌓아 올리는 데에 집중하고자 했던 해였어서 힘든 순간이 유난히 많긴 했지만, 그래도 원하는 바를 모두 이루어냈음에 감사하자고, 너무 고생했다고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었다. 

원래 잘 아프지 않는 편인데 올해는 1월 1일부터 대차게 아팠다. 독감이 대유행이라던데 독감도 아니고 몸살도 아닌 이상한 감기에 걸렸다. 차라리 열이 펄펄 끓게 아프면 푹 쉬기라도 하겠는데, 애매한 온도로 삶의 퀄리티를 떨어뜨리는 유형의 감기였다. 처음엔 감기를 옮긴 사람에게 원망도 들었으나.. 지금은 오히려 연초부터 한 번 앓은 게 오히려 다행인가 싶다. 몸이 안 좋아지니, 전투력과 야망, 욕심, 집착 등이 한순간에 사라진다.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아프면 끝인 것을..이라는 생각에 급 차분해진 마음을 갖게 되었다. 2025년은 이렇게 평온하게, 욕심 없이, 담백하게 내 삶을 잘 챙기면서 살자 지독하고 징글징글했던 2024년 잘 가..! 


개인적인 2024년 연말 결산~

**<올해의 콘텐츠>** 

- � 올해의 책 : 

1위: 너무 보고플 땐 눈이 온다

2위: 동경

3위: 음악소설집

4위: 세계 끝의 버섯

5위: 당근밭 걷기

- � 올해의 영화 : 

1위: 룩백 

2위: 인사이드 아웃2

3위: 프렌치 수프 

4위: 새벽의 모든

5위: 퍼펙트 데이즈

- � 올해의 드라마 : 

선재 업고 튀어

- � 올해의 유튜브 채널 : 

1위: 평범 미도리 

2위: 장동선의 궁금한 뇌 

3위: 미키피디아

- � 올해의 콘서트 : 아이유 H.E.R 콘서트

- � 올해의 공연 : 연극 <맥베스>

- � 올해의 음악 : 

1위: One Note Samba - Stacey Kent  

2위: Bye Summer - 아이유

3위: Dive - Olivia Deam 

4위: 가벼운 꿈 - 최유리 

5위: Freshman (remix) - 페퍼톤스

- � 올해의 앨범 : 페퍼톤스 20주년 기념 앨범 [Twenty Plenty]

- ��‍♀️ 올해의 해외여행 : 태국 치앙마이

- ��‍♀️ 올해의 국내 여행 : 전남 구례

- � **** 올해의 장소 : 삼송 노비어 노라이프, 아쿠아필드 찜질방

- � **** 올해의 음식 : 쯔유 국수


**<올해의 생각들>** 

- �올해의 문장 : “*너의 재능이 새로운 것이라면, 너는 몇 안 되는 지지자와 수많은 적을 가지게 될 것이다. 그러나 실망하진 마, 지지자들이 승리하니까. 왜냐하면 그들은 왜 자신들이 너를 좋아하는지 알고 있거든. 하지만 적들은 네가 왜 자신들의 마음에 거슬리는지 알지 못해. 그들은 지속적인 정열 없이 바람 부는 대로 흘러갈 뿐이지. 자, 이제 생각해 봐. 너의 재능이 이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를.” (안느 델베, ‘까미유 끌로델’)*

- �올해의 깨달음 : 사람은 모두 모순적이고 양면적이다. 나도 그렇다. 그러니 쉽게 누군가를 판단하거나 미워하지 말자.

- �올해의 새로운 도전 : 겨울을 좋아해 보기 프로젝트 - 겨울 스포츠인 스키에 재미를 붙이고자 스키 강습을 들었고, 꽤나 재밌었다!

- �올해의 일 : 책의 날 기획전 what's in my book cart?

- �올해의 꾸준함 : 다도, 잠 잘 자기 프로젝트, 산책하기


**<올해의 순간들>** 

- �️ 올해의 가장 행복한 순간 : 

[삶] 3개월 동안 미친 듯이 일 하고 떠난 휴가의 첫날, 내가 좋아하는 것들로 가득 찬 평화로운 치앙마이 찡짜이 마켓에 도착했을 때. “너무 행복해서 소름 돋아”라고 친구에게 말했다. 

[일] 내가 제안한 <책! 책! 책! 책을 읽읍시다> 협업 기획이 성사되었을 때

- �️ 올해의 가장 뿌듯한 순간 : 

[삶] 최악의 해였는데 무너지지 않고 나를 어떻게든 돌보면서 잘 버틴 것만으로도 뿌듯함 

[일] 밑미 리추얼 메이커, 안티에그 에디터 활동 시작한 것(책과 관련해 내가 본질적으로 하고 싶어 했던 일들을 할 수 있었다), 

회사에서 한 차원 더 업그레이드된 업무를 주도적으로 할 수 있게 된 것

- �️ 올해의 잘한 점 : 

[삶] 새로운 동네로 이사해서 나를 더 나은 환경에서 살게 한 것, 멋진 선생님 아래에서 좋은 글쓰기 동료들과 첫 글쓰기 수업을 듣고 꾸준히 쓴 것 

[일] 데이터 공부(SQLD 자격증 취득, 태블로 교육 수료)를 열심히 하고 업무에 직접 적용시킨 것, 여기저기 적극적으로 내 일에 대한 피드백을 구한 것

- �️ 올해의 아쉬운 점 : 

[삶] 월말결산 기록을 보니, 매달 꾸준히 운동하기/요리해 먹기를 다짐했고 매달 실패했다. 몸과 마음이 많이 상했다. 내 우울과 커리어에 집중하느라 주변 사람들을 잘 챙기지 못했다. 

[일] 아쉬운 점 없음. 시간을 되돌려도 절대 올해만큼 열심히 할 수는 없을 거다. 비록 올해 나의 노력과 애정과 성과에 비해, 나에게 돌아온 것은 (역시나) 아무것도 없었지만, 올해 치열하게 보낸 시간이 나에게 어떻게 돌아올지는 미래의 나에게 판단을 맡긴다.

- �️ 내년의 다짐 : 

[삶] 나를 잘 돌보고 건강하게 만드는 삶을 사는 2025년 보내기 

주 3회 운동하기 / 약속 없는 날 건강한 채소요리 해 먹기 / 퇴근하고 일 생각 X / 잘 자기

[일] 최선을 다 하되, 내 삶을 해하지 않을 만큼만 일 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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